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하면 엄청난 힘과 불타는 정의감 그리고 누구보다 빠른 스피드가 생각난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엑스맨, 어벤져스 등 전 세계적으로 히어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마블 영웅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드는 엉뚱한 상상 하나. 만약 마블 슈퍼히어로끼리 최고의 스피드를 겨룬다면 누가 이길까?

이 같은 상상은 필자만 했던 게 아니었나 보다. 각자의 영역에서 한~ 스피드 하는 영웅들을 모아 달리기 경주를 하는 마블 코믹스 에피소드도 있었다. 또한 해마다 마블 콘텐츠를 즐기며 달리는 러닝 이벤트 마블런이 10월 27일 서울광장-여의도공원에서 열린다.

마블 영화에서 슈퍼히어로는 달리고 또 달린다. 빌런을 잡기 위한 추격부터 스피드 자체가 강력한 능력이 되어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들. 마블 영화 속 매력 넘치는 히어로들을 스피드의 개성에 따라 살펴봤다.

퀵실버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블 영화 히어로 중에서 누가 가장 빠를까?”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슈퍼히어로가 있다면, 단연 퀵실버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에 등장한 퀵실버(판권 관계로 같은 이름을 쓰지만 배우는 다르다)는 이름 그대로 놀라운 스피드를 보여준다.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그의 행동을 식별하는 건 불가능한데, 반대로 퀵실버의 시선에서 보통 사람들의 행동은 슬로우비디오로 보인다.

퀵실버(에런 테일러 존슨)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쿠키 영상으로 처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데뷔한 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동생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와 함께 ‘어벤져스’를 위협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어벤져스를 조롱하며 고속으로 달려가 펀치를 먹이는 장면은 상당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이후 어벤져스 일원으로 합류해 위험에 처한 소코비아 사람들을 구하고자 주특기인 스피드를 활용한다. 처음에는 소리를 질러 대피하라고 하지만, 아무런 미동도 없자 순식간에 총을 들고 와서 난장판을 만든 뒤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장면은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퀵실버(에반 피터스)는 더욱 파워업 된 모습을 보여준다.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를 구하기 위해 울버린(휴 잭맨)과 함께 감옥에 갔을 때 엄청난 스피드로 움직여 상대적으로 주변의 모든 게 일시 정지된 듯한 이색 풍경을 연출한다. 경비원들이 울버린을 향해 쏜 총알의 궤적을 조절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조금씩 바꿔 결과적으로 아찔한 상황을 수습하는데, 퀵실버가 등장하는 장면은 프리퀄 시리즈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실버 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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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서퍼(더그 존스)는 마블 코믹스에서도 퀵실버와 함께 빠른 스피드를 보유한 슈퍼히어로 중 하나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힘의 원천인 보드를 타고 은하계를 초광속으로 넘나 든다. 실버 서퍼는 <판타스틱 4: 실버 서퍼의 위협>을 통해 스크린에 처음 데뷔했는데, 엄청난 스피드로 지구를 위협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선보인다. ‘판타스틱 4’ 멤버 중에서도 제일 빠른 자니 스톰(크리스 에반스)조차 실버 서퍼를 따라잡기 버거웠을 정도다.

‘판타스틱 4’와 ‘실버 서퍼’은 슈퍼히어로와 정체불명의 빌런의 관계로 처음 대면한다. 실버 서퍼에게는 행성을 지키기 위해 갤럭투스로부터 어쩔 수 없이 지구를 침략해야 하는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사연이 있었는데, 자신을 이해해준 ‘판타스틱 4’에게 감명받아 그들 대신 갤럭투스에게 돌진하는 희생을 택한다. 쿠키 영상에서 죽은 줄 알았으나 부활한 모습으로 등장해 새로운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판타스틱 4> 시리즈 자체가 중단되면서 더 이상의 출연은 없었다. 마블 페이즈 5에 <판타스틱 4>의 리부트 루머가 있어 실버 서퍼의 귀환을 기대해본다.

나이트 크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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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에 등장한 나이트 크롤러(코디 스밋 맥피)는 순간이동이라는 강력한 스피드가 있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에서 순간이동으로 우주선을 왔다 갔다 하며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한다. 퀵실버의 경우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주변을 정지 화면으로 만들 정도의 스피드를 보여준다면, 나이트 크롤러는 장애물이나 장소의 제약 없이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바로 나타날 수 있어 스피드의 효율성이 퀵실버보다 더 나아 보이기도 한다.

아이언맨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마블 영화에서 압도적인 스피드를 보여주는 슈퍼히어로다. 마크 슈트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스피드도 개선됐는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등장한 나노 입자로 된 슈트 ‘마크 50’은 온 힘을 신체 한곳에 집중할 수 있어,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데리고 가는 Q쉽을 따라잡기 위해 양다리를 모아 강력한 스피드를 발휘한다. 이밖에도 <아이언맨>과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화려한 비행 스피드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다. 다만 동력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토르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강력한 파워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돋보이지 못한 두 캐릭터가 있다. 첫 번째는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햄스워스)다. 토르는 묠니르의 능력을 통해 비행이 가능한데, 비행하기 전 묠니르를 돌린 후 뻗은 방향으로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스톰 브레이크를 얻고 나서는 더욱 빨라져 강력한 스피드와 엄청난 파워로 타노스의 군대를 쓸어버리기도 한다. 다만,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다이어트가 먼저일 것 같은 모습으로 등장해 묠니르나 스톰 브레이크를 휘두르며 멋지게 날아가는 토르의 모습을 그립게 했다. 2021년 개봉 예정인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다시 예전의 기량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헐크

이미지: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너무 강한 파워 때문에 스피드가 돋보이지 못한 또 하나의 캐릭터는 헐크(마크 러팔로)다. 확실히 ‘헐크’ 하면 강력한 힘이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그의 활약을 보면 파워 못지않게 스피드도 탁월하다. <어벤져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헐크는 고층 빌딩 위로 올라갈 만큼 높은 점프력과 함께 적의 비행기를 스피드로 잡아 부수는 괴력을 보여준다.

캡틴 아메리카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스피드는 현란한 비행이나 파워풀 넘치는 점프와 달리 지구력이 강점이다. 특출난 스피드는 없지만, 빌런을 잡기 위해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의외로 빠른 스피드를 보여주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오프닝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샘 윌슨(안소니 마키)을 몇 바퀴나 따라잡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폭탄 테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된 버키(세바스찬 스탠)를 보호하고자 그를 추격하는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를 따라잡으며 자동차보다 더 빠른 스피드를 보여준다. 다른 슈퍼히어로처럼 화려한 비행 스피드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하루 종일 할 수 있어”라는 신조처럼 끈기 있게 달리는 모습을 통해 스피드 못지않게 중요한 지구력을 뽐낸다.

캡틴 마블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캡틴 마블(브리 라슨)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스피드를 가진 캐릭터다. 캡틴 마블은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으며, 심지어 우주에서도 가능하다. <캡틴 마블> 본편에서 초광속 이동을 선보이고,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우주 미아가 된 아이언맨을 구출해 지구에 데려다 주기도 한다. 우주의 여러 행성을 별다른 장비 없이 비행 능력만으로 왕복하는데, 어쩌면 지구인의 관점으로 캡틴 마블의 스피드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