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한 영화는 [기생충]이었다. 미국 영화매체에서 하루에 몇 개씩 영화 리뷰나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등 배우를 취재한 기사가 이어졌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상은 지역 시상식”이라는 ‘팩트 폭행’을 시전 하며 화제를 모았다. 기대만큼 박스오피스 성적도 좋았다. 뉴욕, LA 상영관 회차 대부분이 매진되고, 스크린 당 수익은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앞으로 쏠쏠한 흥행을 기대하며, 봉 감독 외에 한 주간 할리우드에서 주목받은 말들을 모았다.

‘더 크라운’ 촬영 전 영매 통해 영국 왕녀 마거릿과 대화 나눴다 – 헬레나 본햄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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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실존인물을 연기할 때, 다양한 방식으로 대상을 연구한다. 자서전을 읽고, 가족이나 친지에게서 조언을 구하고, 살아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초단위로 반복 재생하면서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를 익히는 식으로 말이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크라운]에서 영국 왕녀 마거릿을 연기하기 위해 그녀의 영혼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영매를 통해 영혼과 소통했다고 밝힌 본햄 카터는 “실존인물을 연기할 때, 그들의 축복 아래서 하고 싶다.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제가 당신을 연기해도 괜찮을까요?’라고 묻자,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낫습니다’라고 답변을 받았다. 정말 그녀다운 대답이었기에, 함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뒤이어 “마거릿에게 치장을 제대로 하고 깔끔하게 보이라는 조언과 담배 피우는 모습을 제대로 묘사해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마거릿은 ‘저는 굉장히 독특한 방법으로 담배를 피웁니다. 기억하세요, 굉장히 중요합니다. 담배를 쥔 사람의 모습은 흡연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표현의 무기가 되죠’라고 이야기했다”라며 덧붙였다. 헬레나 본햄 카터가 마주한 것이 정말 마거릿 로즈의 영혼인지는 알 수 없겠지만, 정말 독특한 시도임은 틀림없다.

출처: indiewire

‘버즈 오브 프레이’는 여성 혐오의 실체를 바라보는 작품 – 이완 맥그리거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이하: 버즈 오브 프레이) 개봉까지 아직 4개월도 더 남았지만, 팬들의 기대는 벌써부터 엄청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뽐낸 할리퀸의 복귀, 아시아 여성 감독 최초로 슈퍼 히어로 영화를 연출하게 된 캐시 얀, 여성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팀업 무비 등으로 화제가 된 가운데, 극중 블랙 마스크로 출연한 이완 맥그리거가 [버즈 오브 프레이] 각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연 어떤 부분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최근 맥그리거는 “이 작품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페미니스트 영화이기 때문이다. 수준급 각본 안에 여성 혐오의 실체가 담겨있는데, 오늘날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서로 상대에게 평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뒤이어 “여성 혐오는 미디어에서 종종 극단적으로 그려진다. [버즈 오브 프레이]에 이런 묘사는 없지만, 캐릭터들의 대사에 매일 같이 일어나는, 남자라면 알아차리지 못할 여성 혐오가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맨스플레인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각본 속에 굉장히 영리하게 녹아들었다”라며 영화의 페미니스트적인 요소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출처: indiewire

디에이징 기술은 분장을 대체할 것이다 – 마틴 스콜세지

이미지: 넷플릭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아이리시맨]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겪은 우여곡절은 잘 알려져 있다. 엄청난 제작비 때문에 배급사가 투자를 철회하고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것으로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제작비, 그리고 제작 기간을 대폭 늘게 한 ‘주범’은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등 배우들을 젊게 만드는 디에이징(De-Aging) 처리였다. 스콜세지는 최근 ‘사이트 앤 사운드’와의 인터뷰에서 디에이징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자신과 배우들에게도 도전이었고, 디에이징 처리가 배우의 표정을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한계를 극복하려 연기와 기술 모두 연구했다고 밝혔다. 스콜세지는 지금의 분장 테크닉도 뛰어나지만 기술이 만든 환각이 미래 영화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말했다. 물론 제작비를 한없이 상승시키는 가격이 문제가 되겠지만, 기술을 더 많이 이용한다면 금액은 내려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bfi

TV 아카데미가 ‘오피스’ 제작자 리스트에서 나를 제외하려 했다 – 민디 케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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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디 케일링이 10여 년 전 자신이 당했던 부당한 대우를 폭로했다. 그가 [오피스] 작가이자 제작자로 일할 때 작품이 에미상 코미디 작품상 후보에 올랐는데, 주관 기관인 텔레비전 아카데미가 케일링에게 “내가 한 일과 작품에 기여한 내용에 대해 에세이를 쓰고, 백인 남성 동료들에게 증명하는 편지도 받게” 했다는 것이다. TV 아카데미가 그렇게 한 것은 “[오피스]에 제작자가 많아서 케일링을 뺄 의도”였으며, 팀 내 유일한 유색인종 여성인 그는 다른 제작진과 달리 자격을 잃을 뻔했다. TV 아카데미는 당시 케일링에게 에세이와 증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건 제외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지만, 케일링은 트위터를 통해 “그냥 ‘몇 년 전에 유색인종 여성이 일의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게 하려 했다. 사과하며, 그런 일은 다신 없을 것’이라고 사과하면 된다”라고 받아쳤다.

출처: deadline

마틴 스콜세지의 발언, 말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존중한다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주 마틴 스콜세지의 “마블 영화는 영화(Cinema)가 아닌 놀이공원” 발언이 세간의 화제였다. 어찌 보면 이례적인 성공을 이룬 영화 프랜차이즈를 폄하한 것 같이 보였던 만큼, 제임스 건이나 조스 웨던과 같은 연출자뿐만 아니라, 출연진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정상에 올린 일등공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현재 마블은 규모도 규모지만, 머리가 여럿 달린 하이드라 같다”라며 MCU가 할리우드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음을 인정한 이후, 스콜세지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어쨌거나 마블 영화도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가? 전진하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도 필요하고 중요하다”라며 운을 뗀 그는 “스콜세지의 발언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 말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스콜세지가 마블의 성공을 질투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는 마틴 스콜세지다. 현재 마블 영화와 같은 장르 영화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영화가 시대의 예술이나 시네마의 형태를 폄하한다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문제’의 중심에 있어서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출처: indie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