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자 스튜디오별로 마지막 기대작들을 쏟아내면서 겨울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평가가 기대 이상으로 좋아 영화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작품을 꼽으라면 역시 [아쿠아맨]일 것이다. 중국 개봉 나흘 만에 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익을 거두며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DCEU를 살릴 것이라는 희망이 팬들 사이에서 샘솟고 있는 상황이다. [아쿠아맨]의 선전만큼이나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소식들이 많은 한 주였다. 어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이 현지에서 오고 갔는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DC의 문제점을 개선했냐고? 언제 고장 난 적이라도 있던가?”

– 제이슨 모모아 –

 

[아쿠아맨]이 북미 개봉 전부터 제대로 일냈다. 북미보다 2주 앞서 개봉한 중국에서만 1억 3,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저스티스 리그]의 중국 누적 성적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그동안 [원더 우먼]과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반쪽짜리 성공을 제외하고는 혹평과 흥행 부진에 고전을 면치 못한 DCEU였기에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위기론이 대두될 정도였다. 그러나 [아쿠아맨] 제이슨 모모아에게는 DC의 부진이 위기라고 느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쿠아맨]으로 DC가 스스로 문제점을 고친 것인가?”라는 팬의 질문에 “언제 고장 난 적이라도 있던가?”라 너스레를 떨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팬들의 염원처럼 [아쿠아맨]이 DC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혹은 제이슨 모모아의 말대로 DCEU가 고장 난 적이 없었던 것인지 알 길이 없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평단의 긍정적인 평가와 중국에서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는 사실은 분명 좋은 소식이다. “물맨 붐은 온다”라 굳게 믿었던 팬들의 염원이 현실이 되었을지는 이번 주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eroic Hollywood

 

 

“MCU의 2대 캡틴 아메리카? 시켜만 주면 하겠다”

– 존 시나 –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캡틴 아메리카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크리스 에반스의 계약이 이 작품을 끝으로 만료가 되면서 “더 이상 방패를 들지 않는다”라 직접 밝혔던 반면에, 최근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조 루소가 “크리스 에반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라며 남겨 팬들의 머릿속을 온통 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프로레슬러 겸 배우 존 시나가 크리스 에반스의 대체자가 될 수 있다는 풍문까지 돌고 있다. 지난달 초, 존 시나가 SNS에 캡틴 아메리카 방패 사진을 덩그러니 올리면서 루머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존 시나는 캡틴 아메리카 역할을 원하고 있을까? 최근 [엘런 쇼]에 출연한 그는 “기회가 있다면,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팬들이 지금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당연히 하겠다’라 전하고 싶다. 나는 좋은 캡틴 아메리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레슬링 무대에서 ‘무적 선역’ 역할로, 그리고 실생활에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봉사 활동으로 어린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존 시나의 캡틴 아메리카라. 한편으론 어울리는 것도 같지만, 다른 한편으론 크리스 에반스만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출처: Heroic Hollywood

 

 

“트럼프 대통령, 나를 진짜 브루스 웨인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 크리스찬 베일 –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크리스찬 베일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났던 일화를 공개했다. 개봉을 앞둔 [바이스]에서 미국 제46대 부통령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은 도널드 트럼프가 당시 자신을 브루스 웨인이라 여겼던 것 같다며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DC 코믹스의 억만장자와 현실 재벌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던 셈이다. “트럼프 타워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촬영하면서 그를 딱 한번 만났다. 트럼프는 내게 다가오더니 ‘사무실로 올라오라’고 했다”라 운을 뗀 크리스찬 베일은 이후 농담조로 “아마 나를 브루스 웨인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 한껏 차려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브루스 웨인에게 말하는 것처럼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나도 장단에 맞춰 브루스 웨인 식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당시에는 그가 대통령에 출마할 것이라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출처: Variety

 

 

“NASA의 보살핌을 받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소식이다”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첫 예고편은 홀로 남은 토니 스타크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동료를 비롯한 전 우주 생명체의 절반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 뒤, 물과 식량이 전부 떨어지고 산소도 얼마 남지 않은 우주선에서 페퍼 포츠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는 그의 모습에 수많은 팬들이 애간장을 태웠다.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마블 스튜디오에 ‘우주 구출작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봐 마블, 토니 스타크 소식은 들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벤져스, 문제가 발생했다’라는 메시지가 오는지 눈 여겨봐야 해.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면 지상 지원팀에서 모든 수를 이용해 탐색 작전을 펼쳐야 할 거야”라며 [아폴로 13]의 명대사 “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를 패러디하는 센스를 발휘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재치 있게 답했다. 지난 15일, NASA의 조언을 리트윗 하며 “NASA의 보살핌을 받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소식”이라며 감사함을 표한 것. 여기에 NASA 공식 트위터 계정은 “실패는 선택지에 없다(Failure is not an option)”라며 또 한번 [아폴로 13]의 명대사를 인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출처: Twitter

 

 

“라스 폰 트리에는 악마가 아니다. [살인마 잭의 집]은 예술이다”

– 맷 딜런 –

 

라스 폰 트리에는 논쟁의 중심에 자주 서있던 감독이다. [도그빌], [안티크라이스트]를 비롯한 그의 작품들은 극단적으로 우울하고 수위가 상당히 높으며, 칸영화제에서는 나치 옹호 발언 논란으로 영화제 최초로 ‘persona non grata(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되어 사실상 추방당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살인마 잭의 집]으로 올해 칸영화제에 복귀했다. 그리고 또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사회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중도 퇴장을 결심할 정도로 내용이 잔인하고 불쾌했기 때문이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라스 폰 트리에의 걸작”과 “역겹고 추악한 영화”라며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가운데, 주연 맷 딜런이 라스 폰 트리에와 [살인마 잭의 집]을 옹호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북미 개봉에 맞춰 진행된 인터뷰에서 “라스 폰 트리에의 작품들을 좋아했다”라며 운을 뗀 맷 딜런은 “그가 자신을 향한 논란까지 포용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는 선천적으로 논쟁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인 셈이다. 그러나 그는 악마가 아니다”라며 감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뒤이어 “[살인마 잭의 집]도 악한 작품이 아니다. 이 작품은 ‘악’에 대한 탐구이자 묵상이다.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해서 이미 비난을 받았지만, 관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 또한 엔터테인먼트다”라 덧붙였다.

 

출처: indie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