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빈상자

 

 

월트 디즈니사는 넷플릭스가 장악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고, 드디어 올해 11월 디즈니 플러스의 출발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월트 디즈니사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넷플릭스를 통해 공급하던 콘텐츠를 하나하나 회수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속도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가장 놓치고 싶지 않았던 콘텐츠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나 마블 시리즈가 아니라 NBC 유니버설의 [오피스]였다. [오피스]는 2018년 시청점유율 7.19%로 넷플릭스 미국 내 구독자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였다. 2위 [프렌즈]의 시청점유율 4.13%와도 차이가 크다.

 

이미지: NBC ‘오피스’

넷플릭스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오피스]가 넷플릭스와 계약이 끝나는 2020년 말 이후로 NBC로 돌아가는 것이 지난 6월 말 공식화되었다. 곧 이어 [프렌즈]마저 2020년 초반 이후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프렌즈]를 소유한 워너미디어도 독립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오피스]와 [프렌즈]에 이은 넷플릭스 내 시청점유율 3위(2.34%)의 드라마는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이하 ‘팍스’)]인데, 이 시트콤은 [오피스]의 스핀오프나 마찬가지다. [오피스] 작가진이 주축이 되어 [오피스]의 스핀오프로 기획했다가 결국은 독립된 드라마로 나온 작품이다. 문제는 [오피스]와 마찬가지로 [팍스] 또한 NBC 유니버설이 저작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계약이 불안하다. 넷플릭스 마블 시리즈가 모두 취소되었을 때 낙관적으로 남았던 사람들도 이제 진심으로 넷플릭스의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미지: NBC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아쉽게도 국내 넷플릭스에서는 [오피스]나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를 볼 수 없다 (왓챠플레이 ‘오피스’ / 아마존 ‘오피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서비스 중)

 

[오피스]와 [팍스]의 탄생 배경

 

이렇게 넷플릭스의 운명을 뒤흔들 만큼 미국에선 인기가 많은 시트콤이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인기나 인지도는 미미한 편이다. [프렌즈],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 [빅뱅이론]까지 시트콤은 오랫동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드 장르이지만, [오피스]와 [팍스]의 형식과 유머는 이전은 물론 현재의 다른 미국 시트콤과도 많은 점에서 결을 달리한다.

 

그 이유는 [오피스]의 탄생 배경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2005년 첫 방영된 NBC의 [오피스]는, 앞서 영국에서 방영된 BBC의 동명 드라마에서 시작했다. [팍스]는 [오피스]가 인기를 얻은 후 처음에는 스핀오프로 기획되었지만, 2009년 독립된 시트콤으로 데뷔했다. [오피스]의 미국 현지화와 대부분의 각본 작업에 참여했던 그렉 대니얼스와 역시 [오피스]의 작가였던 마이클 슈어가 [팍스]의 제작과 각본을 맡았다.

 

보통 영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해도 대서양을 건너가면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미국식으로 완연히 거듭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피스]는 초기에 원작에 상당히 충실했다. 특히, 첫 번째 시즌은 원작 이야기나 인물은 물론, 냉소적인 유머와 기를 빨리는 듯한 사무실 분위기마저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미국식으로 변화했고, [팍스]에 이르러서는 (‘오피스’ 초기에 비하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이미지: NBC

그렉 대니얼스에 따르면, [오피스]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창작된 [팍스]는 그동안 [오피스]가 겪은 경험과 변화는 물론,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에 고무된 때였고, 미국에서는 진보주의가 폭넓은 공감대를 얻어가던 시대였다. 이러한 이유로 [팍스]는 전반적으로 [오피스]보다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팍스]의 중심축을 이루는 두 주인공으로 레슬리 놉(에미이 포엘러)과 앤 퍼킨스(라시다 존스) 두 여성이 나온 것도 그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미투 운동과 성차별 논란이 격화되기 이전의 일이다.

