“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던 닐 암스트롱이 남긴 명언이다.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수많은 역경을 딛고 우주로 나아간 여정을 그린 [퍼스트맨]이 지난 18일 개봉했다. 가까이는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에서부터 1968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까지, 광활한 우주를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은 그동안 수도 없이 개봉했다. 물론 오늘 소개할 [아폴로 13]도 이 중 하나다.

 

‘아폴로 11호’의 업적이 인류 우주탐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공이라면, ‘아폴로 13호’는 가장 성공적인 실패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임무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극과 극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영화 [아폴로 13]을 이야기하는 것이 제 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아폴로 13]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살펴보자.

 

1. 자신의 이름을 딴 소행성이 있는 톰 행크스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톰 행크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소행성이 있다. 대개 소행성을 비롯한 천체는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의 이름을 따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를 발견한 천문학교수가 [아폴로 13]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톰 행크스에게 소행성을 헌사했다고 한다. 1996년 12,818번째로 발견된 소행성 ‘1996 GU8’의 다른 이름은 ‘12818 Tomhanks’,  실제 엄청난 우주 덕후로 알려진 톰 행크스에게는 일생일대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2.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인 줄 알았는데…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믿기 힘든 놀라운 이야기였기 때문일까? 개중에는 [아폴로 13]이 실화를 토대로 제작된 작품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관객도 있었다고 한다. 첫 시사회가 끝난 이후, 론 하워드 감독은 관객들에게 “영화에 대해 짧게 평해달라”라고 부탁했다. 대다수가 호평을 남긴 상황에서 유독 부정적인 어투로 쓰인 쪽지가 그의 눈에 띄었는데, 거기에는 “[아폴로 13]은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결말의 영화다. 저런 상황에서 살아남기란 불가능하다”라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사진 속 케빈 베이컨처럼 의심가득한 눈으로 [아폴로 13]을 봤을 관객의 모습을 생각하니, 이해가 되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3. 역대급 카메오 출연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아폴로 13]에는 당시 임무에 참여한 실존 인물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짐 러벨이 그 중 한 명이다. 러벨은 우주에서 극적으로 살아돌아온 생존자들을 U.S.S. Iwo Jima 호에서 맞이하는 해군 대령(사진 왼쪽)으로 등장한다. 론 하워드가 캐스팅 당시 그에게 “함대사령관으로 출연할 수 있느냐”라고 묻자 러벨은 수락하면서 “대령으로 전역했기에 영화에도 대령으로 출연할 것”이라며 참 군인다운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마릴린 러벨(캐슬린 퀸란), 진 크랜츠(에드 해리스), 그리고 론 하워드의 가족들이 영화 곳곳에 등장하니, 이들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에 새로운 재미를 더할 것 같다.

 

4. NASA에서 탐내고 당사자도 속인 CGI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론 하워드는 자신의 작품 중에서 [아폴로 13]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이 장면이 내가 연출가로서 이뤄낸 모든 일 중 가장 영화적인(cinematic) 것이다”라며 ‘아폴로 13호’의 발사 장면에 특히 깊은 애착을 보였는데, 비단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분명 이 장면에 감명받았을 것이다. 재미난 사실은 실제 우주 비행사들도 여기에 완전히 매료되었다는 점이다. ‘아폴로 11호’에 올라 닐 암스트롱에 이어 두 번째로 달을 밟았던 버즈 올드린은 [아폴로 13]을 본 이후, “NASA에서 해당 장면을 사용해도 되냐”라고 물었고, 짐 러벨도 제작자들이 NASA의 기밀 영상을 빼돌려서 영화에 사용했다고 착각할 정도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지금 보더라도 뛰어난 그래픽인데 20년 전이라면 어땠을지 상상이 된다.

 

5. 영화 속 명대사의 비밀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수많은 명대사를 탄생시킨 [아폴로 13]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아무래도 짐 러벨(톰 행크스)의 “Houston, we have a problem(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일 것이다. 끔찍한 재앙으로 남을 뻔한 사고의 시작을 알렸던 이 말을 실제 말한 사람은 짐 러벨이 아닌 잭 스위거트(케빈 베이컨)다. 그는 당시 “Houston, we’ve had a problem here(휴스턴, 문제가 발생했었다)”라 말했으나 통신상태가 좋지 않아 지휘통제실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이후 짐 러벨이 반복한 음성이 명확히 들리면서 그가 한 것으로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실제 문장과 영화 속 대사가 문법적으로 다른데, 론 하워드는 과거형보다 현재형으로 말하는 것이 더 긴박감 넘친다고 생각해 이를 택했다고 밝혔다.

 

극중 진 크랜츠의 “Failure is not an option(실패 따위는 생각하지 마)” 역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명대사 중 하나다. 그러나 진 크랜츠는 본인이 ‘아폴로 13’ 작전 당시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그는 이 문장이 마음에 들어 추후 자서전 제목을 ‘Failure is not an option’으로 지으면서 ‘좋은 역수입의 사례’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