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미디어든 뉴 미디어든, 주요 미디어 기업은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발을 담갔다.

디즈니, 애플, 워너미디어, NBC유니버설까지 9개월 내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편리한 미디어 서비스 이상의 문화로 키워낸 넷플릭스는 경쟁사의 론칭 준비를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에이미 레인하드 넷플릭스 콘텐츠 매입 담당 부사장이 미국방송제작자연맹(NATPE) 스트리밍 플러스 컨퍼런스에서 넷플릭스의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안다,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미디어 기업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2020년 상반기엔 모두 론칭한다. 아마존, 훌루 등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도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도 거센 압박을 받고 있으며, 경쟁이 치열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전통 미디어 기업은 풍부하고 탄탄한 라이브러리를 소유하며, 서비스 세계 구축에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라이브러리 콘텐츠 전체를 공급하진 않으며,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급하는 양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다. 아마도 이것이 기업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인하는 정도를 의미하지 않을까?

‘프렌즈’와 ‘오피스’가 빠져도 괜찮다

이미지: NBC

2020년엔 넷플릭스 미국 서비스에서 [프렌즈]와 [오피스]가 제외된다.

미국 사용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두 편이 빠진다면 넷플릭스엔 큰 타격일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2016년 폭스와 디스커버리 콘텐츠의 서비스를 중단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비친다. 당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소비자들이 플랫폼 내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레인하드 부사장은 두 프로그램이 빠져도 사용자는 서비스를 해지하기보단 다른 작품을 볼 것이라 확신한다.

TV 시리즈 해외 배급은 여전히 넷플릭스

미국 콘텐츠의 스트리밍 서비스 배급은 각 스튜디오가 자사의 서비스를 통해 진행하지만, 넷플릭스는 여전히 미국 TV 시리즈 해외 배급권을 가지고 있다. ([프렌즈]와 [오피스]의 해외 라이선스도 유지된다) 아직 국제적 규모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어려운 기업에 넷플릭스는 좋은 파트너다. 또한 론칭할 서비스 중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운 곳은 디즈니뿐이다. 넷플릭스는 라틴 아메리카, 유럽, 인도 등 지역 콘텐츠 시장에선 여전히 큰 손이다.

불확실성 큰 미국 외 극장 상영의 대안

이미지: STX / Warner Bros.

넷플릭스는 몇 년간 미국 스튜디오의 중급 규모 영화를 미국과 일부 지역을 제외한 곳에 직접 공급했다. 작년엔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을 미국과 중국 제외한 지역에 배급했고 올해 상반기엔 [세컨드 액트], [어쩌다 로맨스], [샤프트] 등을 개봉 몇 주 내에 서비스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극장 개봉 영화가 대규모 블록버스터 또는 독립 영화로 양분되는 경향이 보인다. 중급 규모 영화는 제작도 잘 안 될 뿐더러 흥행도 어렵다. 넷플릭스가 배급한 영화도 제작비 1천 6백만 ~ 4천 5백만 달러 정도의 소-중규모 영화인데, 미국 박스오피스 성적은 예측할 수 있지만 해외 성적은 가늠하기 어렵다.

레인하드 부사장은 넷플릭스의 영화 배급은 스튜디오와 플랫폼 모두 윈-윈하는 전략이라 주장한다. 넷플릭스로 배급하면 극장-VOD-TV 방영 등 플랫폼별 홀드백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며 거래 한 번에 채산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샤프트]의 미국 박스 오피스 성적이 저조했으나 레인하드에 따르면 넷플릭스 해외 사용자에겐 반응이 좋았다. 박스오피스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어떤 방식이 수익을 가져올 지 시험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시장 개척 &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

넷플릭스는 해외 시장 중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이미 포화하고 성숙한 상태가 되었다고 판단한다. 반면 중앙 유럽,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은 급성장 중이며, 넷플릭스는 이곳을 공략하고 있다.

레인하드 부사장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매입이 지역 미디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 특히 “지역의 독특한 취향이 존재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추진할 때 1순위로 꼽히지 않을 지역에선 현지 콘텐츠의 배급만으로 드라마틱한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의사 결정은 지역 특성에 맞춰 진행된다. 예를 들어 인도 사용자는 할리우드 콘텐츠에 거의 반응이 없고, 로컬 영화를 보려는 경향이 강하므로 이에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