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난주 할리우드에서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이 쉴 새 없이 들려왔다. 그중에서 특히 코믹스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소식들이 유달리 많았던 것만 같은 이유는 에디터가 ‘덕후’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루크 케이지] 캔슬에 대한 마이크 콜터의 위트 넘치는 발언부터 [워킹 데드] 쇼러너가 밝히는 시리즈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이게 다 타노스 때문이다

– 마이크 콜터 –

 

최근 넷플릭스 [아이언 피스트]와 [루크 케이지]가 연달아 철퇴를 맞았다. 두 시리즈의 행보가 극과 극이었음에도 벌어진 일이었다. 두 번째 시즌에 많은 점이 개선되었음에도 혹평을 면치 못한 [아이언 피스트]와 달리, [루크 케이지]는 매번 좋은 평가를 받았기에 시리즈 취소는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선사했다. 문제는 대중의 관심이었다. 두 작품 모두 이전 시즌에 비해 시청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는데, 일각에서는 넷플릭스-마블 시리즈 모두의 운명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루크 케이지] 마이크 콜터가 입을 열었다. 그는 “기껏 옷을 차려입었는데, 갈 곳이 없네. 어떤 느낌인지 알지?”라며 시즌 3 취소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덧붙여 “아마 타노스 때문인 것 같다. 그가 아니라면 설명이 안된다. 할렘은 우리 가슴속에서 항상 숨 쉬고 있다. 다음 생에 만날 수 있길”이라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배우답게 재치 있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출처: Instagram

 

 

스타 탄생 ★

– 마크 러팔로 –

 

지난 25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고질라’, ‘어린 왕자’, 그리고 ‘헐크’를 포함한 새로운 별자리 스물한 개를 선보였다.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선정된 이들은 비록 국제천문연맹(IAU)에 공식 인정되지는 못했지만, 우주 관측의 새로운 지평을 연 천체들인 만큼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새로운 별자리가 발견되자 눈에 띄게 기뻐한 사람이 있다. 바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헐크’로 등장한 마크 러팔로다. 그는 “스타 탄생(A Star is born) ★”이라는 글귀와 함께 소식을 팔로워들과 공유했는데, 이는 최근 개봉한 영화 [스타 이즈 본]을 따서 재치 있게 기쁨을 표현한 것이다. 얼마 전 마블 스튜디오로부터 해고(?)된 그가 앞으로 이력서의 ‘개인의 장단점’ 항목에 ‘영화 스포일러’와 함께 ‘탁월한 유머감각’을 적어도 될 것 같다.

 

출처: Twitter

 

 

[캡틴 마블]은 기존 히어로 탄생 영화와는 아주 다를 것

– 케빈 파이기 –

 

[캡틴 마블]은 MCU 최초의 여성 슈퍼히어로 단독 영화다. 그녀의 이름이 생소하다면, 간단하게 DC 코믹스의 ‘슈퍼맨’ 정도의 강력함을 지닌 마블 히어로라고 생각하면 쉽다. 내년 3월 8일 북미 개봉(국내는 2월 말로 예상)을 앞둔 영화는 예고편과 시놉시스 등을 통해 얼추 윤곽이 잡힌 가운데,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가 [캡틴 마블]에 상당히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탄생할 것이다. 브리 라슨은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사무엘 L. 잭슨도 이제껏 볼 수 없던 ‘닉 퓨리’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덧붙여 “[캡틴 마블]은 ‘영웅의 탄생’을 그린 작품이지만, 다른 슈퍼 히어로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라며 기존 단독 영화들과는 상당히 다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스포일러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마블 스튜디오이기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지만, 케빈 파이기가 [캡틴 마블]의 ‘독창성’을 강조한 만큼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출처: Heroic Hollywood

 

 

[그린랜턴] 라이언 레이놀즈, 생일 축하해!

– 워너브러더스-

 

생일을 축하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의외의 상대에게서 축하를 받는다면 누구라도 당황하기 마련이다. 지난 23일 생일을 맞이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자신에게 흑역사를 안겨주었던 워너브러더스에게서 축하 메시지를 받는 웃픈(?) 해프닝을 겪었다. 모두들 알다시피 레이놀즈는 DC [그린랜턴: 반지의 탄생]으로 [블레이드 3],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 이어 또 한 번 히어로 영화와 악연을 이어갔다. 물론 영화에서의 인연으로 아내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만났지만, [데드풀] 이전까지 놀림거리가 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물론 레이놀즈도 이를 종종 자학개그로 승화했지만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워너브러더스는 그에게 트위터로 “가장 밝은 낮에도, 가장 어두운 밤에도 우리의 파티 초대를 거부하기는 힘들 거야. 라이언 레이놀즈, 생일 축하해!”라며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는 다름아닌 ‘그린랜턴의 서약’을 인용한 것이다. 서로의 아픔을 유머로 승화하는 모습, 멋지다.

 

출처: Twitter

 

 

[워킹 데드] 시청률 하락 신경 쓰지 않아, 좋은 스토리 있는 한 계속 간다

– 안젤라 강 ([워킹 데드] 쇼러너) –

 

AMC [워킹 데드]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시즌 5에서 시청률의 정점(1,729만 명)을 찍은 이후 스토리 전개 문제나 주연 배우들의 하차 등으로 시청률 하락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방영 중인 아홉 번째 시즌은 이전 세 시즌과는 달리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지만, 주인공 격인 ‘릭 그라임스’(앤드류 링컨)의 하차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안 그래도 낮았던 대중의 관심이 더욱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시리즈 쇼러너 안젤라 강은 시청률 하락을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워킹 데드]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좋은 스토리와 코믹스가 있는 한, 드라마도 계속해서 방영될 것이다”라며 굳센 의지를 드러냈다. 덧붙여 “매번 ‘이 이상 최고의 스토리는 없어’라고 확신했던 상황에서도 로버트는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이야기를 가져왔다”라며 원작자 로버트 커크만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안젤라 강의 바람대로 [워킹 데드]가 지금보다 더 롱런하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한번 돌아선 시청자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출처: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