 

[오피스]와 [팍스]는 같은 부모 아래 태어나 비슷한 옷을 입고 같이 성장했지만, 이렇게 조금 다른 출발 배경은 둘 사이에 분명히 존재하는 차이점을 만들었다. 두 드라마를 모두 즐기는 팬들도 많지만, 이 때문에 취향에 따라 팬이 갈리기도 한다.

 

 

불안했던 시작

 

[오피스]는 던더 미플린사의 펜실베니아주 스크랜튼 지점 사무실을,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은 인디아나주 포니시 시청의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부서를 배경으로 한다. 두 드라마는 수많은 인물(직원)이 나오는 앙상블 캐스팅을 하고 있는데, [오피스]에서는 지점장인 마이클 스캇(스티브 카렐)이, [팍스]에서는 의욕 넘치는 공무원 레슬리 놉이 중심인물이다.

 

이미지: NBC

우울한 런던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온 탓에 [오피스]의 미국 데뷔는 쉽지 않았다. 촬영 방식과 유머가 낯설기도 했지만, 기존의 미국 시트콤에 비해 분위기는 칙칙했고 인물들은 축 쳐져있었다. 제작사도 이러한 분위기가 위험한 시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 회 22분 정도의 짧은 분량임에도 첫 시즌은 미드로는 매우 짧은 6화만 제작되었고, 그것도 정규시즌이 아닌 다른 방송 사이 빈자리를 메꾸는 미드시즌에 시작해 간 보기에 들어갔다.

 

이전에 없던 드라마의 등장에 평론과 시청자의 평가는 엇갈렸다. 평론가들은 비교를 위해 망한 시트콤 리스트를 뒤적이기도 했다. 시트콤의 힘은 캐릭터의 호감도와 비례하기 마련인데, [오피스]는 비호감 캐릭터가 많았다. 특히 주인공 마이클은 그가 들고 있는 ‘세계 최고의 상사’라는 머그컵과 달리 최악의 상사였다. 시청자들은 그런 사람을 집에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지: NBC

그럼에도 [오피스]는 같은 해에 이어진 두 번째 시즌에서 편수를 22화로 늘리며 안착했다. 평론가와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드라마의 분위기와 캐릭터들의 성격이 차츰 변화했다. [오피스]의 성공을 발판으로 시작한 [팍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기대가 많았던 [오피스]의 팬들은 그들만의 이유로, 여전히 낯선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또 그들만의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팍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엄격한 형식과 플롯에서 보다 자유로운 시트콤/코미디의 장점을 한껏 활용했다.

 

이미지: NBC

모큐멘터리, 혹은 관찰 예능과도 같은 시트콤

 

기본적으로 [오피스]와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는 가짜 다큐멘터리, 즉 모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한다. ‘다큐 3일’을 보는 듯, 잠입 취재로 촬영한 영상을 보는 듯, 카메라는 등장인물을 열심히 따라도 다니고 훔쳐보기도 한다. 1~2대 소수의 카메라는 말하고 있는 인물을 따라 좌우로 왔다 갔다 하기 바쁘고, 인물은 종종 카메라를 바로 쳐다보며 눈치를 보거나 시청자와 무언의 교감을 나눈다. 중간중간에는 제작팀과의 인터뷰가 있어서 설명을 더하거나 진심을 털어놓기도 한다.

 

 

어색하고 불편한 정적이 흐르는 유머

 

[오피스]와 [팍스]만의 독특함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작할 때 테마 음악을 제외하고 다른 시트콤이나 일반 드라마에 흔한 음악이 없다. 무엇보다, 미국 시트콤의 상징과도 같은 ‘웃음 효과’가 없다. 그동안 미국 시트콤을 볼 때마다 (이해는 못했지만) ‘웃음 효과’를 따라 일단 열심히 따라 웃고 봤던 우리들을 당황스럽게 하기 충분했다.

