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의 여파로 한 주간 침체되었던 북미 극장가에 네 편의 신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큰 반등에 성공하지는 못했는데, 이는 많은 기대를 등에 업고 개봉한 [레고 무비2]가 예상과 달리 미적지근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전작의 절반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시리즈 통틀어 세 번째로 낮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으니, 워너브러더스의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와 걱정거리가 생긴 셈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재작년 개봉한 스핀오프 [레고 닌자고 무비]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인데, 이런 걸로 위로가 될 리 만무하다. [레고 무비2]와 함께 개봉한 [왓 멘 원트]와 [콜드 체이싱]는 당초 기대와 비슷한 성적을, [더 프로디지]는 기대에 못 미치는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개봉 주말을 마무리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세 작품이 [레고 무비2]의 1위 자리에 도전한다. 90년대 사이버펑크 열풍을 이끌었던 만화 ‘총몽’ 원작의 [알리타: 배틀 엔젤]과 재작년 깜짝 흥행에 성공한 ‘타임루프 호러 스릴러’ [해피 데스데이]의 후속작 [해피 데스데이 2 유], 그리고 레벨 윌슨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어쩌다 로맨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박 터지는 1위 싸움이 예고된 가운데,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가 과연 어떤 이야깃거리들을 들고 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월 2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98,694,034/$114,377,377]

 

 

“2019년 2월 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레고 무비2 (The LEGO Movie 2: The Second Part)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5% / 관객 7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5
상영관 수: 4,303
주말 수익: $34,115,335
북미 누적 수익: $34,715,33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3,215,335
제작비: $99,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레고 무비2]가 2월 둘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모두가 예상한 순위였지만, 성적은 예상 밖으로 실망스럽다. 외계인에게 납치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의 개봉 주말 성적은 3,410만 달러. 스튜디오의 기대치보다 무려 2,000만 달러 적은 금액일 뿐만 아니라 전작 [레고 무비], 스핀오프 [레고 배트맨 무비]와 [레고 닌자고 무비]로 이어진 시리즈 중 세 번째로 낮은 성적이다. [레고 무비]의 오프닝 스코어 6,900만 달러보다 낮을 줄은 알았지만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 영화에 대한 평단과 관객의 평가도 상당히 좋은 편이기에 그 충격이 더하다. 설상가상 이번 주말에는 [알리타: 배틀 엔젤]과 [해피 데스데이 2 유], [어쩌다 로맨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 [아쿠아맨]의 좋은 기세를 [레고 무비2]가 이어가길 바랐던 워너브러더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5,320만 달러.

 

 

2. 왓 멘 원트 (What Men Want)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4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1
상영관 수: 2,912
주말 수익: $18,232,087
북미 누적 수익: $18,232,087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8,232,087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2위의 주인공은 ‘원톱 흑인 여배우’로 우뚝 선 타라지 P. 헨슨의 신작 로맨틱 코미디 [왓 멘 원트]다. 멜 깁슨, 헬렌 헌트 주연의 2000년작 [왓 위민 원트]를 ‘R등급 성인 코미디’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과는 반대로 ‘남성들의 속마음이 들리는’ 여성이 겪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는 원작의 성적(오프닝 3,360만/북미 누적 1억 8,200만 달러)에는 못 미치는 1,820만 달러로 첫 주말을 마무리했는데, 기대작이었던 [레고 무비2]와 같은 시기에 개봉했음에도 제법 선방한 점과 원작의 1/3도 안 되는 제작비로 이러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3. 콜드 체이싱 (Cold Pursuit)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3% / 관객 6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2,630
주말 수익: $11,030,233
북미 누적 수익: $11,030,23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030,233
제작비: $6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리암 니슨의 액션 신작 [콜드 체이싱]이 1,100만 달러 성적을 거두며 3위로 데뷔했다. ‘절대 건드려서 안 되는 아빠’, ‘가족 복수 전문가’라는 그의 별명답게 이번 작품도 마약 조직 보스에게 살해당한 아들의 복수를 펼치는 가장의 이야기다. 스텔란 스카스가드 주연의 동명 2014년 노르웨이 영화(국내 [사라짐의 순서: 지옥행 제설차])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두 영화 모두 한스 페터 몰란드가 연출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테이큰]의 이미지를 소비한 작품들 중에서 평단에게 가장 좋은 반응을 이끌면서 기대를 받았으나… “40여 년 전 친구를 성폭행한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돌아다녔다. 친구를 고통스럽게 한 ‘흑인 XX’가 눈에 띄면 죽이기 위해서였다”라는 리암 니슨의 인터뷰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불거지고 만 것. 이후 사과와 함께 본인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지만 많은 관객들이 실망감을 표한 상황. 인종차별에 특히 민감한 미국인만큼, 이번 논란이 영화 흥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4. 디 업사이드 (The Upside)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0%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3,372 (-196)
주말 수익: $7,082,763 (-18.4%)
북미 누적 수익: $85,663,12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94,563,129
제작비: $37,5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디 업사이드]가 신작들의 공세에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4위에 앉았다. 주말 성적은 불과 18% 하락에 그쳤으며, 지난주까지 1위를 달리던 [글래스]보다도 높은 순위로 2월 둘째 주말을 마무리했으니 실로 놀라운 뚝심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북미 성적은 8,560만 달러, 이 기세라면 북미 1억 달러 돌파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신생 배급사 축에 속하는 STX에게는 [배드 맘스] 이후 두 번째, 닐 버거 감독에게는 5년 만의 1억 달러 흥행작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줄 준비 중인 이 작품의 흥행가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해진다.

