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할리우드 기자들이 영화인, 특히 오랫동안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한 영화인을 만나면 마블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꼭 물어보는 듯하다. “마블 영화는 테마파크다.”라는 마틴 스콜세지의 발언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된 셈이다. 피에르 알모도바르,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등 유명 감독들이 마블 영화에 대해 개인의 의견을 말했고, 이에 제임스 건, 바이올라 데이비스 등 마블 또는 DC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이 묻는 이유는 이해한다. 마블 영화만큼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는 없으니까. 다만 ‘한 마디’를 꼭 강조해서 기사화하고 여론의 설왕설래를 부추기는 건 보기 좋지 않다. 그 덕분에 ‘말말말’이란 코너가 나오긴 했지만,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게 언제나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번 주도 이 논쟁에 가린 이슈와 말을 모았다.

“조커, 이 나쁜 자식…” – 라이언 레이놀즈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죽음의 광태자’가 영화 역사에 ‘가취’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지난 25일부로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전 세계 누적 7억 8,810만 달러를 기록, 2016년작 [데드풀]을 제치고 R등급 흥행 정상에 앉았다. 순위가 바뀐 만큼, 40년 넘게 이어져 온 할리우드의 전통(?)대로 전임자가 축전을 보내야 할 터. [데드풀]과 [데드풀 2]로 1, 2위를 차지했던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 빌어먹을 자식(M-단어)’이라 적힌 <조커> 포스터와 함께 “R등급 흥행 관련해서는 축전을 보내는 게 익숙하지 않은데…”라고 SNS라며 재치 있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참고로 포스터에는 ‘데드풀과 네오, 페니와이즈, 예수, 휴 잭맨, 울프팩, 그레이 씨, 그리고 테드의 사랑을 담아(♥)’라고 적혀있는데, 이들 모두 [조커]를 제외한 R등급 흥행 랭킹 10위 작품 속 주인공들이다. 다른 이들의 축하까지 함께 전해주는 오지랖, 정말 데드풀다운 발상이다.

출처: 트위터

“넷플릭스 가격 낮추지 않는 이유? 최상의 서비스 제공하기 때문” – 테드 사란도스

현재 넷플릭스는 명실상부 스트리밍 업계의 최강자다. 이러한 스트리밍 공룡에게 ‘가격’으로 도전장을 내밀 서비스들이 줄지어 공개될 예정이다. 11월부터 서비스 예정인 애플 TV 플러스가 월 5달러, 월 7달러인 디즈니 플러스는 훌루와 ESPN+ 결합 상품으로 이용하더라도 넷플릭스 스탠더드 플랜과 같은 13달러 선이다. 이미 아마존, 훌루와 삼각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새로운 경쟁자들까지 가세한다면, 넷플릭스도 가격 인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 테드 사란도스의 생각은 달랐다. 사란도스는 “가격이 아닌 퀄리티가 중요하다. 소비자는 가격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결코 떠나지 않는다”라며 오늘날 문화적인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이나 스튜디오 제작 블록버스터가 아닌 예술 영화를 찾는 시네필, 혹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대중에게 넷플릭스는 필수적인 서비스이며, 넷플릭스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indiewire

“고프레임(HFR) 촬영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일 뿐, 촬영 포맷은 아니다” – 제임스 카메론

이미지: 해리슨앤컴퍼니

제임스 카메론과 이안 감독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아바타]와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볼 수 있듯이 두 사람은 최신 촬영 기술에 관심이 많은 할리우드 감독들로, 하나 차이가 있다면 바로 고프레임(HFR) 촬영 기법에 대한 견해다. 기술력을 상당히 중요시하는 이안은 120fps(초당 프레임)으로 촬영한 2016년작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이 흥행 참패를 겪었음에도 [제미니 맨]에도 고프레임 촬영을 사용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지만, 이 작품도 ‘너무 게임처럼 보인다’라는 평가와 함께 최소 7,500만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됐다. 반면 제임스 카메론은 ‘기술이 곧 영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입장이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는 “고프레임 촬영은 3D 촬영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해법이라는 게 내 의견이다. 기술일 뿐, 촬영 포맷은 아니다. 고프레임 촬영이 제2의 70mm 필름과 같은 혁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견해를 밝혔다. 뒤이어 “촬영 대상이 평범할수록, 예를 들어 주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촬영한다고 할 때, 고프레임 촬영의 문제가 도드라진다. ‘주방 세트에서 메이크업을 한 배우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사실적이다”라고 고프레임 촬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아바타] 속편 시리즈가 120fps로 촬영되었을 것이라는 루머에 반박하기도 했다.

출처: indiewire

“아카데미상 수상 실패는 라스 폰 트리에의 발언 때문이다” -커스틴 던스트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커스틴 던스트는 2011년 [멜랑콜리아]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모두가 아카데미 상의 유력 후보가 등장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2년 시상식에서 던스트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나치 옹호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폰 트리에는 “나는 히틀러를 이해한다. 나는 나치다.”라고 말했고, 이후 위험인물로 꼽혀 칸 영화제에 몇 년간 초대받지 못했다. [멜랑콜리아]는 2011년 가을 미국에서 개봉했으나 던스트는 후보 지명에 실패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하지도 않은 말에 끌려들어 갔다.”라며 폰 트리에의 발언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후엔 폰 트리에와 거의 연락하지 않으며, 자신과 생일이 같기 때문에 그날 문자 한 통 보내는 게 전부라고 한다. 폰 트리에의 [살인마 잭의 집] 출연도 거절했는데, 이유에 대해선 “그 영화는 좀…”이라며 말을 아꼈다.

출연: indiewire

“우리 넷 사이는 원래 불붙은 집처럼 뜨겁다” – 에릭 맥코맥

이미지: NBC

마지막 시즌 방영을 앞둔 [윌 앤 그레이스]에서 캐런을 잠깐 동안 볼 수 없을 듯하다. 메간 멀러리가 촬영에서 빠졌기 때문인데, 이유가 공개되지 않아서 호사가들이 관심을 보였다. 촬영장에서 큰 다툼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내막을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멀럴리가 동료 데브라 메싱과 다퉜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멀러리와 메싱이 인스타그램 친구 관계를 끊었고, 멀러리는 다른 동료 션 헤이즈의 인스타그램도 언팔로우했다. 10년 가까이 일하고, 다시 몇 년을 일해도 싸움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에릭 맥코맥이 어느 날 네 사람의 관계를 ‘불타는 집’에 비유하며, 자신들은 언제나 그렇게 지내왔는데 사람들이 지나치게 걱정한다고 대응했다. 글쎄, 촬영에도 빠질 만큼 사이가 좋지 않다면 걱정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출처: tv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