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와 바이아컴이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몇 년간의 물밑 작업과 48시간의 막판 마라톤협상 끝에 두 회사는 13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됐다. 주식 거래 방식으로 CBS가 바이아컴을 인수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주식 가치 비율은 CBS 0.61: 바이아컴 0.39 다. 바이아컴 주주는 1주당 CBS 주식 0.59625주를 교환할 수 있다. 합병 가액은 약 120억 달러이며, 합병 회사 가치는 약 320억 달러다. 합병은 연말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발표 후 양사의 주가는 2% 전후 상승했다.

새 회사를 이끌 리더도 정해졌다. 밥 배키쉬 바이아컴 CEO가 새 회사 ‘바이아컴CBS’의 사장-CEO가 되며, 조 이아니엘로 현 CBS CEO 대행은 CBS 회장-CEO로서 CBS 자산을 관리한다. 두 회사의 합병을 주도한 모기업 내셔널 어뮤즈먼트의 샤리 레드스톤 부회장은 바이아컴CBS의 회장으로 취임한다.

CBS CBS, The CW (50%), CBS 텔레비전 스튜디오
텐 네트워크 홀딩스 (호주 상업 TV 채널)
쇼타임, Pop, CNET (케이블), 17개 미국 지역 채널
CBS 올 액세스(스트리밍), 사이먼 & 슈스터 (출판)
바이아컴 파라마운트 픽쳐스 (애니메이션, BET 필름, 니켈로디언 무비)
파라마운트 텔레비전 스튜디오
CMT, MTV, VH1, 코미디 센트럴, TV랜드, 니켈로디언, BET
Telefe(아르헨티나 채널), Channel 5 (영국 채널)

CBS & 바이아컴 대표 자산

2000년 내셔널 어뮤즈먼트, CBS 인수 & 바이아컴 합병 완료
2006년 섬너 레드스톤 내셔널 어뮤즈먼트 회장 주도로 두 회사 분리
2016년 2월 섬너 레드스톤 사임 & 명예회장 취임
2016년 11월 샤리 레드스톤 내셔널 어뮤즈먼트 부회장이 합병 뜻 밝힘
2017년 5월 레슬리 문베스, CBS CEO 2021년 중순까지 계약 연장
2018년 2월 CBS-바이아컴 양사 합병 검토 특별위원회 설치
2018년 5월 CBS 이사회, 내셔널 어뮤즈먼트와 샤리 레드스톤 부회장 특별위원회 간섭 배제 소송
2018년 9월 레슬리 문베스, 성희롱 혐의로 CBS CEO 사임
2019년 8월 CBS-바이아컴 이사회, 48시간 막판 협상으로 합병 타결

CBS & 바이아컴 분리와 합병의 역사

목표는 글로벌 진출 & 프리미엄 콘텐츠 확대

바이아컴CBS의 다음 목표는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두 회사의 글로벌 제작 및 배급 능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아이넬로는 직원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합병은 전 세계 시장을 향한 우리의 야망에 가속을 걸 것”이라 말했다. 배키시는 “합병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미래를 만들어갈 몇 안 되는 회사로서 자리매김할 기회”라 평가했다. 두 CEO 모두 조직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구조 조정으로 5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도 있을 것이다.

역사 깊은 IP,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 CBS All Access

합병으로 바이아컴CBS가 구축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는 TV 에피소드 14만 편, 영화 타이틀 3,600개 이상에 이른다. 또한 흥행 파워가 검증된 IP가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됐다. [스타 트렉], [트랜스포머],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이 영화 또는 TV를 넘어 다양한 매체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트랜스포머]나 [미션 임파서블]처럼 영화가 주인 매체는 TV나 스트리밍 서비스용 스핀오프를 제작할 수 있다.

[스타 트렉]은 바이아컴CBS의 간판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크다.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2009년부터 [스타 트렉] 영화 3편을 제작했다. 4편 제작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영화 각본이 나온 상태다. 한편 CBS는 제작자 알렉스 커츠먼의 주도로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를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세를 몰아 [스타 트렉: 피카드], [스타트렉: 로어 덱] 제작에 들어갔으며 양자경 주연의 ‘필리파 조지우’ 스핀오프도 기획 단계다. 그동안 각자 ‘스타 트렉’ 영화와 TV 드라마를 만들며 양사 간 시너지는 크지 않았으나, 한 회사 안에선 여러 매체를 통한 스토리텔링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

바이아컴CBS의 영화 부문은 파라마운트 픽처스 CEO 짐 지아노풀로스가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앞으로 극장 개봉작, CBS 올 액세스에 서비스할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 넷플릭스 등 외부 스트리밍 서비스에 라이선싱할 작품까지 다양한 매체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다. TV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 텔레비전과 CBS 텔레비전은 당분간 두 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병해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면 디즈니, 컴캐스트, AT&T, 넷플릭스 등과 견줄 만한 TV 스튜디오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평가다.

두 회사의 합병이 완료되기까지엔 갈 길이 멀다.

각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통과되어야 하고, 연방통신위원회, 법무부 등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월스트리트는 바이아컴CBS의 탄생을 반기는 것 같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한 분석가는 두 회사의 합병이 바이아컴의 구조적 문제를 CBS 주주들이 떠안는 형국이 될 것이라 비판했다. 바이아컴 주식 9%를 소유한 펀드매니저 마리오 가벨리는 바이아컴이 신의성실의무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검토할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미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최근 2년간 AT&T와 타임워너, 디즈니와 20세기폭스 합병이 승인받은 것을 보면 합병에 대한 정부의 저항은 크지 않으리라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