 

이미지: NBC

게다가 대사 간의 속도는 느리고 유머는 건조하다. 특히, [오피스]는 정도가 심하다. 그에 비하면 [팍스]의 속도는 좀 더 빨라져서, 다소 정신없이 이어지고 돌아가는 느낌이다. [오피스]는 인물들의 대사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아무 반응이나 말도 없이 어색하고 불편한 정적이 흐를 때가 많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까지도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드는 순간들이다. 멋쩍은 캐릭터가 카메라를 보고 시청자와 눈을 맞추면, 그제야 피식 실없는 웃음이 나온다.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최악의 근무환경

 

[오피스]와 [팍스]의 주인공은 결국 모두 직장인이고 무대는 직장이다. [오피스]의 사무실은 누가 봐도 최고의 근무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형광등 조명은 생기가 없고, 창문도 거의 없이 사방이 막혀버린 사무실은 자연광이 들어올 틈도 없다. 프린터 용지와 사무기기로 가득 찬 사무실의 동선은 답답하고 책상 사이의 거리는 불편할 정도로 가깝다. 그것도 가장 싫은 사람과 이웃해야 한다면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 것 같은데, 직원 동료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서로 친하지도 않다.

 

이미지: NBC

최악의 근무환경은 [팍스]에 이르러서 많이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텅스텐 조명이 전체를 덮고, 직원 내 책상도 멀찌감치 벌어져 (딴짓할) 여유가 생겼다. 레슬리와 론 (닉 오퍼맨) 뒤로는 야외 아뜰리에가 훤히 보이는 창이 있고, 그 틈으로 자연광도 잘 들어온다. 동료들 사이는 굉장히 좋거나 원만하고, 제리를 왕따 시키고 놀리는 일에도 늘 일심동체다.

 

이미지: NBC

무언가 끔찍할 정도로 현실적인 [오피스]의 사무실은 드라마의 인물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인물들은 다소 과장되는 면이 없진 않지만, 억지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한두 사람 건너서 직장 동료의 뒷담화를 들을 때처럼 조금 부풀려지는 정도다. 그에 비해 [팍스]는 캐리커쳐처럼 확실히 극과 극으로 밀어버린다. 일반적인 미국 시트콤다운 친근한 느낌이 들면서도 여기가 원래 뭐하는 사무실이고 저들이 뭐하는 사람들이었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다. (공무원들 맞아요?)

 

 

캐릭터의 인생 역전

 

두 드라마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은 호불호가 항상 있지만, 호감이 가는 캐릭터가 많은 [팍스]에 비해 [오피스]는 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다. 특히 초기 [오피스]의 주인공 마이클 스캇 지점장은 심각했다. 악의는 없다고 하지만, 마이클은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성, 인종, 성적 취향을 차별하는 발언과 행동을 많이 한다. 그렉 대니얼스는 각본을 쓸 때, 기본적으로 상사가 직장에서 해서는 안 될 언행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그대로 마이클의 말과 행동에 반영했다.

 

이미지: NBC

또한 상사인 마이클에게는 아첨하고 동료 직원에게는 독선적인 게슈타포 경찰처럼 행동하는 드와이트(레인 윌슨)는 던더 미플린의 모든 직원은 물론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다행이라면, 마이클과 드와이트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점차 호감 캐릭터로 변화하고, 아이러니라면, 결과적으로 [오피스]의 최고 인기 캐릭터가 된다는 거다. [빅뱅이론]에서 주인공 레오나드의 비호감 친구였던 쉘든이 결과적으로 최고 인기 캐릭터가 되고 스핀오프 드라마까지 생긴 과정과 비슷하다.

 

이미지: NBC

드와이트의 인기 때문에 그가 주인공인 스핀오프도 생길 뻔했다. 스핀오프로 기획되었던 [팍스]가 결국 독립된 시트콤으로 시작한 이후였다. [팍스]가 방향을 튼 건 그렉 대니얼스 등 제작진의 결정이었지만, 드와이트의 드라마 [더 팜]을 거절한 것은 NBC였다. 대니얼스는 아직도 이를 아쉬워한다.

