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옥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사랑하는 연인, 가족, 산타클로스, 선물 등 포근하고 훈훈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모두에게 크리스마스가 좋기만 할까? 분명 크리스마스는 행복과 기쁨이 함께 하는 날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마냥 반갑지 않을 수 있다. 모두가 따뜻한 성탄 연휴를 보낼 때 곤란하고 난처한 상황에 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색다르게 즐겨 보는 건 어떨까.

 

 

 

1. 블랙 크리스마스(Black Christmas)

 

이미지: Warner Bros.

 

올리비아 핫세가 주인공으로 열연한 [블랙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에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다. 함께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모인 친구들에게 낯선 전화가 걸려오면서 들떴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공포로 뒤바뀐다. 친구들 중 한 명이 사라지고 급기야 공원에서 소녀의 시신이 발견된다. 뜸 들이던 경찰도 드디어 조사에 나서지만, 또다시 제시카(올리비아 핫세)에게 낯선 전화가 걸려오고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 경찰은 제시카의 신고로 추적에 나서 사람들을 두려움을 떨게 한 낯선 전화가 클럽하우스 위층에서 걸려왔음을 알아낸다.

슬래셔 무비의 원조로 평가받는 [블랙 크리스마스]의 각본가 로이 무어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몬트리올 퀘벡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에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썼다. 또한 엘비스 프레슬리가 가장 좋아하는 공포영화로, 크리스마스 때마다 챙겨봤으며 그의 가족들이 이 독특한 전통을 살리며 그를 추모한다고 전해진다.

 

 

 

2. 잭 프로스트(Jack Frost)

 

잭 프로스트는 영국의 민간전승에 등장하는 추위를 만드는 요정이다. 장난을 좋아하고 아이 같은 성격을 지녔으며 새하얀 의상을 입는다. 1997년과 1998년, 1년의 간격을 두고 개봉한 같은 제목의 영화 [잭 프로스트]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미지: A-Pix Entertainment, Inc., Warner Bros. Pictures

 

1997년에 개봉한 마이클 쿠니 감독의 B급 공포 영화 [잭 프로스트]는 연쇄살인범이 눈사람의 모습으로 부활해 마을 사람들을 죽인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살인마 눈사람은 사람들을 깔아뭉개어 죽이거나 칼처럼 날카로운 고드름을 만들어 찔러 죽인다. 눈사람이라 뜨거운 물질에 취약하지만 녹아도 이내 되살아나며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다. [잭 프로스트]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이지만, 비현실적인 설정 때문에 공포심보다는 웃음을 유발할 때가 많다.

1998년에 개봉한 [잭 프로스트]는 앞서 영화와 전혀 다른 가족 영화다. 1년 전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찰리는 다시 돌아온 크리스마스가 반갑기는커녕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홀로 눈사람을 만들던 찰리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바로 아버지가 눈사람의 모습을 빌어 환생한 것이다. 눈사람으로 아들 앞에 나타난 잭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날이 점점 따뜻해지면서 다시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어린 시절 추억을 곱씹게 하는 동화 같은 영화.

 

 

 

3. 크람푸스(Krampus)

 

이미지: 유니버셜 픽처스

 

산타의 그림자로 불리는 크람푸스는 평소 착한 일을 하지 않아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벌을 주는 전설 속의 괴물이다. 영화 [크람푸스]는 가족들에게 환멸을 느끼고 크리스마스를 좋아하지 않는 소년 맥스가 무심코 한 행동이 전설 속의 괴물을 깨우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엑스맨 2], [엑스맨: 아포칼립스] 각본을 쓰고, 내년 개봉 예정인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감독 마이클 도허티가 연출을 맡고, [유전]의 토니 콜레트와 아담 스콧이 출연한다. B급 호러의 매력이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4.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Tokyo Godfathers)

 

이미지: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홈리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온다. 존 포드의 서부극 [3인의 대부]에 영감을 받은 곤 사토시 감독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은 도쿄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춘다. 알콜 중독자 긴, 10대 가출 소녀 미유키,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하나는 골판지로 만든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에 쓰레기를 뒤지다 버려진 아기를 발견한다. 세 사람은 아기에게 키요코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엄마를 찾아주기 위해 나서고, 그 여정 속에서 외면하려 했던 과거와 마주친다. 따스한 만화적 상상력이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