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데이가 포함된 나흘 간의 연휴, 그러나 2월 셋째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는 그 어느 때보다 고요했다. 2월 셋째 주말 박스오피스 상위권 12개 작품의 수익을 다 합치면 약 1억 900만 달러. [알리타: 배틀 엔젤], [어쩌다 로맨스], 그리고 [해피 데스데이 2 유]이라는 신작 세 편이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저조한 기록인데, 이는 2004년 이후 프레지던트 데이 주말 중 가장 안 좋은 성적이라고 한다. 지난해 [블랙 팬서]가 홀로 2억 달러를 같은 기간에 벌어들인 사실을 생각하면, 상당히 침체된 주말이었다는 것이 더 실감이 날 것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드림웍스 신작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 3]이 4,00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10년 시작된 인간 히컵과 드래곤 투슬리스의 특별한 우정을 그렸던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을 이 작품이 최악의 프레지던트 데이 주말을 보냈던 북미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2월 3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09,043,439/$120,524,713]

 

 

“2019년 2월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알리타: 배틀 엔젤 (Alita: Battle Angel)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0% / 관객 9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3,790
주말 수익: $28,250,000
북미 누적 수익: $36,966,23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37,385,895
제작비: $170,000,000
상영기간: 1주 (5일)

 

제임스 카메론의 ‘꿈의 프로젝트’ [알리타: 배틀 엔젤]이 2월 셋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일본 SF 만화 삼 대장 중 하나로 꼽히는 ‘총몽’을 원작으로, 인간의 두뇌를 가진 기계 소녀 알리타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본래 ‘총몽’ 영화화는 2000년도부터 계획되어 있었다. 당시 제임스 카메론이 판권을 사들이면서 영화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몇 년 내로 개봉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돌았으나 2009년 [아바타]의 흥행 대박으로 연기, [아바타] 속편 계획으로 한없이 밀리고 밀리다가 결국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자로 참여하고 [신 시티]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감독을 맡으면서 19년이 지나서야 개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기대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예상 오프닝 스코어는 1,400만 달러에 불과했으며, 개봉 전 전문가 평점은 로튼토마토 기준 30%였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영화는 개봉 이후 관객들에게 엄청난 호평을 받아 당초 예상의 2배인 2,820만 달러를 개봉 주말에 벌어들였으며, 전문가 평점 역시 60%대로 크게 올랐다. 물론 아쉬운 성적이기는 하지만 속편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고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한 가지 걸림돌이라면 이 작품의 어마어마한 제작비다. 1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한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다면, 제아무리 두터운 팬덤이 있다 한들 속편이 제작될 리 만무하다. [알리타: 배틀 엔젤]이 해피엔딩을 맞이할지, 새드엔딩을 보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3,700만 달러.

 

 

2. 레고 무비2 (The LEGO Movie 2: The Second Part)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5% / 관객 7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5
상영관 수: 4,303
주말 수익: $21,025,000 (-38.4%)
북미 누적 수익: $62,500,35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03,400,359
제작비: $99,000,000
상영기간: 2주 (11일)

 

지난주 1위로 데뷔한 [레고 무비2]가 한주만에 2위로 밀려났다. 주말 성적은 2,120만 달러, 나쁘지 않은 2주차 성적(-38%)이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난주에 워낙 실망스러운 오프닝을 거둔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한창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주말 [드래곤 길들이기 3]과 맞붙어야 하니, [레고 닌자고 무비] 이후 [레고] 시리즈의 부활을 꿈꿨을 워너브러더스 임원진의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패일 것만 같다.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으나 ‘속편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레고 무비2]의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6,250만 달러와 1억 340만 달러다.

 

 

3. 어쩌다 로맨스 (Isn’t It Romantic)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8% / 관객 6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3,444
주말 수익: $14,310,000
북미 누적 수익: $20,555,347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0,555,347
제작비: $31,000,000
상영기간: 1주 (6일)

 

발렌타인 데이 주말에 맞춰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어쩌다 로맨스]가 3위로 데뷔했다. 사고로 정신을 잃었던 여성이 깨어나고 난 뒤, 자신이 꿈꿨던 로맨스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관객과 평단에게 “유머러스하고 가볍게 즐기기에 좋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1,430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북미 외 지역에서는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2월 28일 공개될 예정.

 

 

4. 왓 멘 원트 (What Men Want)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4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2,912
주말 수익: $10,685,000 (-41.4%)
북미 누적 수익: $35,915,32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0,100,328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2주 (11일)

 

로맨틱 코미디 신작 [왓 멘 원트]가 4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개봉한 지 19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 흥행 2위’에 위치한 [왓 위민 원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주말 간 1,068만 달러를 더해 북미 누적 스코어를 3,590만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평단과 관객의 썩 좋지 못한 평가와 직접적인 경쟁작이라 볼 수 있는 [어쩌다 로맨스]의 개봉이 맞물린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다.

