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넷플릭스

12월 28일 공개된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가 넷플릭스 사용자 사이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기술 발전의 암울한 이면을 다루는 [블랙 미러]의 디스토피아적 스토리에 인터랙티브 요소를 더했다. “사용자가 스스로 스토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 변화와 미래 모습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주인공인 스테판은 유명 게임 게발자 콜린 리트먼의 게임 회사와 함께 자신의 모험을 직접 선택하는 게임 ‘밴더스내치’를 개발하려 한다. 사용자는 스테판이 아침에 먹을 시리얼을 고르는 간단한 선택부터 스테판의 운명을 결정하는 도덕적 선택까지 직면한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위해 스테판이 극한의 상황까지 다다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멘붕’을 느끼며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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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더스내치]를 세 시간째 보고 있어.”
https://twitter.com/asleepinsomnia/status/1080284735740567553
“스테판의 멘탈이 망가지겠지만 게임이 만점을 받을 거란 걸 알고
가장 혼란스럽고 악랄한 선택을 한 내 모습 #밴더스내치”

[밴더스내치]는 첫 기획부터 제작까지 약 2년이 걸렸다. 2017년 5월 제품 담당 부사장 토드 옐린이 [블랙 미러] 제작자들에게 인터랙티브 에피소드 제작을 제안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장화 신은 고양이] 등 키즈 콘텐츠에 인터랙티브 요소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성인용 콘텐츠에는 첫 시도였다. [블랙 미러]가 이미 게임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 ‘플레이테스트’를 만든 적도 있기 때문에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적격이었다.

하지만 제작자 찰리 브루커와 애너벨 존스는 회의실을 뛰쳐나가려고 할 만큼 제안에 부정적이었다. 브루커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인터랙티브 기능 자체가 “그저 그런 잔재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몇 주 동안 인터랙티브로만 구현이 가능하면서 [블랙 미러] 답게 어두운 영화 한 편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촬영 자체도 쉽지 않았다. [밴더스내치]는 선택지에 따라 러닝타임과 결말이 다 다르다. 전체 분량의 러닝 타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촬영은 7주간 35일간 진행해 마치 한 번에 에피소드 4개를 만드는 느낌이었다고. 모든 선택의 결과가 어색하지 않게 표현되고 연결되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브루커는 농담삼아 “이게 이렇게 복잡한 줄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다.”라 말하기도 했다.

[밴더스내치]는 인터랙티브 기술을 가져와서 “스스로 모험을 결정한다”라는 콘셉트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용자는 스테판의 인생과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지만, 각각의 모험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결말에 도달하며 “진짜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게 맞아?”라고 의문을 가지게 한다. 애너벨 존스는 선택에 따라 결말은 다를지라도 결국 시청자들이 스토리와 스테판에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것이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밴더스내치]가 기대 이상으로 흥했지만, 팬들이 기다리는 [블랙 미러] 시즌 5는 예정대로 2019년에 돌아온다. 마일리 사이러스가 에피소드에 출연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브루커는 “[밴더스내치]를 만드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이번에는 좀 더 밝고 가벼운 에피소드를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즌 3 ‘샌주니페로’, 시즌 4 ‘USS 칼리스터’ 같은 스타일의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