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데어데블]가 시리즈 캔슬의 철퇴를 맞았다. 넷플릭스-마블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었기에 ‘설마 이것까지?’ 싶었으나 결국 [아이언 피스트], [루크 케이지]에 이어 씁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마블 측에서는 데어데블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했으나 디즈니 플러스(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사실상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 안타까울 뿐이다. [데어데블] 소식 이외에도 여러 소식들이 지난주 할리우드에서 크고 작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어떤 이야기들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메리 포핀스 리턴즈]를 보는 동안 티슈 한 통을 다 썼다”

– 존 크래신스키 –

 

[메리 포핀스 리턴즈] 개봉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북미 기준). 디즈니는 올해 [시간의 주름]부터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로 이어진 실사 영화의 부진으로 자존심을 제법 구겼지만 이번 작품은 다른 모양이다. 최근 시사회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푼 가운데, 에밀리 블런트의 배우자 존 크래신스키의 감상평이 화제가 됐다. “스튜디오에서 개인별로 티슈를 준비해 주었다. 나는 속으로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웬 티슈? 과하게 친절한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한 지 25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상영관 뒤로 갈 수밖에 없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자신의 돌발적인 행동에 에밀리 블런트가 당황했다고 설명하면서 “그녀가 ‘마음에 안 들어? 당신 이런 적 처음이야’라고 물었다. 나는 뒤에 마련된 베이글과 머핀 사이에서 냅킨을 찾으며 ‘눈물 닦을 만한 걸 찾고 있어’라고 대답했다. 너무 많이 울어서 20분 동안 티슈 한 통을 다 썼다. 냅킨을 다 쓰고 나니 스웨터로 눈물을 닦을 수밖에 없었다.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였다”라고 덧붙였다. 국내에는 내년 2월 개봉할 예정이니, 영화가 궁금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처: THR

 

 

“히어로 하기엔 이제 내 나이가 너무 많다”

– 론 펄만 –

 

캐릭터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있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론 펄만도 그중 하나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 시리즈에서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와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론 펄만 이외의 ‘헬보이’는 상상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델 토로의 [헬보이] 시리즈는 삼부작을 완성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고, 현재 그 바통은 새로운 리부트와 함께 데이빗 하버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과연 론 펄만의 ‘슈퍼히어로’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럴 일은 없을 모양이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실 열렬한 코믹스 팬은 아니다”라 운을 뗀 그는 “어떤 히어로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 [헬보이]도 기예르모 델 토로가 나에게 소개해주었고 캐릭터에 자신의 ‘팬보이 기질’을 더했다”라며 [헬보이]에 출연한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내가 죽도록 연기해보고 싶은 슈퍼히어로는 없다. 무엇보다 나는 68살이다. 이 나이에 슈퍼히어로에 대해서 더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잘 모르겠다”라며 자신이 또 다른 ‘슈퍼히어로 영화’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 일축했다.

 

출처: Comicbook.com

 

 

“로키는 죽었다 & 캡틴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루소 형제 –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포일러가 있음

루소 형제가 지난주 팬들에게 병도 주고 약도 줬다. 인기가 가장 좋은 두 히어로의 엇갈린 운명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먼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로키(톰 히들스턴)에 관해서는 “죽었다”라며 일축했다. 최근 [로키] TV 시리즈가 제작될 것이라 확정되면서 ‘장난의 신’ 로키가 브루스 배너(a.k.a 헐크)로 변장해서 생존했다는 가설에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리던 찰나, 루소 형제가 실낱같은 희망을 짓밟고 만 것이다. 반면 [어벤져스 4]를 끝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떠날 것이라 알려진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는 조금 더 오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에반스가 우리보다 더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그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조 루소는 “더는 설명하지 않겠다. 그러나 관객들은 곧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미소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아직도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야속하기만 하다.

 

출처: Heroic Hollywood, Heroic Hollywood

 

 

“내 남편, 동료 배우 지지했다가 일자리 잃었다”

– 아만다 사이프리드 –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남편이자 배우인 토마스 사도스키가 겪은 부당한 해고에 분통을 터뜨렸다. 토마스 사도스키는 지난 5월 [못말리는 패밀리](원제: Arrested Development) 촬영 당시 제프리 탬버에게 고성을 비롯한 과격한 행동을 당했다고 밝힌 제시카 월터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반면 함께 [못말리는 패밀리]에 출연한 제이슨 베이트먼은 당시 제프리 탬버를 옹호했다가 비판을 면치 못했다. 사이프리드는 SNS에 토마스 사도스키와 제시카 월터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내 남편은 겪어서는 안 될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편에 섰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다. 무언가를 잃더라도 목소리를 높이겠다. 이것이 진실을 추구하는 자세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뒤이어 “본인들이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다. 당신네들의 친구/아빠(제프리 탬버)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도 포함이다. 상대방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은 ‘비즈니스의 일부’가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일(bulls**t)이다. 단 한순간도 용납되지 않았던 정신 나간 행위다. 70년대나 80년대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라며 여전히 언어적/신체적 폭력이 묵인되는 할리우드의 업무 환경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출처: indieWire

 

 

“케빈 스페이시와 일하고픈 이유? 예술 안에 범죄 없다”

– 폴 슈레이더 –

 

예술인의 삶과 현실의 삶은 정말 별개일까? [퍼스트 리폼]의 폴 슈레이더 감독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현재 시국에 상당히 민감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렇다면 그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폴 슈레이더는 굉장히 좋은 각본을 접했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가 “각본이 ‘케빈 스페이시를 캐스팅해야 한다’라고 내게 말했다. 제작자에게 그를 섭외한다면 연출을 맡겠다고 했으나 ‘불가능한 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범죄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만, 예술의 테두리 내에서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논란의 발언을 시작했다. 뒤이어 “케빈 스페이시는 분명 자신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처벌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를 막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예술은 범죄다. 그를 예술가로서 처벌하는 행위는 예술을 쇠퇴시키는 행위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폴 슈레이더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현지 여론은 “대단히 경솔했다” 라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퍼스트 리폼]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은 물론이고, 그의 커리어 자체를 끝낼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는 분위기다.

 

출처: ThePlay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