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이미지: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마약’은 범죄물의 단골손님이다. 구하기도, 중독되기도 쉽고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상당할 뿐 아니라, ‘실제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극장가에도 마약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있었다. [독전]과 [마녀], 그리고 개봉을 앞둔 [마약왕]이 대표적이다. 특히 실화를 모티브 삼은 [마약왕]은 국내에서도 제법 규모 있는 마약 제국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물론 ‘마약과의 전쟁’의 직접적인 타깃인 멕시코나 콜럼비아 카르텔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말이다.

 

드니 빌뇌브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마약과의 전쟁’을 다룬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다. 2015년 당시에는 이 작품만큼 마약 범죄로 병든 사회나 이를 소탕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추악한 현실을 잘 묘사한 작품이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살펴보자.

 

 

1. 케이트 메이서는 원래 남성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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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케이트 메이서(에밀리 블런트)가 기획 당시에는 남자 캐릭터로 예정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각본가 테일러 쉐리던은 이 역할을 항상 여성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자신과 에밀리 블런트가 만났던 현직 FBI 요원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남성이라면 소신을 지키기보다 결국 ‘결과가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는 쪽으로 치우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올해 개봉한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에는 케이트가 등장하지 않는데, 감독 스테파노 솔리마는 “케이트는 전작에서 ‘도덕적 이정표’와 같은 역할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도덕이나 윤리적 가치관 충돌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출연하지 않는다”라며 이유를 들었다.

 

 

2. 차갑고 암울한 현실이 슬펐던 에밀리 블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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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겠지만, 이 작품의 결말은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또 이미 일어났었던 씁쓸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촬영이 시작된 것은 에밀리 블런트의 첫 출산 후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그녀는 촬영 중 ‘이렇게 각박한 세상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자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3. 훌륭한 캐스팅 담당자였던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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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 브롤린은 본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출연을 고사했다. 당시 [에베레스트] 촬영이 막 끝난 터라 지치기도 했고, 각본 상 맷 그레이버가 너무 헐렁하고 얼빠진 이미지여서 자신뿐 아니라 관객도 캐릭터에 몰입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슈 브롤린이 결국 마음을 돌린 데에는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와 위스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른 때와 달리 이메일까지 보내며 자신을 설득하려 한 그의 성의에 마음이 움직인 조슈 브롤린은 실제 델타포스 요원들과의 술자리에서 이들의 직업정신과 군복을 벗은 ‘인간’의 모습을 보며 맷 그레이버란 캐릭터를 이해하고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4. 알레한드로는 원래 수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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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오 델 토로가 연기한 알레한드로는 필요한 상황이 아니고선 침묵을 지키는 인물이다. 그러나 당초 알레한드로의 대사는 훨씬 많았다. 델 토로에 의하면 초기 각본에는 알레한드로가 케이트에게 몇 차례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낯선 사람이 갑자기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캐릭터와 맞지 않다고 느꼈고, 드니 빌뇌브와 상의 끝에 기존 대사의 90%를 덜어냈다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지금의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호’하고 ‘입이 무거운’ 알레한드로다.

 

 

5. [죠스]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은 드니 빌뇌브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영화음악에 있다. 드니 빌뇌브는 관객들이 음악에서 ‘음악적 아름다움’이 아닌 위협을 느끼길 원했는데, 그가 참고한 작품이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다. 음악감독 요한 요한손은 드니 빌뇌브의 아이디어를 듣고 몇 개의 샘플을 만들어냈고, 그중에서도 가장 음울한 분위기를 띈 곡들이 영화에 추가된 것이다.

 

 

6.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곳, 멕시코 후아레즈

이미지: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가 묘사한 멕시코 후아레즈 지역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납치, 감금, 살해 등의 끔찍한 범죄와 폭력이 일상처럼 벌어지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이는 영화적 재미를 위한 과장이 아니라 전부 사실이다. 후아레즈에서 촬영할 경우 출연진과 제작진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할 정도여서 미국 뉴멕시코와 엘 파소, 그리고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등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후아레즈 지역의 모습은 공중에서 밖에 촬영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연출이 오히려 국경 하나만을 사이에 둔 엘 파소와 후아레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다른지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7. [시카리오]에서의 인연, 마블로 이어지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넷플릭스

재미있게도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의 주요 출연진들은 마블(Marvel)과 접점이 있다. 조슈 브롤린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와 [데드풀 2]의 케이블, 베네치오 델 토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콜렉터, 다니엘 칼루유야는 [블랙 팬서] 와카비, 존 번달은 넷플릭스-마블 시리즈의 퍼니셔, 그리고 맥시밀리아노 헤르난데즈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시트웰 요원으로 활약했다. 에밀리 블런트도 본래 블랙 위도우로 캐스팅될 뻔했으나 일정 문제로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