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과 마블 영화 팬들이 두려워하던 상황이 벌어졌다!

소니와 디즈니 간 [스파이더맨] 공동 제작 재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스파이더맨: 홈커밍]부터 제작 주도 프로듀서로 참여한 케빈 파이기는 향후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다. ‘스파이더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떠나며, 앞으로의 마블 영화에선 ‘스파이더맨’을 볼 수 없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국내 및 해외 매체 다수는 소니와 디즈니 간 수익 배분 문제에서 견해차가 큰 게 결별의 원인이라 지적한다. 국내외 매체의 주된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디즈니는 그동안 [스파이더맨] 영화의 수익을 소니만 가져가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 재협상에서 디즈니는 계약 내용을 바꾸려 했지만, 소니는 기존 계약을 고수했고,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글로벌 흥행 수익 10억 달러를 돌파하고 소니 픽처스 최고 흥행 작품으로 등극했지만, 디즈니와 협상 결렬로 속편 제작이 불투명하게 됐다.

원 계약은 어떤 내용일까? 디즈니는 어떤 부분에 불만을 품고 새 계약조건을 제시했고, 소니는 이를 왜 거절한 것일까? 마블과 소니의 제작 파트너십이 끝나면, [스파이더맨] 영화는 더는 나오지 않는 것일까?

두 회사는 왜 결별을 택했을까?

시기 계약내용 스파이더맨
1999년 마블에 영화 극장 수익 5% 지급
관련 상품 수익은 나눠 가짐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2
스파이더맨 3
2011년 1999년 계약 일부 수정
디즈니가 관련 상품 수익 독점 대가로 2억 8천만 달러 일시급 + 매 영화 수익 3.5% 지급 (영화 1편당 최대 3,500만 달러, 매 10년간 최대 1억 3천만 달러)
소니는 마블의 향후 참여 수익 바이아웃 대가로 1억 달러 지급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2015년 마블 스튜디오 참여 등 제작 부문 계약 수정
스파이더맨이 MCU 영화에 미리 등장
MCU 캐릭터를 스파이더맨 영화에 활용
소니픽처스가 투자, 배급, 최종 크리에이티브 결정
두 회사 중 누구든 계약 종료 가능
마블이 소니에게 지급하는 영화 수익 3.5%은 영화 성적 7억 5천만 달러 이상인 경우 지급하지 않음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기존 계약에 따르면 마블 스튜디오는 [스파이더맨]의 크리에이티브 과정에 참여하지만, 투자·배급· 최종 결정은 소니에 달려 있다. 또한 디즈니가 소니에 지급하는 영화 수익의 3.5%는 영화가 일정 성적 이상 흥행하면 지급하지 않는다. 즉, 마블 스튜디오는 제작에 참여하지만 어디까지나 제작사 자격이며, 수익은 모두 소니가 가져간다. [스파이더맨] 영화 두 편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긴밀히 연결되며 예상 이상의 대박 성적을 기록했으니, 디즈니와 소니가 다른 미래를 꿈꾸는 건 당연하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매체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는 소니에 제작부터 수익 배분까지 50대 50을 제시했다. [스파이더맨] 영화가 마블 스튜디오 영화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제작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소니는 기존 계약을 유지하자고 주장했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영화화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스튜디오와 제작부터 수익까지 반반을 나누는 건 그들에게 합리적이지 않다. 게다가 [베놈]이 흥행하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았으니, 스파이더맨 콘텐츠를 마블 스튜디오만큼 잘 만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데드라인은 현재 디즈니는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가 공동 제작 관계를 청산하면서 마블 스튜디오와 케빈 파이기 사장은 다음 [스파이더맨] 영화부터 프로듀서로 참여하지 않는다. 소니는 “최근 마블 스튜디오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디즈니가 자사 소유가 아닌 IP에 바탕을 둔 영화에 파이기를 참여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실망했지만, 의사를 존중한다.”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해 공동 제작 관계 청산 결정은 디즈니가 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스파이더맨’ 영화의 운명은?

소식을 접한 영화 팬들은 현재의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가 앞으로 제작될지를 가장 궁금해한다. 이번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MCU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심지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MCU ‘인피니티 사가’의 최종장이자 MCU 페이즈 4를 예고했다. 극중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처럼 신나게 스파이더맨 슈트를 만드는 스파이더맨/피터 파커는 아이언맨의 뒤를 이을 후계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소니와 마블의 관계 청산으로 MCU 세계관에서 중요했던 ‘스파이더맨’의 존재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소니엔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스파이더맨]을 소프트-리부트(시리즈 주요 요소는 남기고 새로운 내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매체에 따라 다르지만 톰 홀랜드는 [스파이더맨] 영화 1편 또는 2편에 출연해야 한다 (존 왓츠 감독은 영화 2편을 연출하며 계약을 완수했다). 홀랜드의 스파이더맨/피터 파커가 새 세계관에 등장하는 것을 관객에게 설득할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다. 또 한 번 리부트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톰 홀랜드가 아닌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찾는 것이다. 이미 마일스 모랄레스를 내세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성공한 만큼, 실사 영화도 검토해 볼 만하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니 또한 독자적 세계관을 오랫동안 준비했고, 좋은 성과도 거뒀다. [베놈]이 곧 속편을 제작하고, [모비우스]와 다른 영화도 제작 또는 기획 단계를 밟고 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제작자 크리스 밀러 & 필 로드도 새로운 ‘스파이더맨’ TV 시리즈를 기획 중이다. 소니는 [스파이더맨]을 오랫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다뤘던 만큼 새롭고 매력적인 세계관을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SNS에서 #스파이더맨을소니에서구하라(#SaveSpiderManFromSony)라고 외치는 팬들의 마음을 돌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