 

 

[오피스]와 [팍스] 전후의 배우들

 

스티브 카렐은 [오피스] 출연 이전에는 많이 알려진 배우가 아니었다. 대박난 독립영화 [사이드웨이]의 폴 지아마티가 먼저 마이클 역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고, 나중에 [브레이킹 배드]에서 살 굿맨이 되는 밥 오덴커크가 거론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덜 유명하고 연기 경력도 짧았던 스티브 카렐이 역을 맡았는데, [오피스]와 더불어 시즌 1과 2 사이에 개봉한 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가 성공하면서 그의 몸값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스티브 카렐은 [오피스]는 물론 여러 영화에서 코미디 연기로 빛을 냈지만, [빅쇼트]와 특히 [폭스캐쳐]를 통해 정통극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이미지: NBC

[팍스]에서 지금 기준으로 최대 스타가 된 배우는 앤디 드와이어 역의 크리스 프랫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팍스]에서 얻은 인기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캐스팅된 것은 아니었다. 크리스 프랫이 마블에서 입금하기 전 몸매로 연기했던 앤디는 초반만 해도 여친에게 얹혀사는 민폐 캐릭터에 가까웠고, 드라마에서 가장 모자라고 해맑기만 한 캐릭터였다.

 

앤디보다 앤디의 여친/아내 에이프릴(오브리 플라자)과 무정부주의자 공무원 론 스완슨의 인기가 훨씬 높았다. 그랬던 크리스 프랫이 지금은 슈퍼히어로들과 나란히 하고, 공룡을 조련하는 스타가 된 모습이 여전히 낯설 때가 가끔 있다.

 

이미지: NBC

짐(존 크라신스키)과 팸(제나 피셔)은 [오피스]에서 가장 평범한 캐릭터였고, 마이클의 불편한 농담과 드와이트의 과장된 농담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즐거운 농담의 주인공이었다. 덕분에 9개의 시즌 내내 꾸준한 인기를 얻었는데, 그에 비하면 [오피스] 이후로 존 크라신스키와 제나 피셔를 보기는 의외로 쉽지 않다.

 

존 크라신스키는 작년에 히트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제작, 감독, 그리고 주연까지 하면서 다시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그 사이 더 큰 스타가 되어버린 아내 에밀리 블런트가 그의 유명세를 눌러버린 느낌이다. 제나 피셔는 예상외로 [오피스] 이후로 보기가 힘들어졌다. 오히려, 시즌 초기에 짐의 썸녀 케이티로 잠깐 출연했던 에이미 아담스가 더 큰 스타가 되었다. 둘은 얼핏 닮기도 했는데, 극중에서 케이티를 ‘팸 6.0 버전’으로 부른 것은 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지: NBC

그 외 [오피스]에서 비교적 작은 역이었던 캘리의 민디 케일링은 드라마의 작가이기도 했는데, 나중에 훌루의 히트작 [민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각본을 썼을 뿐만 아니라 주연까지 맡으면서 크게 유명해졌다. 두 작품 모두 출연한 유일한 배우인 라시다 존스는 [오피스]에서 출연할 때는 비중이 적지 않았고, [팍스]에서는 주인공 급이었다. 그런데, 코미디 연기가 다소 부족한 데다 그녀의 캐릭터인 캐런과 앤도 미움을 사기 쉬운 대상이었다. 하지만, 퀸시 존스의 딸로 어렸을 때부터 부유하게 자란 라시다 존스를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미지: NBC

한편, 레인 윌슨은 작년 NPR과 인터뷰에서 [오피스] 이후 완전하게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전히 고전 중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가장 특징적인 캐릭터인 드와이트를 통해 많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드와이트의 이미지는 배우 레인 윌슨을 완전히 잠식해버렸다. 이전에는 브로드웨이에서만 10년 정도 연기한 배우였지만, 이후의 배역 제안은 거의 대부분 드와이트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한다.

 

2004년, [오피스]의 파일럿 촬영을 하던 중 점심시간에, 스티브 카렐은 “앞으로 우리는 죽을 때까지, 이번 배역으로 기억될 것 같아”라고 말했다. 아마, 그 당시에는 스티브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없었을 것이고, 그것이 실현되리라고 예상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현실화되었는데, 그것이 누군가에겐 축복이 되고, 누군가에겐 스티그마가 되는 아이러니는 최대 히트작을 둘러싸고 늘 반복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