 

 

5. 해피 데스데이 2 유 (Happy Death Day 2U)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7% / 관객 6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3,207
주말 수익: $9,520,000
북미 누적 수익: $13,231,50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6,523,500
제작비: $9,000,000
상영기간: 1주 (6일)

 

혜성처럼 등장했던 호러 스릴러 [해피 데스데이]의 속편, [해피 데스데이 2 유]가 5위로 주말 박스오피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타임슬립/타임루프와 호러 장르를 절묘하게 섞었던 전작에 이어 또다시 베이비와 맞서게 된 트리의 이야기로, 이번에는 베이비가 친구들까지 노린다는 설정이다. 전작이 480만 달러 제작비로 전 세계 1억 2,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만큼 속편 제작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2년이 지나고 나니 관객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냉담했다. 개봉 주말 성적이 952만 달러로, 900만 달러 제작비를 바로 회수해 앞으로는 ‘뭘 해도 돈 버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삼부작까지 바라보고 있었던 유니버셜과 블룸하우스 입장에서는 현저하게 낮아진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하나의 고민거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2,650만 달러.

 

 

6. 콜드 체이싱 (Cold Pursuit)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3% / 관객 6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2,630
주말 수익: $5,965,000 (-45.9%)
북미 누적 수익: $21,087,33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1,087,332
제작비: $60,000,000
상영기간: 2주 (11일)

 

리암 니슨의 복수 액션 [콜드 체이싱]이 신작들에 밀리면서 6위로 밀려났다. 아들을 살해한 마약 조직을 처단하는 아버지의 복수를 그린 영화의 주말 성적은 596만 달러,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좋음에도 2주 연속 아쉬운 성적표를 받으면서 흥행 경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그동안 ‘액션 배우’ 리암 니슨의 캐릭터가 비슷했기에 관객이 피로감을 느낀 감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아무래도 인종차별 논란이 흥행에 큰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총 2,100만 달러.

 

 

7. 디 업사이드 (The Upside)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0%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2,781 (-591)
주말 수익: $5,480,000 (-22.6%)
북미 누적 수익: $94,087,03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04,967,031
제작비: $37,500,000
상영기간: 6주 (39일)

 

5위권을 단단히 지켰던 [디 업사이드]가 개봉 6주 만에 7위로 내려앉았다. 주말 간 548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현재 북미 성적은 9,400만 달러, 꿈만 같던 1억 달러 돌파를 사실상 확정한 셈이다. 이런저런 고초를 겪은 끝에 개봉한 [디 업사이드]이기에, 이 작품의 성공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8. 글래스 (Glass)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7% / 관객 7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2
상영관 수: 2,449 (-805)
주말 수익: $3,913,000 (-37.7%)
북미 누적 수익: $104,543,91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35,596,915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5주 (32일)

 

[글래스]가 391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8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개봉 5주차에 접어들면서 올해 개봉작 중 최초로 북미 1억 달러 고지를 넘는 데 성공, [23 아이덴티티]가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고 있지만 삼부작의 마무리로는 양호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2억 3,550만 달러.

 

 

9. 더 프로디지 (The Prodigy)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7% / 관객 5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5
상영관 수: 2,530
주말 수익: $3,168,439 (-45.9%)
북미 누적 수익: $11,033,91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033,913
제작비: $6,000,000
상영기간: 2주 (11일)

 

지난주 6위로 데뷔한 호러 신작 [더 프로디지]가 9위로 내려앉았다. 사흘간 316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1,100만 달러, 이는 최근 다시 영화 배급을 시작한 오리온 픽쳐스의 최고 흥행 성적이기도 하다. 예상보다 아쉬운 성적을 거두게 되었지만 지난주 언급했다시피 제작비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 그리고 다음 작품이 북미에서 한껏 기대를 받고 있는 리부트 [사탄의 인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시작인 듯하다.

 

 

10. 그린 북 (Green Book)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9% / 관객 9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1,618 (-531)
주말 수익: $2,852,000 (-17.2%)
북미 누적 수익: $65,957,40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27,096,401
제작비: $23,000,000
상영기간: 14주 (95일)

 

주말 박스오피스 톱10의 마지막 자리는 [그린 북]이 차지했다. 개봉 14주차, 4주간 상위권 밖에서 머물다 복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작품의 저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새삼 놀라게 된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6,590만 달러와 1억 2,700만 달러,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아카데미에서 [그린 북]이 얼마나 빛을 발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