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만 못하지만 어쨌든 J.K. 롤링의 마법이 또 한번 통했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속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범)가 심술궂은 [그린치]를 밀어내고 주말 박스오피스의 왕좌에 앉았다.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일단 1위를 차지했으니 반은 성공한 셈이다. 신작 코미디 [인스턴트 패밀리]와 범죄 스릴러 [위도우즈]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개봉 성적을 거두며 4, 5위로 데뷔한 반면, 예상치 못한 복병이 상위권 차트에 진입했다. 방탄소년단(BTS)의 공연 실황을 담은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K-POP 가수 다큐멘터리를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보게 될 줄은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다. 놀랍고, 또 멋진 일이다.
이번 주 북미 신작들은 모두 수요일(21일)에 개봉한다. 22일부터 시작되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즈니 신작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가 5,200만 달러의 개봉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함께 개봉하는 [록키] 스핀오프 시리즈 [크리드 2]와 태런 에저튼 주연의 [후드]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가 된다.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신.동.범]이 2주차에는 안정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도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지켜볼만한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11월 3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65,622,497/174,473,640]
“2018년 11월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Fantastic Beasts: The Crimes of Grindelwald)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0% / 관객 6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4,163
주말 수익: $62,163,104
북미 누적 수익: $62,163,10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53,663,104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워너브러더스의 판타지 신작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1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가 예상한 순위지만, 그 속내는 영 시원치 않다. [신.동.범]은 ‘뉴트 스캐맨더’와 동료들이 마법사들을 모아 세계를 지배하려는 ‘그린델왈드’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다. 지난 20년 가까이 우리를 마법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한 [해리포터]의 프리퀄 시리즈로, 전작 [신비한 동물사전]이 전 세계 8억 달러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기에 속편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했다. 그러나 [신.동.범]은 주연배우의 사생활 문제와 원작 설정 무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개봉 전부터 힘겨운 파도에 부딪혔다. 여기에 평단마저 호의적이지 않아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었는데, 안타깝게도 우려가 어느정도 현실이 되고 말았다.
영화가 개봉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은 6,216만 달러, 전작의 오프닝 스코어 7,440만 달러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워너브러더스의 예상치 6,500만 달러도 넘어서지 못했다. 물론 6,200만 달러도 좋은 성적이지만 애당초 [신.동.범]을 향했던 기대를 생각하면 아쉬운 것은 분명하다. 관객들이라도 우호적인 반응이면 좋으련만 이마저도 영 시원치 않다. ‘관객 출구조사’ 개념의 시네마스코어에서 전작 [신비한 동물사전]가 받은 점수는 ‘A’인데 반해 [신.동.범]은 그보다 낮은 ‘B+’ 수준에서 그쳤다. 영화의 전 세계 흥행성적은 2억 5,360만 달러, 다행스럽게도 전작보다는 높은 금액이지만 [신.동.범]이 앞으로도 가시밭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는 다음 주말이 지나야 알 수 있을 예정이다.
2. 그린치 (The Grinch)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7% / 관객 6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1
상영관 수: 4,141
주말 수익: $38,587,130 (-42.9%)
북미 누적 수익: $126,963,41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52,163,410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1위를 차지했던 신작 애니메이션 [그린치]가 2위로 내려왔다. 심술궂은 ‘그린치’의 ‘크리스마스 망치기 대작전’을 그린 영화의 주말 성적은 3,858만 달러, 개봉 2주차에 북미에서만 1억 2,700만 달러 가까이 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린치]의 해외 성적은 1억 5,200만 달러로 수치만 봐서는 저조해 보일 수 있으나, 국내를 비롯한 대다수의 국가에서 크리스마스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기에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한동안 크리스마스 영화가 개봉하지 않아 이른 특수를 노리기에 좋은 상황이지만, 같은 애니메이션인 디즈니의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가 당장 수요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3.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2% / 관객 9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3,810 (-190)
주말 수익: $16,042,965 (-48.6%)
북미 누적 수익: $128,228,82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85,973,494
제작비: $52,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보헤미안 랩소디]가 제법 큰 폭으로 성적이 떨어지면서 3위에 앉았다. 개봉 3주차를 맞이한 영화는 주말 간 1,600만 달러를 더해 북미 누적 1억 2,820만 달러를 기록, 지금 추세라면 약 1억 5,000만 달러 선에서 북미 흥행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외에서의 기세는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전 세계에 퍼진 ‘퀸’ 팬들 덕에 어느덧 월드와이드 누적 3억 8,600만 달러까지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 이탈리아와 스페인, 남아공에서의 개봉이 이루어지지 않아 적어도 5억 달러까지는 벌어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전설은 역시 전설이다.
