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다시 한번 북미 전역을 광대 공포증에 몰아넣었다. 한때 정상을 빼앗기면서 아찔한 순간을 맞이할 뻔하기도 했지만, 죽지 않고 돌아온 페니와이즈 마냥 저력을 발휘하면서 결국 1위를 사수할 수 있었다. 9월 3주차 주말 극장가로 찾아온 두 편의 신작은 희비가 엇갈린 채 데뷔 주말을 마무리했다. STX의 여성 케이퍼 무비 [허슬러스]는 개봉일에 [그것: 두 번째 이야기]를 제칠 정도로 멋진 활약을 펼치며 2위에 앉은 반면, 유명한 원작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출연진으로 화제가 되었던 [더 골드핀치]는 기록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세 편의 신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SF 드라마 [애드 아스트라]와 동명 TV 시리즈를 영화화한 [다운튼 애비], 그리고 11년 만에 돌아온 [람보: 라스트 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세 작품 모두 1,000만 달러 후반에서 2,000만 달러 초반대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성적 방어만 잘 해낸다면 충분히 3주 연속 1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제법 있을 듯하다. [9월 3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00,232,260/$110,400,195]

2019년 9월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 – )

로튼토마토: 62% / 79%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4,570
주말수익: $39,606,550 (-56.5%)
북미누적: $152,675,074
전세계누적: $322,075,074
제작비: $7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1위로 데뷔했던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이번 주에도 같은 자리를 지켰다. 주말 간 3,900만 달러를 추가한 개봉 10일차 누적 성적은 1억 5,260만 달러, 같은 기간 2억 1,800만 달러를 말 그대로 ‘쓸어 담았던’ 전작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그것]이 말도 안 되는 흥행가도를 달린 것이지,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관객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R등급 영화라는 점과 공포 영화임에도 3시간 가까운 어마어마한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대단한 성적이다. 북미에서는 전작과 1973년작 [엑소시스트]에 이어 세 번째로 2억 달러를 돌파할 R등급 공포 영화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며, 전 세계 극장가에서도 당시 7억 달러를 벌어들였던 [그것]보다는 덜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 잘 나가고 있는데, 전작의 아우라에 가려지는 듯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2. 허슬러스 (Hustlers) ( New )

로튼토마토: 87% / 68%
메타스코어: 79
상영관 수: 3,250
주말수익: $33,171,361
북미누적: $33,181,361
전세계누적: $37,641,361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신작 R등급 범죄 코미디 [허슬러스]가 2위로 데뷔했다. 개봉 당일이었던 금요일에는 [그것: 두 번째 이야기]를 제치고 1위로 데뷔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배급사인 STX 역사상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인 3,300만 달러를 거두기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화려한 등장’인 셈이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TV 시리즈 [프레시 오프 더 보트] 콘스탄스 우와 한때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렸던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전직 스트립 댄서들이 월스트리트 고위 간부들을 상대로 수억 달러를 훔쳤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최근 토론토 영화제에서 호평을 이끌어내면서 기대작으로 꼽혔는데, 그 기대는 극장 개봉과 함께 고스란히 좋은 성적과 평가로 이어졌다.

[오션스8]이나 올해 개봉한 [더 허슬]과 마찬가지로 ‘여성 케이퍼 무비’라서 관객의 67%가 여성이었고, 다양성을 추구한 캐스팅 덕에 전체 관객 중 36%가 백인, 26%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27%가 히스패닉, 그리고 9%가 동양인이었다는 점은 인상적인 수치다. 여담이지만 이제 갓 설립 5주기가 된 신생 제작/배급사 STX는 북미 1억 달러를 넘긴 작품이 2016년작 [배드 맘스]와 올해 초 역주행 신화를 썼던 [업사이드] 뿐인데, [허슬러스]의 초반 기세만 놓고 본다면 올해 또 한 편의 1억 달러 영화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3. 앤젤 해즈 폴른 (Angel has Fallen) ( ↓ 1 )

로튼토마토: 38% / 93%
메타스코어: 45
상영관 수: 3,076 (-153)
주말수익: $4,494,056 (-25.0%)
북미누적: $60,474,474
전세계누적: $104,380,418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제라드 버틀러의 액션 스릴러 [앤젤 해즈 폴른]이 3위를 차지했다. [폴른]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개봉 성적을 거두면서 ‘프랜차이즈도, 제라드 버틀러도 부활은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4주차에 접어든 지금은 전작 [런던 해즈 폴른]의 북미 성적을 뛰어넘기 직전까지 온 만큼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전작 두 편 모두 국내에서 상영되었던 만큼, 이 작품도 머지않아 극장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억 430만 달러.