 

 

5. 글래스 (Glass)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6% / 관객 7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2
상영관 수: 3,254 (-411)
주말 수익: $6,279,655 (-34.2%)
북미 누적 수익: $98,331,23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22,214,147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3주간 어찌어찌 1위를 지켰던 [글래스]가 신작들과 [디 업사이드]에 밀리면서 5위로 내려왔다. 영화의 주말 성적은 627만 달러. 지난 주말(954만 달러)과 비교했을 때 성적이 약 34% 줄어들었는데, 개봉 이후로 가장 양호한 성적 감소치를 1위에서 물러나면서 기록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전작 [23 아이덴티티]의 최종 북미 스코어 1억 3,800만 달러를 넘기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이번 주중으로 북미 1억 달러선을 넘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예정이다. 여러모로 아쉽기는 해도 2,000만 달러로 전 세계 극장가에서 열 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으니, 블룸하우스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주말 [해피 데스데이 2 유]에게 기분 좋게 바통을 넘겨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작품도 1-2주 정도 더 상위권에 머무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2억 2,200만 달러.

 

 

6. 더 프로디지 (The Prodigy)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5% / 관객 5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2,530
주말 수익: $5,853,061
북미 누적 수익: $5,853,06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853,061
제작비: $6,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호러 신작 [더 프로디지]가 6위로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이상한 행동을 자주 보이는 아들과 그가 초자연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고 의심하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약 1,300만 달러의 개봉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85만 달러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관객과 평단의 평가라도 좋았으면 위로가 됐으련만 그 마저도 신통치 못한 상황, 그나마 다행이라면 공포 영화답게 ‘초저예산’으로 제작된 덕에 제작비 회수는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것이다. 거기다 배급을 맡은 오리온 픽쳐스가 올 6월 개봉하는 [사탄의 인형] 리부트도 맡았다고 하니, 일단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만족해야 할 듯하다.

 

 

7. 그린 북 (Green Book)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0% / 관객 9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2,149 (-499)
주말 수익: $3,443,975 (-20.8%)
북미 누적 수익: $61,378,75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07,894,443
제작비: $23,000,000
상영기간: 13주 (87일)

 

7위는 주말 간 344만 달러를 벌어들인 [그린 북]이다. 오스카 레이스를 앞두고 있는 이 작품의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6,130만 달러와 1억 780만 달러. 상위권 재진입 후 열심히 상영관을 늘려 나갔던 지난주와는 달리 극장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아카데미에서 자웅을 겨룰 다른 작품들에 비해 흥행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을 호재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8. 아쿠아맨 (Aquaman)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5% / 관객 7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2,202 (-724)
주말 수익: $3,201,653 (-34.4%)
북미 누적 수익: $328,448,69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20,948,695
제작비: $180,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아쿠아맨]이 8위로 내려앉았지만, 기분 좋은 소식과 함께 주말을 마무리했다. 320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거둔 영화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3억 2,840만 달러, 이번 주 안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3억 3,000만 달러)을 제치고 DC 코믹스 원작 영화 북미 흥행 기록 4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좋은 소식’은 바로 스핀오프 [더 트렌치] 제작에 들어갔다는 것. 깊은 해구에 서식하는 아틀란티스 7대 세력 중 하나로, 밤에만 나타나는 괴기한 이들의 이야기를 공포 영화로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제임스 완의 손길이 닿는 공포 영화가 어떤 티켓 파워를 가지고 있는지 모두가 익히 잘 알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1억 2,090만 달러.

 

 

9.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7% / 관객 9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7
상영관 수: 1,726 (-508)
주말 수익: $3,043,626 (-33.1%)
북미 누적 수익: $179,825,25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52,558,961
제작비: $90,000,000
상영기간: 9주 (59일)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9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2개월 간 상위권, 그것도 5위권을 굳건하게 지켰으나 이제는 신작들에게 자리를 내줄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주말 간 304만 달러를 더한 이 작품의 북미 스코어는 1억 7,980만 달러,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총 3억 5,250만 달러다.

 

 

10. 미스 발라 (Miss Bala) ( ↓ 7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5% / 관객 6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1
상영관 수: 2,203
주말 수익: $2,745,129 (-60.0%)
북미 누적 수익: $11,885,22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928,186
제작비: $1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3위로 데뷔한 [미스 발라]가 10위로 떨어졌다. 신작들이 대거 개봉하면서 순위뿐 아니라 성적도 무려 60%나 감소하고 말았는데, 이 정도 하락세면 사실상 흥행 레이스에서 물러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한 여성이 마약 카르텔의 범죄에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작품이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은 274만 달러,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1,188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