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엘사의 마법이 다시 한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디즈니 신작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지난주 [포드 V 페라리]가 간신히 살려 놓은 북미 극장가에 활기를 한껏 불어넣으며 1위로 데뷔했다. 함께 개봉한 11월 4주차 신작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와 [21 브릿지]는 당초 예상과 엇비슷한 성적을 거두며 각각 3위와 4위로 데뷔, 그러나 기존 개봉작들과 마찬가지로 [겨울왕국]의 화제성에 밀려 비교적 조용한(?) 주말을 보냈다.

당분간은 [겨울왕국 2]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던 라이언 존슨의 신작 [나이브스 아웃]이 북미 27일, 유니버설의 신작 [퀸 & 슬림]이 주말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겨울왕국 2]을 가로막기엔 힘이 다소 부족하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혹은 같은 식구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개봉 전까지 [겨울왕국 2]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지 지켜보는 것이 올 겨울 박스오피스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11월 4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90,134,670/$204,437,163]

1. 겨울왕국 2 ( New )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평단 76% / 관객 93%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4,440
주말수익: $130,263,358
북미누적: $130,263,358
전세계누적: $358,503,293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3일)

6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겨울왕국 2]가 1위로 데뷔하며 꽝꽝 얼었던 북미 극장가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첫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이 1억 3,000만 달러, 이는 역대 非여름시즌 개봉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성적이며, 역대 11월 개봉작(실사+애니메이션)들의 개봉 성적을 통틀어 5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기록이다. 여담이지만 북미 4억 달러, 전 세계 12억 7,400만 달러를 거뒀던 전작 [겨울왕국]은 첫 주말에 단 한 곳의 상영관에서 개봉했는데, 그 성적이 무려 24만 달러였다. [겨울왕국]이 국내 개봉했던 5년 전 1월을 되짚어보자. 어디를 가나 ‘Let it go’와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Love is an open door’가 울려 퍼졌고, 엘사 코스튬이 아이들의 교복으로 여겨지던 시기였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전 세계적으로 [겨울왕국]이 얼마나 큰 인기를 끌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이런 작품의 속편인 만큼 속편에 대한 기대와 우려 모두가 컸는데, 우선 첫 주말 성적만 놓고 보면 [겨울왕국 2]는 기대에 부응하고 우려를 날려버린 행보를 걷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전작에 비하면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평과 ‘Let it go’를 능가할 만한 노래가 없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은 [겨울왕국]이 당시 안겨주었던 충격이 워낙 커서 그런 것일 뿐, [겨울왕국 2]의 흥행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전작을 극장에서 봤던 ‘어른이’들을 포함한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요소로 가득하고, 앞으로의 대진운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개봉 전까지 충분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겨울왕국’은 ‘겨울왕국’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3억 5,850만 달러.

2. 포드 V 페라리 (Ford v Ferrari) ( ↓ 1 )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평단 91% / 관객 98%
메타스코어: 81
상영관 수: 3,528
주말수익: $15,730,678 (-50%)
북미누적: $57,720,248
전세계누적: $104,182,740
제작비: $97,6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이십세기폭스의 [포드 V 페라리]가 [겨울왕국]에게 1위를 내어주면서 2위로 내려왔다. 지난주 이 작품이 2, 3주차를 어떻게 버티느냐에 따라 올해 이십세기폭스 첫 북미 1억 달러 돌파작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으로 봐서는 조금 불안하다. 아니, 조금 많이 불안하다. 첫 주말 성적 3,147만 달러도 ‘기대 이상이지만 솔직히 아쉽다’라는 소리를 듣는 금액이었는데, 설상가상 이번 주말 성적이 50% 가까이 떨어지기까지 했다. [겨울왕국 2]가 몰고 온 한파(?)에 1억 달러를 향한 희망의 불씨가 반쯤 사라진 상황이지만, 그나마 다행은 몸을 추스를 시간적 여유가 제법 있다는 점이다. 라이언 존슨의 신작 [나이브스 아웃]이 27일 수요일 개봉이고, 다가오는 주말은 추수감사절 연휴기간인 데다가 [쥬만지: 넥스트 레벨] 개봉까지는 아직 2주가량 남았으니 말이다. 속도도 속도지만, 내구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주인 ‘르망 24시’를 담은 [포드 V 페라리]가 얼마나 우직하게 달리느냐에 따라 이십세기폭스의 2019년 마무리가 달린 셈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억 400만 달러.

3.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A Beautiful Day in the Neighborhood) ( New )

이미지: TriStar Pictures

로튼토마토: 평단 96% / 관객 92%
메타스코어: 80
상영관 수: 3,235
주말수익: $13,251,238
북미누적: $13,251,238
전세계누적: $13,251,238
제작비: $2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톰 행크스 주연의 신작 전기 영화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가 3위로 데뷔했다. 주말 간 1,325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이 작품은 어린이 프로그램 [로저스 아저씨네 동네]의 진행자이자 선행의 아이콘이었던 프레드 로저스의 일생을 그린다. 지난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내 이웃이 되어줄래요?]도 로저스의 삶을 담았는데, 상영 당시 극찬과 함께 북미 누적 2,283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인물 다큐멘터리 흥행 1위 자리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북미에서의 프레드 로저스의 인지도가 국내의 ‘뚝딱이 아빠’나 ‘김영만 선생님’ 정도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 후드]도 [내 이웃이 되어줄래요?]와 마찬가지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는 만큼, 꾸준하게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21 브릿지 (21 Bridges) ( New )

이미지: STX Entertainment

로튼토마토: 평단 48% / 관객 91%
메타스코어: 50
상영관 수: 2,665
주말수익: $9,250,117
북미누적: $9,250,117
전세계누적: $11,980,117
제작비: $33,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STX 신작 [21 브릿지]가 4위로 데뷔했다. 동료들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맨해튼 전체를 봉쇄하는 작전을 펼친 경찰의 고군분투를 담은 액션 스릴러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루소 형제와 [블랙 팬서] 채드윅 보스만이 제작자와 주연배우로 만나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그러나 [겨울왕국 2]와 상대하는 만큼 ‘마블 케미’ 외에도 관객들에게 어필할만한 요소가 필요했는데, 아쉽게도 그 부분은 부족했던 모양인지 첫 주말을 925만 달러 성적과 함께 마무리했다. 국내 1월 개봉 예정.