4. 굿 보이즈 (Good Boys) ( ↓ 1 )

로튼토마토: 79% / 86%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736 (-457)
주말수익: $4,223,875 (-22.9%)
북미누적: $73,280,610
전세계누적: $91,580,610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지난주 3위 [굿 보이즈]가 한 계단 아래로 내려왔다. 5주차 주말에 420만 달러를 더한 북미 성적은 약 7,33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도 어느덧 1억까지 850만 달러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비가 2,000만 달러인 미성년자 주연의 ‘R등급 코미디’가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이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5. 라이온 킹 (The Lion King) ( ↓ 1 )

로튼토마토: 53% / 88%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2,365 (-245)
주말수익: $3,649,905 (-15.6%)
북미누적: $534,087,680
전세계누적: $1,617,824,540
제작비: $260,000,000
상영기간: 9주 (59일)

5위의 주인공은 디즈니 [라이온 킹]이다. 영화는 지금껏 5위권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 놀라운 행보를 걷는 중인데, 대다수 신작들의 부진도 순위 방어에 한몫했겠지만 이 작품의 흥행 파워가 그만큼 엄청났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하다. 신작 세 편이 개봉하는 다음 주말까지 5위를 지키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이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5억 3,400만 달러와 16억 달러.

6. 분노의 질주: 홉스&쇼 (Fast & Furious Presents: Hobbs & Shaw) ( ↓ 1 )

로튼토마토: 67% / 88%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050 (-249)
주말수익: $2,791,425 (-26.7%)
북미누적: $168,338,745
전세계누적: $741,438,745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279만 달러의 주말 성적과 함께 6위에 앉았다. [분노의 질주] 프랜차이즈, 특히 2010년대 이후 개봉작들의 흥행을 생각하면 북미 1억 6,830만 달러와 전 세계 7억 4,100만 달러라는 성적표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끝나기까지 고작 두 작품이 남았다는 점과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자체적인 시리즈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한 ‘스핀오프’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고 봐도 될 듯하다.

7. 오버커머 (Overcomer) ( ↓ 1 )

로튼토마토: 50% / 98%
메타스코어: 17
상영관 수: 2,293 (+140)
주말수익: $2,725,781 (-26.6%)
북미누적: $28,978,549
전세계누적: $28,978,549
제작비: $5,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개봉 4주차에 접어든 기독교 영화 [오버커머]가 7위로 내려왔다.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톱10에 오른 작품 중 유일하게 상영관 수를 늘렸으며, 주말 사흘간 북미 누적 스코어를 2,890만 달러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8. 더 골드핀치 (The Goldfinch) ( New )

로튼토마토: 25% / 74%
메타스코어: 41
상영관 수: 2,542
주말수익: $2,679,027
북미누적: $2,679,027
전세계누적: $3,504,027
제작비: $4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워너브러더스 신작 [더 골드핀치]가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8위에 오르며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만든 좋은 흐름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30주 이상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던 도나 다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데다가 사라 폴슨, 니콜 키드먼, 안셀 엘고트 등 출연진도 출중해서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드러냈던 작품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영 좋지 못하다. 평단(로튼26/메타41)의 가혹한 혹평에 비해 대중의 반응(로튼74/IMDb 6.3)은 좋은 편이라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영화를 본’ 사람에 한해서다. 제작비 4,500만 달러가 들어간 영화의 오프닝 스코어는 고작 267만 달러, 역대 2,500개 이상의 극장에서 개봉한 작품 중 여섯 번째로 저조한 성적이다. 올해 배급한 [더 선 이즈 얼소 어 스타]와 [샤프트], [더 키친], [블라인디드 바이 더 라이트]에 이어 [더 골드핀치]까지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으니, 워너브러더스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민이 많을 듯하다.

9. 더 피넛 버터 팔콘 (The Peanut Butter Falcon) ( ↑ 2 )

로튼토마토: 95% / 96%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1,490 (+180)
주말수익: $1,843,310 (-13.5%)
북미누적: $14,965,952
전세계누적: $14,965,952
제작비: $6,2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9위는 개봉 6주차가 되어서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고 신입’ [더 피넛 버터 팔콘]이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을 재해석한 이 작품은 프로레슬러의 꿈을 가진 다운증후군자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샤이아 라보프와 다코타 존슨, 그리고 실제 다운증후군을 가진 잭 갓새전이 출연했으며, 지난 3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필름 페스티벌에서 좋은 반응과 함께 관객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1,496만 달러.

10. 도라와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 (Dora and the Lost City of Gold) ( ↓ 3 ) 

로튼토마토: 84% / 88%
메타스코어: 63
상영관 수: 1,348 (-440)
주말수익: $1,835,864 (-21.7%)
북미누적: $56,729,431
전세계누적: $90,429,431
제작비: $49,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9월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은 [도라와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가 장식했다. 주말 간 183만 달러를 더한 북미 성적은 5,600만 달러, 이를 포함한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9,040만 달러다. 그동안 열심히 버텼지만 신작 세 편이 다음 주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을 마지막으로 톱10에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