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소식이 많았던 지난 한 주였다. 작은 불씨에서 시작한 재앙이 캘리포니아를 집어삼키면서 수많은 이들의 목숨과 삶의 터전을 앗아간 데 이어 ‘코믹스의 전설’ 스탠 리가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전 세계가 슬픔에 잠겼다. 이번 주 캘리포니아에 비 소식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의 인명피해 없이 조속히 불길이 사그라들길 간절히 바란다. ‘캘리포니아 산불’과 ‘스탠 리의 타계’뿐 아니라 또 어떤 이야기들이 할리우드에서 화제가 되었는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엑스맨 아포칼립스], 끔찍한 기억 밖에 없었다”

– 오스카 아이작 –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역대 [엑스맨] 시리즈 중 북미 성적이 하위권(11개 작품 중 9위)에 속한다. 영화의 성적이 ‘대재앙’이라는 제목을 따라간 모양이다. 영화는 관객뿐 아니라 배우에게도 좋지 못한 추억을 안겨주었는데, 극중 ‘아포칼립스’를 맡은 오스카 아이작이 당시의 힘들었던 기억을 털어놓았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재앙”이라며 운을 뗀 그는 “라텍스와 풀로 범벅을 하고 40 파운드짜리 분장을 뒤집어썼다. 고개를 제대로 돌릴 수 없어서 좋아하는 배우들의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다. 말을 하기도 힘들어서 대사도 전부 후시 녹음으로 더빙해야만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스카 아이작은 뒤이어 “촬영을 끝낸 분장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고역이었다. 몇 시간이고 긁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엑스맨: 아포칼립스]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출처: Collider

 

 

“요새 [스타워즈] 시리즈엔 ‘조지 루카스 감성’이 없다”

– 사이먼 페그 –

 

[스타워즈] 시리즈는 지난 40여 년 간 수많은 이들을 ‘포스’의 세계로 인도했다. 프리퀄 시리즈 당시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스타워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정도로 팬들의 충성심이 대단했으나, 최근에는 그 두터운 팬덤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부터 스핀오프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특히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꿈에 그리던 카메오 출연까지 이룬 ‘성공한 [스타워즈] 덕후’ 사이먼 페그가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요새 [스타워즈]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조지 루카스가 그립다’는 것이다”라며 운을 뗀 그는 “프리퀄 시리즈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의 상상력에는 굉장한 무언가가 있었다. 최근 작품들에서는 ‘조지 루카스의 매력’이 사라진 느낌이다”라며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시리즈의 정서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 사람의 팬으로서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기쁘지만, 삼부작의 마지막 지휘봉을 잡은 J.J. 에이브람스가 희미해진 조지 루카스의 향수를 되살릴 수 있을지 여부도 궁금해진다.

 

출처: HeroicHollywood

 

 

“Shallow,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 오르면 시상식에서 공연하겠다”

– 브래들리 쿠퍼 & 레이디 가가 –

 

‘음악영화’가 올해 할리우드를 뒤흔들었다. 작년 말부터 놀라운 흥행을 거둔 [위대한 쇼맨]부터 [맘마미아!2], 그리고 [스타 이즈 본]과 [보헤미안 랩소디]까지 이어진 좋은 흐름을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 중에서 ‘오스카와 가장 근접한 작품’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스타 이즈 본]일 것이다. [맘마미아!]와 [보헤미안 랩소디]가 관객에게는 큰 사랑을 받았으나 평단의 박한 평가를 받은 것과는 달리, 브래들리 쿠퍼의 연출 데뷔작인 [스타 이즈 본]은 흥행과 비평을 모두 사로잡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특별한 공약(?)을 내걸었다. “Shallow가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다면, 시상식에서 공연하겠다”라고 그녀가 이야기하자 브래들리 쿠퍼는 한술 더 떠서 이미 듀엣 공연 계획을 다 세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뒤이어 “그녀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공연의 큰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독창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수상 후보 선정에 은근한 기대감과 확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출처: Variety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한 트럼프의 무관심, 학살과 다름없다”

– 짐 캐리 –

 

지난 12일, 화마(火魔)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휩쓸었다. 캘리포니아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재난에 79명이 목숨을 잃고 1,000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짐 캐리가 트럼프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학살’이라 표현하며 독설을 아끼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한 짐 캐리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사디스트’ 대통령님께서는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에 군병력을 투입하기 위해 2억 2,000만 달러를 허비했다”라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도 대외 정치에 우선순위를 둔 트럼프 정부에 분노를 표출했다. 뒤이어 “이러한 무관심이 민주당 지지자들을 제거하는 방법 중에 하나인 모양”이라며 날이 바짝 선 ‘농담 아닌 농담’을 날린 그는 “이것은 더 이상 정치가 아니다. 학살일 뿐”이라며 현 상황에 깊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뒤늦게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연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캘리포니아가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불길이 번진 것”이라며 비판했던 그의 초기 발언을 생각하면 진정성이 담겼는지는 의문이다.

 

출처: indieWire

 

 

“아미 해머, 너 정말 거지 같이 말한다”

– 제프리 딘 모건 –

 

지난 12일, ‘슈퍼히어로의 아버지’ 스탠 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지난 80년 간 ‘스파이더맨’, ‘엑스맨’, ‘판타스틱 포’, ‘데어데블’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슈퍼히어로를 창조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해 대중과 소통했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마블 스튜디오 일동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유명인들이 스탠 리의 죽음을 추모한 가운데, 배우 아미 해머가 이들의 추모 방식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명인들이 스탠 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것에 감동받았다. ‘전설’이라 불린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있나 싶다”라며 SNS에 게시된 사람들의 진심 어린 추모를 비꼬는 듯한 뉘앙스의 글을 올려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워킹 데드] 시리즈의 ‘네간’ 제프리 딘 모건이 입을 열었다. “아미 해머, 내가 보기에는 다른 이들이 추모글을 비난하며 관심을 본인에게 돌리는 방식을 알아낸 모양인데 정말 거지 같이 말한다(real a**hat)”라며 아미 해머의 망언에 응수한 것이다. 아미 해머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는지 곧바로 SNS에 “최근 셀카 문화에 대한 불필요한 견해를 이야기하려다 의도치 않게 ‘이 시대의 전설’을 진심으로 추모한 이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충동적인 발언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나의 잘못을 일깨워준 제프리 딘 모건에게도 감사를 표한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해 해프닝을 마무리 지었다.

 

출처: HeroicHollyw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