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관객과 평론의 줄기찬 혹평에도 흥행에 성공하고, 아카데미 분장상도 수상했다. 그럼에도 다음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너무나 험난했다. 이제 감독과 개봉일이 확정되고 배우들도 합류하며 점점 모양을 갖춰가고 있으니, 지금까지 전해진 소식을 정리하며 영화가 겪어야 했던 부침을 살펴본다. 감독이 합류했다 빠지고, 세계관이 공식적으로 ‘유야무야’한 상황을 모두 견딘 영화는 어떤 모습을 선보일까?

 

1. ‘할리퀸’은 건졌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관객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받은 건 엉망진창 스토리를 커버한 매력적인 캐릭터, 그중에서도 ‘할리퀸(마고 로비 분)’ 덕분이었다. 코믹스 캐릭터만큼 패션 센스와 매력이 넘치는 악당은 각종 코스프레와 2차 창작의 주인공이 됐다.

워너 브러더스도 할리퀸의 인기를 인정하듯 그가 중심이 된 다양한 속편을 기획 중이라 발표했다. 그때 언급된 작품이 [수어사이드 스쿼드 2], [고담 시티 사이렌],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퀸과 조커(자레드 레토 분)의 새 영화 등이다. 그중 기획 그대로 제작이 추진된 것은 [버즈 오브 프레이] 뿐이며, [고담 시티 사이렌]은 여전히 기획개발 중이고, 조커 & 할리퀸 영화는 제작이 취소됐다.

2. 교체, 또 교체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화앤담이엔티

1편이 흥행했으니까,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으니까 쉬울 줄 알았던 속편 제작은 자꾸만 암초에 부딪힌다. 2016년 3월 워너 브라더스가 속편 제작을 확정했을 땐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복귀하리라 기대했지만, 에이어는 할리퀸이 중심이 될 [고담 시티 사이렌]을 택하며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편에서 하차했다. 2017년 9월, 워너는 [어카운턴트] 게빈 오코너 감독을 기용해 각본과 연출을 맡겼다. 2018년 각본이 완성됐지만 [버즈 오브 프레이]와 내용이 너무 유사하다는 이유로 제작이 미뤄졌다.

3. 제임스 건의 합류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작년 10월, 제임스 건이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편 각본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여년 전 작성된 소아성애를 내포한 트윗 때문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3] 감독에서 해고된 지 3달 만이었다. 올해 1월 제임스 건이 각본에 이어 연출까지 맡는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고, 영화 개봉은 2021년 8월 6일로 확정됐다. 이로써 제임스 건은 조스 웨던에 이어 마블과 DC 양쪽을 모두 오고가며 단독 영화를 만들게 됐다.

4. 속편인데 속편이 아니다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임스 건의 합류로 가장 크게 바뀐 건 그동안 ‘속편’으로 불리던 새 영화가 속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작자 피터 사프란은 이를 ‘소프트 리부트’라고 설명했다.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같은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전작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짠다는 것이다. 제목 또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2’가 아닌 ‘The’가 붙었다. 워너 브러더스는 공식적으로 영화를 속편이 아닌 ‘리부트’로 명명했다.

5. 누가 누가 출연하나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BBC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되는 동안 1편 배우들은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1편 인기를 견인한 ‘1등 공신’ 마고 로비는 여성 팀업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에 집중하면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출연하지 않는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올 2월 기존 출연진 중 가장 먼저 복귀를 확정했다. 로비 외에 바이올라 데이비스, 조엘 킨나만, 제이 코트니가 각각 아만드 윌러, 릭 플래그, 캡틴 부메랑으로 복귀한다.

1편의 ‘데드샷’ 윌 스미스가 스케줄 문제로 영화 출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워너는 3월 이드리스 엘바를 윌 스미스에 이어 데드샷으로 캐스팅했다. 하지만 4월 초,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데드샷은 완전히 빠지고 엘바는 새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윌 스미스가 창작적 견해 차이가 아닌 스케줄 문제로 빠진 만큼 그의 복귀를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6. 제임스 건의 ‘가오갤 3’ 복귀, 향후 일정은?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지난 3월 15일, 디즈니는 [가오갤 Vol. 3]의 감독으로 제임스 건을 다시 기용했다. 건의 해고 결정을 내린 건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 앨런 혼인데, 이후 여러 차례 직접 면담하고 건의 사과와 이후 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보고 그를 재고용하기로 결심했다. 마블 스튜디오는 지난 몇 개월 간 [가오갤 Vol. 3]의 감독을 새로 선임하지 않았던 게 뒤늦게 알려졌다.

제임스 건의 복귀로 9월 시작할 예정이었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촬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래서 워너 브러더스와 마블 스튜디오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제작이 완료되면 [가.오.갤 Vol. 3] 촬영을 하기로 합의했다. 건은 지난 7월 해고 전에 각본을 완성해 제출했으며, [가오갤 Vol. 3]는 최종본대로 촬영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