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밍밍

 

 

올해도 수많은 히어로들이 스크린을 찾았고, 수많은 관객들이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어린 시절 언젠가는 히어로가 되기를 꿈꾼 사람도 있을 테고, 히어로가 이상형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게 완벽하고 허술한 면조차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게 히어로지만, 그를 연기한 배우들이 언제나 히어로였던 건 아니다. 영웅의 모습을 보여줬다가도 전혀 다른 악당으로 완벽하게 돌변하는, 다재다능한 매력을 지닌 배우들을 소개한다.

 

 

 

톰 크루즈: 에단 헌트 vs 레스타트

 

이미지: 롯데컬처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워너브러더스

 

[탑건],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을 비롯해 수많은 흥행작을 남긴 톰 크루즈의 필모그래피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단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다. 1996년에 개봉한 1편부터 2018년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첩보 요원 ‘에단 헌트’를 연기하며 쉼 없이 달리고, 온갖 고난도의 액션을 소화했다. 전 세계적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은 액션 히어로를 연기한 톰 크루즈가 항상 히어로 역할만 맡아왔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4년 개봉한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거칠고 퇴폐적이면서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뱀파이어 ‘레스타트’가 있다. 당시 원작자 앤 라이스는 톰 크루즈의 캐스팅을 반대했다고 하지만, 이후 그의 연기를 보고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톰 크루즈와 더불어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아, 색다른 매력을 과시하던 두 배우의 리즈 시절을 감상할 수 있다.

 

 

 

휴고 위빙: 엘론드 vs 스미스 요원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누가 들어도 알아챌 수 있는 독특한 목소리로 강한 잔상을 남기는 배역을 맡았던 배우. 휴고 위빙은 지금껏 [퍼스트 어벤져]의 ‘레드 스컬’, [트랜스포머]의 ‘메가트론’ 등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의 캐릭터들을 연기해왔지만, 그중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스미스 요원’을 빼놓을 수는 없다. 스미스 요원은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의 숙적이면서 인간이 아닌 매트릭스 내부의 관리 프로그램으로 매우 막강한 힘을 지닌 악당이다. [매트릭스]에서 완벽한 악당 연기를 소화한 ‘휴고 위빙’은 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에서 정반대의 캐릭터인 요정 ‘엘론드’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세계를 지키려는 선한 요정과 세계를 파괴하려는 악한 요원은 인간은 아니었으나 휴고 위빙은 전혀 위화감 없이 두 캐릭터를 탁월한 연기로 소화해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이후 엘론드와 스미스 요원을 합성한 패러디물도 종종 등장하는 등 상반된 역할 연기를 통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사무엘 L. 잭슨: 닉 퓨리 vs 엘리야 프라이스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수많은 출연작에서 전매특허 욕설을 내뱉으며, 스크린을 종횡무진한 배우. 사무엘 L. 잭슨은 [펄프 픽션], [장고: 분노의 추적자],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등 수많은 흥행작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여 왔다.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 대중에게 더욱 친근한 인상을 남긴 건 [어벤져스] 시리즈의 ‘닉 퓨리’다. 사실상 MCU에서 그의 비중이 크거나 등장 분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아이언맨], [토르: 천둥의 신],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등의 마블 시리즈에 장기 출연하면서 존재감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평화와 정의를 사랑했던 MCU의 퓨리 국장과는 다르게 영화 [언브레이커블]에서 악당 ‘엘리야 프라이스’로 등장했다. [식스 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영화답게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니, 사무엘 L. 잭슨을 퓨리 국장으로만 기억한다면 한 번쯤 봐도 좋겠다. 2019년 1월,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를 연결하는 속편 [글래스]를 통해 다시 한번 엘리야 프라이스로 찾아온다.

 

 

 

이안 맥켈런: 간달프 vs 매그니토

 

이미지: (주)디스테이션,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무대 예술에 공로한 기여를 인정받아 영국 기사 작위를 받은 베테랑 배우 이안 맥켈런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마법사 ‘간달프’ 역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거머쥐었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에서 선의 상징인 간달프를 연기했지만,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완벽한 악의 상징인 ‘매그니토’를 연기했다. 2000년에는 매그니토로, 2001년에는 간달프로 등장하는 등 비슷한 시기에 선과 악을 오가며 등장했으나, 전혀 위화감이 없게 느껴진 이유는 영국에서 긴 시간 연극배우로 활동한 경력 덕분일 것이다. 이안 맥켈런은 왕성한 연기 활동뿐만 아니라 커밍아웃을 한 인권 활동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클 B. 조던: 아도니스 크리드 vs 에릭 킬몽거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성과 이름, 철자까지 같아서 미들네임까지 꼭 표기해야 하는 배우가 되었으나, 영화 [블랙 팬서]에서 ‘에릭 킬몽거’ 역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그러나 에릭 킬몽거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기 전에, 감독 라이언 쿠글러의 또 다른 영화 [크리드]에서 ‘아도니스 크리드’ 역을 맡은 바 있다. 사실상 크리드와 에릭 킬몽거는 아버지와 관련된 원한이 있는 등 비슷한 점들이 많은 인물이지만, 크리드는 선한 히어로로 성장하고 에릭 킬몽거는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이 된다는 점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이외에도 영화 [판타스틱 4]에 출연하는 등 다른 히어로 영화에 출연한 경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