4. 인스턴트 패밀리 (Instant Family)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0%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7
상영관 수: 3,286
주말 수익: $14,504,315
북미 누적 수익: $14,504,31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4,504,315
제작비: $48,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4위는 마크 월버그와 로즈 번, 옥타비아 스펜서 주연의 신작 가족 코미디 [인스턴트 패밀리]가 차지했다. 세 아이를 입양한 부부가 겪게 되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그린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에게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흥행 성적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1,45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호평에 힘입어 2주차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 위도우즈 (Widows)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1% / 관객 6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4
상영관 수: 2,803
주말 수익: $12,361,307
북미 누적 수익: $12,361,307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9,573,663
제작비: $42,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스티브 맥퀸의 신작 범죄 스릴러 [위도우즈]가 5위로 데뷔했다. 은행털이 계획이 틀어지면서 사망한 남편의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뭉친 여인들의 이야기로, 상당히 후한 점수를 준 평단과는 달리 대중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다. 1,236만 달러의 오프닝 성적을 거둔 영화의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957만 달러 수준이다.
6.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The Nutcracker and the Four Realms)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2% / 관객 3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2,635 (-1,131)
주말 수익: $4,772,950 (-52.7%)
북미 누적 수익: $43,965,64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6,896,873
제작비: $12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6위의 주인공은 주말 간 477만 달러를 벌어들인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이다. 영화는 올해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들의 부진을 이어갔는데, 더 심각한 것은 그중에서도 이 작품이 최악의 성적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서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와 [시간의 주름]이 북미 1억 달러 선을 꾸역꾸역 넘은 데 반해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이 3주차까지 거둔 성적은 4,396만 달러에 불과하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1,689만 달러, 중국 성적까지 포함된 금액이 이 정도라는 사실이 영화가 처한 암울한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7.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0% / 관객 8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8
상영관 수: 2,010 (-838)
주말 수익: $4,293,663 (-47.0%)
북미 누적 수익: $185,784,57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41,484,570
제작비: $36,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개봉 7주차에 접어든 [스타 이즈 본]이 7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개봉 이후 처음으로 40% 이상의 드랍률을 기록한 영화의 주말 성적은 429만 달러, 멈출 줄 모르던 흥행에 약간의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영화 주제곡 ‘Shallow’가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를 경우 시상식에서 공연을 할 것이라는 공약(?)을 걸어서 최근 화제가 됐는데, 두 사람의 모습을 아카데미 스테이지 위에서 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재 [스타 이즈 본]의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1억 8,578만 달러와 3억 4,148만 달러다.
8. 오버로드 (Overlord) ( ↓ 5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1% / 관객 7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859
주말 수익: $3,790,251 (-62.8%)
북미 누적 수익: $17,683,14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2,683,140
제작비: $38,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3위로 데뷔한 전쟁 좀비 호러 신작 [오버로드]가 8위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쌍 제이’ J.J. 에이브럼스가 제작자로 참여해 기대를 받은 영화는 63% 가까운 성적 드랍률을 기록하면서 379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적을 받는 것을 보면, [오버로드]도 ‘볼 사람만 챙겨본’ 작품인 듯하다. 현재 북미,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768만 달러와 3,268만 달러다.
9. 거미줄에 걸린 소녀 (The Girl in the Spider’s Web)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1% / 관객 4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3
상영관 수: 2,929
주말 수익: $2,501,616 (-68.0%)
북미 누적 수익: $13,292,13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6,361,284
제작비: $43,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9위는 소니 픽쳐스의 [거미줄에 걸린 소녀]다. 세 계단 아래로 내려온 영화가 2주차 주말에 벌어들인 금액은 불과 250만 달러, [맨 인 더 다크] 페데 알바레즈와 ‘범죄 스릴러의 거장’ 데이빗 핀처의 조합이라기에는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사실상 흥행 경쟁에서 물러난 [거미줄에 걸린 소녀]의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1,329만 달러와 2,636만 달러다. 국내에서는 11월 28일 개봉 예정이다.
10.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Burn the Stage: The Movie)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N/A / 관객 10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N/A
상영관 수: 629
주말 수익: $2,412,498
북미 누적 수익: $3,636,20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N/A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4일)
11월 셋째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를 꿰찬 작품은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2017년 공연 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고작 629개 관에서 2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올해 K-POP 세계화에 앞장선 방탄소년단이 박스오피스에도 모습을 드러낼 줄이야, 정말이지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