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2주간 극장가를 호령하던 광대도, 함께 모습을 드러낸 ‘좀비 킬러’ 4인방도 무찔렀다. 디즈니 신작 [말레피센트 2]가 1위로 북미 박스오피스에 데뷔했지만, 타이틀만 거머쥐었을 뿐 성적 자체는 실망스럽다. [말레피센트 2]가 전작의 절반 수준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것과 달리, 10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좀비랜드: 더블 탭]은 조금이나마 전작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주 15위로 북미 데뷔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상영관을 늘리며 11위로 네 계단 올라왔는데, 이 기세라면 다음 주말엔 충분히 톱10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마지막 주말에는 형사 스릴러 [블랙 앤 블루]와 공포 영화 [카운트다운]이 개봉한다. 두 작품 모두 1,000만 달러 안팎의 개봉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주말 북미 극장가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10월 3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32,267,648/$137,627,804)

 

 

 

1. 말레피센트 2 (Maleficent: Mistress of Evil) ( New )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비평가 41% / 관객 95%
메타스코어: 43
상영관 수: 3,790
주말수익: $36,948,713
북미누적: $36,948,713
전세계누적: $155,068,499
제작비: $18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디즈니 신작 [말레피센트 2]가 개봉과 동시에 10월 셋째 주말 박스오피스의 정상에 앉았다. [조커]의 독주를 끊고 1위를 차지한 것은 기쁜 소식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러모로 아쉬운 상황이다.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마녀의 시선으로 각색한 전작은 북미 오프닝 6,900만 달러로 1위 데뷔, 이후 북미에서만 2억 4,1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전 세계 누적 7억 5,800만 달러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속편 제작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게 5년 만에 돌아온 [말레피센트 2]는 현지 예상대로 전작에 못 미치는 첫 주말을 보냈는데, 문제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말레피센트 2]의 첫 주말 성적은 3,600만 달러로 이는 전작보다 3,300만 달러 적은 금액일 뿐만 아니라 올해 디즈니 개봉작 중 가장 저조한 오프닝이다. 올해 디즈니에서 가장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덤보]도 개봉 성적은 4,599만 달러였다. [조커]와 [좀비랜드: 더블 탭]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아쉬운 결과다.

 

해외로 시선을 돌려도 상황이 안 좋은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억 5,500만 달러, 문제는 [말레피센트 2]가 벌써 대부분의 해외 개봉을 마쳤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더 이상 ‘대박’을 노릴 만한 시장이 없다는 것인데, 이 작품이 [겨울왕국 2],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와 함께 디즈니의 하반기를 책임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사뭇 다른 행보라 할 수 있다. 평단과 달리 관객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과연 [말레피센트 2]가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첫 주말의 아쉬움을 2주 차에 달래는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2. 조커 (Joker) ( ↓ 1 )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비평가 68% / 관객 89%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4,090 (-284)
주말수익: $29,251,840 (-47.6%)
북미누적: $247,275,844
전세계누적: $738,575,844
제작비: $55,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비록 [말레피센트 2]에 밀려 2위로 내려왔지만, [조커]의 위상은 변함없다. 3주 차까지의 북미 성적 2억 4,700만 달러는 역대 DC 코믹스 원작 영화 중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인데, 이 기세라면 충분히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3억 3,000만 달러를 넘어 5위까지 노려볼 수 있을 듯하다. 여담이지만 잭 니콜슨, 자레드 레토, 그리고 히스 레저가 ‘범죄의 광태자’로 분한 89년작 [배트맨]과 [수어사이드 스쿼드], [다크 나이트]는 해당 랭킹에서 각각 8위(2억 5,118만 달러)와 6위(3억 2,500만 달러), 1위(5억 3,334만 달러)에 앉아있다. 이들 중 [조커]만이 유일하게 R등급임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행보라 할 수 있다. 미국 밖에서의 인기도 여전하다. [조커]는 해외 극장가에서만 4억 9,000만 달러 이상을 쓸어 담으며 전 세계 합산 7억 3,850만 달러를 기록 중인데, [데드풀]의 역대 R등급 흥행 신기록인 7억 8,300만 달러를 뛰어넘어 최대 9억 달러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인생 연기’를 선보인 호아킨 피닉스가 내년 아카데미에서 삼수 끝에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쥔다면, [조커]는 DC뿐만 아니라 ‘코믹스 원작/히어로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작품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좀비랜드 2: 더블 탭 (Zombieland 2: Double Tap) ( New )
이미지: 소니 픽쳐스

