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 혹은 폭망의 영화 5편

 

by. 밍밍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작품이 개봉했다.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아 기대에 걸맞게 흥행을 거둔 작품도 있고, 뜻밖의 입소문을 타며 크게 흥행한 작품도 있다. 그렇게 성공한 영화가 있는 반면, 흥행에 실패한 영화도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2018년 과연 어떤 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거두며 씁쓸하게 퇴장했을까. 그중에는 북미에서 흥행 실패로 국내 개봉으로 이어지지 못한 작품도 있다. 박스오피스에서 불명예를 얻은 영화를 살펴본다.

 

 

 

 

시간의 주름

 

이미지: 월트디즈니컴포니코리아㈜

 

매들렌 렝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의 실사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시간을 주름처럼 접는 5차원의 이동 원리를 발견한 후, 미스터리한 힘에 의하여 어둠 속에 갇힌 물리학자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판타지로 담아냈다. 오프라 윈프리, 리즈 위더스푼, 크리스 파인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며 2018년 2월 호기롭게 개봉했으나 평론가와 관객을 막론하고 유치하고 재미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그 결과 먼저 개봉했던 [블랙 팬서]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2위로 데뷔했으며, 개봉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며 적자를 거두었다. 1억 3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나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거둔 1억 달러를 포함해 월드와이드 누적 1억 3천만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원래 국내에서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부진한 성과 때문인지 결국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이미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사랑받은 맥켄지 포이가 주연을 맡은 디즈니의 연말 기대작.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을 열 수 있는 황금 열쇠를 찾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환상적인 볼거리로 담아내 지난 10월에 북미에서 먼저 개봉했다. 안타깝게도 이 영화 역시 개봉하자마자 개연성 없는 스토리를 지적하는 악평이 쏟아졌고, 로튼토마토에서는 디즈니 실사 영화 중 최악의 점수를 기록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에 밀리고, 또 다른 크리스마스 영화 [그린치]가 개봉하면서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박스오피스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억 2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만 5천만 달러를 넘기는 수준에 그쳐 월드와이드 누적 1억 6천만 달러를 살짝 상회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먼저 개봉했던 [시간의 주름],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에 이어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마저 부진한 성적을 거두어 디즈니의 속이 꽤 답답했을듯하다. 국내에서는 CGV에서 단독 개봉해 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고티

 

이미지: 버티컬 엔터테인먼트

 

뉴욕을 지배한 범죄조직 감비노파의 리더 ‘존 고티’의 실화를 그린 영화. 8-90년대 [그리스], [페이스 오프], [펄프 픽션] 등의 영화로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 존 트라볼타가 주연을 맡은 [고티]는 제작 단계부터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감독이 교체되고, 배급사가 바뀌고, 개봉일도 계속 바뀌는 등 난항을 겪더니 결국 지난 6월 15일에 북미 극장가에 걸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개봉 전부터 로튼토마토에서 0점을 기록하며 서사와 연기 모두 별로라는 혹평을 받았다.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박스오피스에서 4백만 달러를 거두는데 그쳐 제작비도 되찾지 못했다. 한때 흥행 배우로 명성을 얻었던 존 트라볼타는 2000년대 이후 흥행 성적은 물론 인상 깊은 영화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 해피타임 머더스

 

이미지: STX 엔터테인먼트

 

영화 [소시지 파티]가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면, 영화 [더 해피타임 머더스]는 어른들을 위한 R등급 머펫(muppet) 영화다. 2018년 8월에 개봉한 [더 해피타임 머더스]는 인형 탐정 머펫이 인간 형사와 함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명 아동 TV 시리즈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를 창조한 인형극의 대가 짐 헨스의 아들 브라이언 헨슨이 연출을 맡고, 국내에는 [스파이]로 잘 알려진 멜리사 맥카시가 주연으로 나서 나름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개연성 없는 서사와 배우의 재능 낭비라는 혹평을 받으며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지수 22%를 기록했다. 게다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과 [메가로돈]에 밀려 개봉 첫 주 3위로 데뷔하며 멜리사 맥카시 주연작 중 가장 낮은 성적을 거두었다. R 등급 영화임을 감안해도 제작비 4천만 달러에 못 미치는 2천7백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허리케인 하이스트

 

이미지: ㈜NEW

 

최악의 허리케인이 급습한 도시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동시에 범죄 조직으로부터 금고를 지켜야 하는 과정을 그려낸 재난 액션 영화. [허리케인 하이스트]는 [분노의 질주]의 롭 코헨 감독의 재난 액션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막상 공개된 영화는 사람들의 예상과 달랐다. 시놉시스만 봤을 때는 볼거리가 풍부한 재난 영화로 기대됐으나 제작비 3천5백만 달러의 영화는 폭발적인 쾌감을 전하기에는 부족했다. [블랙 팬서]가 위풍당당한 기세를 펼치던 2월에 개봉해 북미 박스오피스 9위로 데뷔하고 6백만 달러를 거두는데 그쳤다. 중국 개봉이 적자를 만회하는데 약간의 도움은 되었으나 전 세계 흥행 성적 3천만 달러를 상회하는데 그쳐 본전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