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로봇의 변신, 합체는 언제 봐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전까지는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에서 더 자주 로봇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던 2007년 엄청난 퀄리티의 블록버스터가 등장해 ‘실사 로봇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니, 그 작품이 바로 [트랜스포머]다.

 

[트랜스포머]는 당시 관객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하면서 흥행 대박을 쳤다. 추후 수많은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안드로이드의 디자인이 더욱 정교하고 현실감 있게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흥행과는 반대로 엄청난 혹평을 면치 못해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트랜스포머]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얼마 전 개봉한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프리퀄 [범블비]가 흥행과 비평을 모두 잡는 데 성공하면서 프랜차이즈의 부활을 알린 지금, 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트랜스포머]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살펴보자.

 

 

1. ‘인생 프랜차이즈’를 걷어찰 뻔한 마이클 베이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어쩌다 보니 [범블비]를 제외한 시리즈를 전부 연출하게 됐지만, 원래 마이클 베이는 [트랜스포머]를 연출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장난감이나 나오는 바보 같은 영화”라며 연출을 고사했던 그는 평소 존경하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자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합류를 결심했다고. 또한 자동차 매니아였던 그에게 ‘이성을 가진 자동차’ 콘셉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커리어 최초로 ‘가족 영화’를 찍는 것이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2. 미국 국방부의 아낌없는 지원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는 美 국방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제작된 작품이다. 2001년 [블랙 호크 다운] 이후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으며, 당시 미군이 실제 사용했던 무기와 장비들이 영화에 대거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F-22(스타스크림)와 CV-22 기체는 [인크레더블 헐크] 이후 최초로 영화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현역 병사와 장교들이 엑스트라로 출연, 배우들에게 실제 군용 장비 제공, 훈련장 사용 승인 등으로 현실감을 높이는 동시에 영화의 제작비를 상당 부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이클 베이는 감사의 뜻을 담아 [트랜스포머] 최초 시사회는 미군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했다.

 

 

3. 폭스바겐 비틀 vs 쉐보레 카마로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원작의 범블비는 폭스바겐 비틀로 변신하지만, 영화에서는 쉐보레 카마로 1976/2009년 모델로 등장한다. 같은 비틀이 등장한 1968년작 [러브 버그]와의 비교를 모면하기 위해, 그리고 카마로가 더 터프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  마이클 베이의 결정이었다. 그렇다고 영화에 비틀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영화 시작 후 14분쯤 지나면 샘이 방문한 중고차 매장에 비틀이 등장하는데, 불쌍하게도 1976년 카마로에게 한 대 얻어맞는다. 최근 개봉한 프리퀄 [범블비]에서는 원작을 따라 범블비가 비틀로 등장해 1편에서의 푸대접을 보상받는다.

 

 

4. 영화 속 쉐보레 2009년형 카마로의 비밀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가 촬영을 시작한 것은 2006년. 범블비가 변신하는 2009년형 카마로가 출시되기도 전이다. 이에 제네럴 모터스와 스포츠카 제조업체 살린은 당시 콘셉트 차량이었던 2009년형 카마로를 단 두 대만 수작업으로 제작해 영화에 등장시켰다. 한 대당 5억 원, 즉 10억 원가량을 영화에 투자한 셈인데 이 덕에 엄청난 홍보 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속편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개봉 당시에 카마로가 판매율 1위 차량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상부상조의 올바른 예라 해도 될듯하다.

 

 

5. 마이클 베이 “예술은 폭발이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마이클 베이는 ‘폭발 성애자’라 불릴 만큼 폭발을 즐긴다. 그는 모든 폭발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특수효과를 사용해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극중 미군들이 스콜포녹(유일한 컴퓨터 그래픽)에게 쫓기는 장면도 실제 폭발물을 모래 속에 설치해 촬영했다고. 폭발물과 배우들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 자칫 잘못하면 크게 다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기에, 마이클 베이는 배우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달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카메라에 담긴 배우들의 겁먹은 표정은 순도 100%의 공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6. 기획 초기에는 수다쟁이였던 디셉티콘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초창기 설정상 디셉티콘들은 대사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최종본에서는 상당수가 편집되었는데, 각본가 로베르토 오르시가 ‘악당의 대사량과 포스는 반비례한다’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도 원작 팬을 위해 메가트론의 단골 멘트인 “또 실망시키는군 스타스크림!”은 잊지 않고 추가했다.

 

 

7. 샤이아 라보프 “감독님 저는 톰 크루즈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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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샤이아 라보프)이 메가트론을 피해 고층 건물 끄트머리에 매달린 장면은 전부 실제로 촬영된 것이다. 샤이아 라보프는 달랑 안전띠 하나에 목숨을 맡긴 채 촬영에 임했는데, 빌딩 아래에는 심지어 안전망조차 없었다고. 그의 겁에 질린 표정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표정이었다. 샤이아 라보프가 자진한 것인지, 마이클 베이가 시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후자라면 샤이아 라보프가 감독에게 단단히 밉보인 모양이다.

 

 

8. 유일하게 골든 라즈베리의 눈에 들지 못한 작품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시리즈 중 유일하게 골든 라즈베리 ‘최악의 영화상’ 후보에 오르지 않은 작품이다. 이후 개봉한 속편들은 모두 ‘최악의 영화상’ 후보로 선정되었으며,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최악의 영화상’과 ‘최악의 감독상’을,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최악의 감독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트랜스포머]에서 켈러로 분한 존 보이트는 ‘최악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다행스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9. 영화 속 숨어있는 깨알 간접광고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 완구 제작사 해즈브로의 PPL이 영화 곳곳에서 등장한다. 집 수영장에서 아이언하이드를 발견하는 손에 들린 ‘마이 리틀 포니’ 인형, 미션 시티 전투 중 범블비와 아이언하이드가 방어용으로 사용하는 트럭에 그려진 ‘퍼비’는 해즈브로가 판권을 소유한 완구류다. 미션 시티 전투 도중에 보이는 ‘타카라 스시’ 간판의 타카라는 해즈브로와 함께 트랜스포머 장난감을 개발하는 일본의 완구 기업 타카라에서 따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