5. 미드웨이 (Midway) ( ↓ 3 )

이미지: (주)누리픽쳐스

로튼토마토: 평단 42% / 관객 92%
메타스코어: 47
상영관 수: 2,627 (-615)
주말수익: $4,640,673 (-45.4%)
북미누적: $43,048,234
전세계누적: $89,939,809
제작비: $10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롤랜드 에머리히에게 10년 만에 1위를 안겨주었던 [미드웨이]가 6위로 내려왔다. 지난주 신작 [포드 v 페라리]와 [찰리스 앤젤스], [굿 라이어]에게 압박을 당했던 데에 이어 이번 주도 새로운 작품들이 대거 개봉해 성적이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3주차 주말에 464만 달러를 더해 북미 누적 4,3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며, 전 세계 누적도 8,993만 달러로 다소 저조한 편이다. 1월 개봉을 앞둔 국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해외 국가에서 개봉을 마친 상태인데 상황이 이러니 제작비 회수도 어려워 보인다. 북미와 해외 합쳐 1억 달러를 버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데, [겨울왕국 2]는 삼일 만에, 그것도 북미에서만 해냈다.

6. 플레잉 위드 파이어 (Playing with Fire) ( ↓ 2 )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로튼토마토: 평단 21% / 관객 79%
메타스코어: 24
상영관 수: 2,760 (-425)
주말수익: $4,515,388 (-45.8%)
북미누적: $31,522,035
전세계누적: $36,700,073
제작비: $29,9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가족 코미디 [플레잉 위드 파이어]가 450만 달러 주말 성적과 함께 6위를 차지했다. 3주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3,152만 달러. [수퍼 소닉]의 개봉 연기로 생긴 파라마운트의 연말 라인업 공백을 메꿀 긴급 소방수로 투입된 것 치고는 나쁘지 않게 순위와 성적을 모두 챙기고 있는 중이다. 다만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제미니 맨]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상상을 초월한 부진까지 메꾸기엔…

7. 굿 라이어 (The Good Liar) ( – )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63% / 관객 86%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2,454 (+15)
주말수익: $3,401,194 (-39.3%)
북미누적: $11,791,988
전세계누적: $17,491,988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7위로 데뷔했던 워너브러더스의 범죄 스릴러 [굿 라이어]가 같은 자리를 지켰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북미 1,100만 달러, 전 세계 1,749만 달러 스코어가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제작비가 1,000만 달러로 비교적 적은 편이라 충분히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 찰리스 앤젤스 (Charlie’s Angels) ( ↓ 3 )

이미지: Sony Pictures Releasing

로튼토마토: 평단 54% / 관객 79%
메타스코어: 52
상영관 수: 3,452
주말수익: $3,236,460 (-61.2%)
북미누적: $14,002,052
전세계누적: $43,757,334
제작비: $48,000,000 – $5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실망스러운 성적과 함께 3위로 데뷔했던 [미녀 삼총사] 리부트, [찰리스 앤젤스]가 8위까지 추락했다. 사흘간 벌어들인 323만 달러는 전주대비 무려 61.2%가 감소한 금액이며, 2주차까지 북미 누적 성적이 1,400만 달러에 불과해 사실상 관객들의 관심 밖으로 물러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충분한 흥행력을 갖춘 원작, ‘리부트’에 일가견이 있는 소니 픽쳐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나오미 스콧, 그리고 [피치 퍼펙트 2]로 연출 감각을 인정받았던 엘리자베스 뱅크스의 조합이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참혹하기만 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직접 보고 싶기도 한데, 애석하게도 국내 개봉 계획은 아직까지 없어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4,375만 달러.

9. 라스트 크리스마스 (Last Christmas) ( ↓ 4 )

이미지: 유니버설 픽쳐스

로튼토마토: 평단 48% / 관객 81%
메타스코어: 50
상영관 수: 2,411 (-1,043)
주말수익: $3,099,535 (-52.3%)
북미누적: $27,851,925
전세계누적: $52,351,925
제작비: $25,000,000 – $3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9위는 개봉 3주차에 접어든 로맨틱 코미디 [라스트 크리스마스]다. 지난 주말 성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만 달러를 더한 북미 스코어는 2,785만 달러. 아직 연말까지는 제법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으로 보나 순위로 보나 [라스트 크리스마스]의 ‘홀리데이’는 이번 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10. 조커 (Joker) ( ↓ 2 )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69% / 관객 88%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1,410 (-927)
주말수익: $2,746,029 (-48.6%)
북미누적: $326,857,842
전세계누적: $1,036,857,842
제작비: $55,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조커]가 11월 4주차 북미 박스오피스 톱10의 마지막 자리에 앉았다. R등급 영화임에도 북미 3억 2,680만, 전 세계 10억 3,685만 달러를 벌어들인 만큼 속편 제작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는데, 때마침 지난주 토드 필립스가 [조커] 속편과 다른 DC 캐릭터 영화를 맡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후 토드 필립스가 직접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라고 밝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지만,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호아킨 피닉스가 열의를 보이기도 했고, 돈이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곳이 할리우드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