로튼토마토: 비평가 67% / 관객 90%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3,468
주말수익: $26,803,104
북미누적: $26,803,104
전세계누적: $32,103,104
제작비: $42,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좀비 때려잡던 4인방이 10년 만에 다시 뭉쳤다. [좀비랜드: 더블 탭]이 2,680만 달러의 개봉 성적과 함께 3위로 데뷔했다. 2009년작 [좀비랜드]는 ‘깜짝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디 해럴슨과 ‘카메오’로 출연했던 빌 머레이를 제외한 제시 아이젠버그와 엠마 스톤, 그리고 아비게일 브레스린은 막 주목받기 시작한 신예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루벤 플레셔는 [좀비랜드]가 첫 연줄작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들의 케미는 신선하고 파격적이란 평가와 함께 1위로 데뷔, 최종적으로는 제작비 5배 가까이 벌어들여 속편까지 약속될 정도의 성공을 맛보았다. 속편이 만들어지기까지 상당히 오래 걸렸지만 말이다.

 

강산이 변하는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루벤 플레셔는 그 사이에 [베놈]이라는 흥행작을 탄생시켰고, 잘 나갔던 우디 해럴슨은 여전히 잘 나가고 있으며, 제시 아이젠버그와 엠마 스톤은 할리우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아비게일 브레스린만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이 다시 모여 좀비를 상대하는 모습에서 10년 전에 느꼈던 신선한 충격을 느끼기엔 다소 힘들겠지만, 현지의 반응이나 평가로 미루어보아 탈라하시와 콜럼버스, 위치타, 그리고 리틀 록의 재회를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팬서비스 영화’인 모양이다. 국내 개봉 없이 부가판권 시장으로 바로 넘어갔던 전작과 달리, [좀비랜드: 더블 탭]은 11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4. 아담스 패밀리 (The Addams Family)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42% / 관객 70%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4,102 (+95)
주말수익: $16,320,980 (-46.1%)
북미누적: $57,080,007
전세계누적: $57,080,007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신작 애니메이션 [아담스 패밀리]가 4위를 차지했다. 2주 차 주말 간 안정적인 하락폭(-46.1%)을 보이며 1,632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현재 북미 성적은 5,700만 달러에 이른다. 국내를 포함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해외 국가가 많아 손익분기점은 확실하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북스마트], [사탄의 인형] 등으로 올해 다시 배급 업무에 뛰어들었지만 영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두었던 UAR 입장에선 [아담스 패밀리]가 말 그대로 효자 역할을 하는 셈인데, 속편 제작까지 확정된 만큼 스튜디오에서 이 시리즈에 많은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5. 제미니 맨 (Gemini Man) ( ↓ 2 )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비평가 25% / 관객 84%
메타스코어: 38
상영관 수: 3,642
주말수익: $8,310,078 (-59.6%)
북미누적: $36,326,621
전세계누적: $118,526,621
제작비: $138,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3위로 데뷔한 [제미니 맨]이 5위까지 내려오면서 사실상 북미 흥행에 실패했다. 단순히 순위만으로 실패를 논하는 게 아니다. 영화의 2주 차 주말 성적은 전주 대비 60% 가까이 떨어진 830만 달러, 이를 더한 북미 성적 3,630만 달러는 제작비의 1/3조차 안 되는 금액이다. 상황이 심각해도 너무 심각하다. 제작비의 30%를 푸싱社와 알리바바社에서 투자한 만큼 중국 흥행에 기대를 걸었는데, 중국에서도 [말레피센트 2]에 밀리고 말았다. 전 세계 스코어도 제작비에 못 미치는 1억 1,850만 달러라 본전은 꿈도 못 꾸고, ‘최소’ 7,5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하니 정말 앞날이 캄캄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6. 어바미너블 (Abominable) ( ↓ 2 )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로튼토마토: 비평가 83% / 관객 95%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2,647 (-849)
주말수익: $3,510,360 (-42.2%)
북미누적: $53,925,430
전세계누적: $114,725,430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유니버설에서 배급한 두 번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어바미너블]이 10월 3주 차 박스오피스 6위에 앉았다. 4주 차까지 북미 누적 5,390만 달러를 기록해 북미 1억 달러를 넘지 못한 드림웍스의 열 번째 작품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상황이라도 좋으면 다행이련만, [어바미너블]의 외화벌이(?)도 녹록지 않다. 몇 차례 언급했다시피 [어바미너블]은 중국의 펄 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문제는 정작 중국에서의 성적도 좋지 못한 상황에, 남중국해 구단선(남쪽 수역의 90%가 중국 영해임을 주장하는 선)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해 베트남에서 개봉 열흘 만에 상영을 취소한 것이다. 한창 열심히 달려가도 모자랄 판에 발목을 붙잡는 이슈가 생겨버렸으니, 드림웍스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장에선 골머리가 아플 듯하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1,470만 달러.

