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과 [어벤져스: 엔드게임], 그리고 칸 영화제 초청작 발표까지. 2019년 4월이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 영화와 드라마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는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시기에 알맞게, 모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다양하고 재미난 소식들이 지난주 영화/드라마계에서 쏟아져 나왔다.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칸 영화제 조직위원장의 생각부터 아카데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로만 폴란스키의 이야기까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영화제가 모든 영화를 위한 창구가 될 순 없다”

– 피에르 레스큐르 –

 

넷플릭스 영화가 올해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둘의 갈등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봉준호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의 [마이어로위츠]가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는데, 프랑스극장협회 측에서 크게 반발했다. 결국 2018년,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스트리밍 회사의 영화는 경쟁부문에는 출품할 수 없다”라며 영화제의 오랜 전통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데 이어, 아카데미 감독상을 비롯해 3개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올 초 넷플릭스와 칸 영화제가 다시 협상을 진행했으나 아쉽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칸 영화제 초청작을 발표하는 자리였던 지난 18일, 칸 영화제 조직위원장 피에르 레스큐르가 넷플릭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넷플릭스가 이끄는 영화계 혁명과 진화가 분명 존재한다.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며 말문을 연 그는 “그러나 이들은 우리의 방식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 현재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경계하는 이유는 추후 이들이 몰고 오는 변화가 우리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뒤이어 “현재 영화제가 모든 영화를 위한 창구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추후 몇 년 사이에 우리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영화 산업 전체가 이러한 트렌드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 올 것” 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칸 영화제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암시했다.

 

출처: Deadline

 

 

“더 이상 다 큰 어른들을 혼내지 못해 아쉽다”

– 벨라 램지 –

 

[왕좌의 게임]은 딱히 누구 하나를 ‘주인공’이라 지칭하기 힘든 TV 시리즈다. 그만큼 캐릭터 개개인의 매력이 분명하다는 뜻인데, 비교적 늦은 시기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드라마를 이끌었던 이들만큼 사랑받은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리안나 모르몬트다. 모르몬트 가문의 막내딸인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언변과 빼어난 통솔력으로 단숨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물로,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북부의 아이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8년간 이어져 온 [왕좌의 게임]이 고작 네 에피소드만을 남긴 지금, 리안나 모르몬트를 연기한 벨라 램지는 어떤 점이 가장 아쉬울까? 바로 “다 큰 어른들 앞에 서서 그들을 혼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누가 들어도 ‘리안나 모르몬트’스러운 대답을 남긴 그녀는 뒤이어 “자신감 넘치는 인물을 연기할 기회는 본인의 자존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긴장되는 상황에 놓였을 때, 당당한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상상하면서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리안나의 당당함이 그리울 것 같다”라며 아쉬움과 함께 자신의 연기 철학을 내비쳤다.

 

출처: TheCut

 

 

“[어벤져스] 촬영 당시 너무 웃어서 조스 웨던이 화를 낼 정도였다”

– 크리스 헴스워스 –

 

전 세계가 기다렸던 TV 시리즈가 [왕좌의 게임]이라면, 영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10년간 쌓은 이야기의 정점인 만큼 팬들의 기대도 크지만, 더 이상 어벤져스 원년 멤버들이 뭉치는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팬들의 아쉬움이 닿아서일까? 크리스 헴스워스가 MCU를 함께 이끌었던 다섯 배우와의 즐거웠던 한 때를 공개했다. “[어벤져스]였는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라며 최근 한 인터뷰에서 말문을 연 그는 “여섯 명이 한 데 뭉친 장면이었는데, 모두 대사가 한 마디씩 있는 상당히 간단한 촬영이었다. 문제는 서로 대사를 제대로 치지 못하고 빵 터졌다는 것이다. NG가 거듭되자 조스 웨던의 얼굴에 화가 나고 피곤한 기색이 다 드러났고, 그가 화를 낼수록 더 웃긴 상황이 연출되었다”라며 조스 웨던 감독만 고생스러웠던 촬영장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었다. 뒤이어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느낌도 들었다. 웃으면 안 되는데 자꾸만 웃음이 터지는 그런 상황이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았나?”라며 결코 조스 웨던을 불편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고 덧붙이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유쾌한 여섯 어벤져스가 함께 있는 모습을 [엔드게임]을 끝으로 볼 수 없다니, 한 사람의 팬으로서 아쉬울 따름이다.

 

출처: indieWire

 

 

“아카데미 퇴출은 잘못된 결정” vs “근거에 기반한 올바른 선택”

– 로만 폴란스키 & 아카데미 –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지난 5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제명됐다. 1977년 아동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도피한지 40년이나 지나서야 결정된 사안으로, 작년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었던 성범죄 스캔들의 빌 코스비와 함께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박탈당한 것이다. 당시 로만 폴란스키 담당 변호사는 “아카데미는 폴란스키에게 항변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통보도 없이 그를 제명했다”라며 소송을 예고했고, 폴란스키는 퇴출 직후 폴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은 집단 히스테리에 불과하다”라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9일, 로만 폴란스키가 아카데미 회원 지위 회복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폴란스키 측은 “아카데미의 퇴출 결정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판단의 근거가 부족하고, 근거를 뒷받침할 증거조차 부족하다”라며 아카데미가 제명 결정을 철회하고 소송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LA 고등법원에 서류를 제출했다. 이에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성명서를 통해 “로만 폴란스키를 제명할 판단의 근거는 충분하고 타당하다. 아카데미는 제명 결정을 결코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주었다.

 

출처: Variety

 

 

“디즈니가 날 해고하기엔 이미 늦었지!”

– 마크 해밀 –

 

[스타워즈] 마크 해밀은 팬들과 자주 소통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소통만큼이나 이들에게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는데, 평소에도 [스타워즈] 신작 소식을 목 빼고 기다렸던 팬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골탕 먹였던 그가 [스타워즈: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예고편이 공개된 지금 시점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영화사 입장에서 그의 돌발 행동은 충분한 불안요소일 수 있다. 특히 스포일러라면 학을 떼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마크 해밀은 장난을 멈출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최근 세스 메이어스의 [레이트 나잇]에 출연한 그는 “영화가 12월에 개봉하니 이제 팬들을 놀릴 수 있는 시간이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낸 이후, “온라인에서 팬들을 놀리고 그들의 반응을 살피는 일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물론 디즈니가 내 행동을 좋아할 리 만무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를 해고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라며 너스레를 떨어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 SNS에 “메모: [스타워즈: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개봉까지 8개월 3일. 박차를 가하자. #웃음(Farce)이나와함께하기를”라는 재치 있는 트윗으로 앞으로도 자신의 ‘트롤링’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스타워즈: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개봉 전까지 마크 해밀이 어떤 참신한 방법으로 팬들을 골려줄지 기대된다.

 

출처: TH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