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왕좌의 게임]이 얼떨결에 국제 정치의 중심이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 [왕좌의 게임] 포스터를 패러디해 ‘제재가 온다(Sanction Is Coming)’라며 대(對)이란 정책을 암시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이란 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가 ‘당신에게 맞서겠다(I Will Stand Against You)’라 적힌 패러디 포스터를 게시하면서 맞불을 놓아 더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주 할리우드에서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이 쉴 새 없이 들려왔다. 제임스 건의 복귀를 원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팬들의 외침부터 넷플릭스에 대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생각까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제임스 건을 재고용하라!

– [가.오.갤] 팬 일동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 팬들은 여전히 제임스 건의 복귀를 바라고 있는 모양이다. 디즈니에서 “재고용은 없다”라며 단호하게 못박았음에도 말이다. 지난 월요일,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제임스 건을 [가.오.갤 Vol. 3]로!’라는 거대한 광고판이 설치되었다. 제임스 건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이룬 결과물이다. 오하이오 주에서 셰프로 종사하는 쥐세페 신시나토는 “우리는 제임스 건이 굉장한 창작자라는 것뿐만 아니라 과거보다 성숙해진 사람이라는 부분에서 사랑한다”라며 펀딩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이 광고판을 보더라도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제임스 건에게 그의 편이 이 은하계(galaxy)에 얼마나 많은가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DC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편에 참여한 제임스 건이 마블 스튜디오에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참 놀라울 따름이다.

 

출처: THR

 

 

[어벤져스 4] 복귀? 나는 먼지가 됐다. 어디에나 존재한다.

– 베네딕트 컴버배치 –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포일러가 있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14만이 넘는 경우의 수에서 단 하나의 승리 가능성을 찾았을 뿐 아니라, 남은 이들을 믿고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그의 숭고한 희생이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었지만 말이다. 단독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시각효과를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기에 속편 제작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팬들의 가장 큰 의문점은 따로 있다. 바로 “과연 닥터 스트레인지가 [어벤져스 4]에서 타노스와 맞설 수 있을까?”다. 여기에 대해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입을 열었다. 최근 컴버배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나는 먼지가 됐다. 둥둥 떠다니며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에테르에 있으며, 아마 당신이 먹은 음식에도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뒤이어 언제든 ‘닥터 스트레인지’로 MCU에 또 합류하고 싶다고 밝힌 컴버배치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현재 상황(먼지)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케빈 파이기에게 물어보길 바란다”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마블에서 고용한 저격수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출처: Comicbook.com

 

 

쿠키 영상, 팬서비스만을 위한 것 아니다.

– 케빈 파이기 –

 

쿠키 영상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트레이드마크다. 본편의 뒷이야기와 다음 이야기를 예고하는 보너스 영상들을 엔딩 크레디트 중간에 끼워 넣는 시도는 [아이언맨]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적어도 하나의 쿠키 영상이 매 작품마다 포함되었다. 그래서 MCU 작품의 엔딩 크레디트가 전부 올라갈 때까지 관객들이 자리를 지키는 진기한 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마블 스튜디오의 케빈 파이기는 쿠키 영상에 또 다른 순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명예상을 수상한 그는 “팬들은 쿠키 영상을 사랑한다. 다가올 것에 대해 예고를 하기 때문이다”라며 운을 뗐다. 뒤이어 “그러나 이것의 진짜 보너스는 따로 있다. 관객들은 쿠키 영상을 기다리며 영화 제작에 피와 땀을 쏟은 수백, 아니 수천 명의 이름을 지켜본다. 이는 어린 시절 나에게 큰 영감이 되었다. 오늘날 관객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제작진 모두의 노고를 기리는 참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출처: HeroicHollywood

 

 

마침내 카니예 웨스트가 정신을 차렸다.

– 지미 키멜 –

 

지난 9월,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 큰 화제가 되었다. 물론 정치적 성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판단의 잣대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수많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를 지지한 것이 다름 아닌 아프리카계 미국인 카니예 웨스트기에 전 세계인들의 의아함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카니예 웨스트의 ‘이성 세포’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정치로부터 멀어지겠다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SNS에 “내가 믿지 않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용당했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 창작 활동에만 매진할 예정이다”라며 최근 블랙시트(Blexit: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민주당을 지지하지 말라는 뜻의 신조어) 트렌드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카니예 웨스트의 탈정치(?) 선언에 지미 키멜이 입을 열었다. 지난 8월 트럼프 지지를 두고 카니예와 설전을 펼친 바 있는 그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카니예 웨스트마저 없다. 그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라며 카니예 웨스트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이후 “트럼프의 유일한 흑인 지지자가 되고 싶은 유명인이 있다면, 현재 그 자리는 공석이다”라며 현 상황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출처: THR

 

 

젊은 친구들은 예술 영화를 극장에서 보려 하지 않는다.

– 폴 그린그래스 –

 

‘폴 그린그래스’하면 화려한 액션의 [본] 시리즈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플라이트 93]이나 [블러디 선데이]를 접한 관객이라면 그가 실제 사건을 현실적인 시선으로 스크린에 옮기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린그래스의 신작 [7월 22일] 역시 2011년 노르웨이에서 실제 벌어진 끔찍한 총기 및 폭탄 테러 이후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현재 이 작품은 넷플릭스와 북미 극장에서 동시에 상영 중인데, 얼마 전 그린그래스가 굳이 극장 상영만을 고집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바로 ‘접근성의 용이’다. 그는 “젊은 세대가 이 작품을 보기를 원했다. 그러나 곧바로 큰 문제에 직면했는데, 이들이 예술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라며 다양성 영화에 대한 젊은 층의 무관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후 “대학생 아들과 대화를 나누었을 때 그는 ‘아트 하우스 영화로 개봉한다면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볼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있다면 반드시 본다”라며 넷플릭스를 선택하게 된 연유를 밝혔다.

 

출처: ThePlay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