 

 

 

7. 다운튼 애비 (Downton Abbey) ( ↓ 2 )
이미지: Focus Features

로튼토마토: 비평가 85% / 관객 94%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2,258 (-761)
주말수익: $3,105,720 (-36.4%)
북미누적: $88,638,180
전세계누적: $164,338,180
제작비: $13,000,000 – $2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7위는 북미 극장가에 ‘영국 귀족의 품격’을 전파 중인 [다운튼 애비]가 차지했다. 주말 간 310만 달러를 더한 북미 성적은 8,860만 달러, 지난주 [브로크백 마운틴]을 넘어서면서 차지했던 포커스 피쳐스 최고 흥행작 기록을 연일 새로 쓰고 있다. 아쉽게도 북미 1억 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 주디 (Judy) ( ↓ 1 )
이미지: LD Entertainment

로튼토마토: 비평가 83% / 관객 86%
메타스코어: 66
상영관 수: 1,418 (-209)
주말수익: $2,093,144 (-35.2%)
북미누적: $19,055,282
전세계누적: $19,055,282
제작비: N/A
상영기간: 4주 (24일)

 

8위는 개봉 4주 차에 접어든 [주디]가 차지했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제작비가 몇백만 달러 수준이 아닌 이상, 북미 1,900만 달러는 ‘흥행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르네 젤위거가 꾸준하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주디]가 단순히 흥행 성적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님은 분명하다. 여담이지만 르네 젤위거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된다면 [시카고] 이후 17년 만이다.

 

 

 

9. 허슬러 (Hustlers) ( ↓ 3 )
이미지: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로튼토마토: 비평가 88% / 관객 65%
메타스코어: 79
상영관 수: 1,575 (-782)
주말수익: $2,025,541 (-47.9%)
북미누적: $101,847,453
전세계누적: $125,447,453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허슬러]가 세 계단 밑으로 내려오면서 9위를 차지했다. 주말 간 202만 달러를 더해 마침내 북미 1억 달러 고지를 넘겼는데, 이는 [배드 맘스]와 [업사이드]에 이어 STX 배급작 중 세 번째이자 제니퍼 로페즈 커리어 사상 ‘실사’ 영화로는 최초다. 제니퍼 로페즈의 극중 활약이 돋보였는지, 현지에서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2,540만 달러.

 

 

 

10.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 ↓ 2 )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로튼토마토: 비평가 63% / 관객 78%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1,528 (-775)
주말수익: $1,453,742 (-53.6%)
북미누적: $209,608,260
전세계누적: $450,308,260
제작비: $70,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루저 클럽의 여정이 끝에 다다랐다. 사흘간 145만 달러를 더한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10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7주 차까지 북미 스코어는 2억 960만 달러, [엑소시스트]의 ‘역대 R등급 공포영화 흥행 2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것]과 사이좋게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4억 5,000만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