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주차 볼만한 VOD 가이드

 

이미지: 리틀빅픽처스, UPI 코리아, 소니 픽쳐스

 

이번주는 마동석의 핵주먹을 통쾌한 액션으로 담아낸 [성난 황소]가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네사람들], [원더풀 고스트], [신과함께-인과 연]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걸 감안하면, 올해 얼마나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갔는지 새삼 보여준다. 지난주 서비스를 오픈한 [베놈]을 비롯해 [창궐], [암수살인], [미쓰백]이 꾸준히 순위권을 지키고 있으며, 여기에 서극 감독의 무협 영화 [적인걸3: 사대천왕]이 안방극장 이용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여전히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이번 주말 함께 할 수 있는 신작 VOD와 할인 영화를 소개한다.

 

 

 

 

카카오페이지 할인 영화: 흥미로운 여성들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 영화를 할인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솔깃한 소재와 흥미로운 구성으로 눈길을 끄는 21편의 영화 중 여성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그래서 더 신선하고 반가운 영화 6편을 소개한다.

 

 

엘르
이미지: 소니 픽쳐스

 

[엘르]에서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한 미셸은 전에 본 적 없는 대담함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다. 게임회사를 운영하는 미셸은 언제 어디서나 당당함을 잃지 않는 성공한 여성이다. 하지만 살인자의 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철저히 과거를 숨기고, 심지어는 괴한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도 신고는커녕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일상으로 복귀한다. 뿐만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게 도덕적인 관념을 뛰어넘는 등 미셸의 정형화되지 않는 행동은 혼란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미셸은 절대로 밀리지 않는 강인함을 가진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이자벨 위페르의 놀랍도록 과감하며 단호한 연기는 전대미문 캐릭터 미셸에게 강한 흡인력을 선사하며 색다른 긴장과 흥미를 부여한다.

 

 

 

고스트버스터즈
이미지: UPI 코리아

 

세세한 기억은 흐릿해도 흥겨운 주제곡과 먹깨비 유령, 마시멜로맨은 잊을 수 없는 1984년작 [고스트버스터즈]를 32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리부트했다. 기존의 남성 4인조(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해롤드 래미스, 릭 모라니스)에서 과감하게 여성 4인조로 성별을 바꾸고 한층 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포진했다. 감독 폴 페이그와 [스파이]에 이어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멜리사 맥카시를 필두로 [SNL]에서 남다른 내공을 쌓아온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레슬리 존스가 유령을 퇴치하는 ‘고스트버스터즈’ 팀에 합류했다. 또한 주로 강인한 남성의 이미지를 연기해온 크리스 헴스워스가 훈훈한 외모와 상반되는 허술한 매력으로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언더 워터
이미지: UPI 코리아

 

서핑을 즐기던 중 바다에 고립된 여성이 거대 상어가 맴도는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사투를 그린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이후 상당한 긴장감을 연출하는 짜릿한 상어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단조롭게 느낄 수 있는 상황에 긴박감을 부여하는 입체적인 연출과 영화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호연이 만나 86분의 러닝타임을 알차게 꽉 채운다. 또한 신스틸러 갈매기 ‘스티븐 시걸’이 스릴 넘치는 영화에서 의외의 귀여움을 선사한다.

 

 

 

줄리 & 줄리아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요리 영화를 추천할 때 꼭 거론되는 [줄리 & 줄리아]는 50년의 시차를 두고 열정과 도전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두 여성의 실화에 영감을 얻었다. 1950년대 프랑스 파리를 주름잡았던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가 알렉스 푸르드 옴므와 함께 쓴 회고록과 줄리아가 소개한 레시피를 직접 요리했던 1년의 이야기를 담은 저서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았던 두 여성의 이야기를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다.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메릴 스트립과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던 에이미 아담스가 보기만 해도 흐뭇한 줄리아와 줄리로 나서고, 군침 돌게 하는 다양한 음식이 보는 재미를 톡톡히 책임진다.

 

 

 

투어리스트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2010년 개봉 당시만 해도 최고 배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투어리스트]는 실연의 아픔을 달래러 이탈리아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 남자가 우연히 묘령의 매혹적인 여자를 만난 이후 위험한 음모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는 실망감을 안기긴 했지만, 언제 어디서나 기품 넘치는 관능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안젤리나 졸리와 영상화보집 같은 베니스의 아름다운 풍경은 실망스럽지 않다.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이 흥미롭긴 해도 빈약한 서사를 채우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의 몫을 해낸다.

 

 

 

패닉 룸
이미지: Columbia Pictures

 

고급주택으로 이사한 첫날밤, 무단 침입자를 피해 패닉 룸으로 몸을 숨긴 모녀의 이야기는 지금도 스릴러 수작으로 손에 꼽힌다. 어떤 외부 침입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지만 당뇨를 앓고 있는 딸과 폐쇄공포증이 있는 엄마, 그리고 범인들이 노리는 게 패닉 룸에 있다는 설정으로 공간의 한계를 넘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한다. 조디 포스터는 촬영 당시 임신 중이었지만 혼란에 빠진 캐릭터의 두려움을 명민한 연기로 압도한다. 덧붙여 지금은 할리우드 스타가 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앳된 시절을 볼 수 있어 더 반가운 영화.

 

 

 

 

12월 3주차 신작 VOD

 

툴리
이미지: 리틀빅픽처스

 

삼 남매를 돌보느라 지친 마를로에게 완벽한 야간 보모 툴리가 나타나면서 잊고 있던 자신을 찾게 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공감대를 형성한 이유에는 실제 아이를 출산하고 야간 보모를 고용한 경험이 있는 각본가 디아블로 코디의 촌철살인 명대사와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의 섬세한 연출, 그리고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은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특히 샤를리즈 테론은 갓 아기를 출산한 엄마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체중 22kg를 증량하고, 모유 수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하는 등 눈부신 열연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 결과 내년 1월 개최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리즈와 파랑새
이미지: (주)디스테이션, (주)엔케이컨텐츠

 

교토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신작 [리즈와 파랑새]는 외톨이 미조레와 유일하게 다가선 노조미, 단짝이 된 두 소녀가 고등학교 마지막 콩쿠르곡을 준비하며 겪는 우정과 성장을 그린다. 타케다 아야노의 ‘울려라! 유포니엄 ~기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 파란의 두 번째 악장~’을 원작으로 눈과 귀, 오감을 만족시키는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감성 동화로 탄생했다. 다양한 사운드 활용과 색감, 빛의 농도를 세밀하게 다룬 작화에 녹아든 서정적인 감성이 두 소녀의 우정과 성장 스토리와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배가한다.

 

 

 

소녀의 세계
이미지: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학창 시절, 첫사랑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담은 무공해 감성 영화. [더 폰],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시선을 끈 노정의가 생애 처음 떨리는 감정을 느끼는 선화를, 헬로비너스 출신 권나라가 전교생의 우상 하남을, 개성 강한 배우 조수향이 하남과 선화 사이에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수연 역을 맡아 십대들의 비밀스러운 감정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선보인다. [소녀의 세계는] 풋풋한 첫사랑부터 지우고 싶은 흑역사까지 평범한 일상을 통해 십대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대를 불문하고 격렬한 사춘기를 경험했다면 더욱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