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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넷플릭스 리얼리티 시리즈

이미지: 넷플릭스

리얼리티 쇼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카다시안 가족이 전 세계를 호령하는 셀럽이 되고, [아메리칸 아이돌]과 [더 보이스]가 각 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나, [효리네 민박]이 큰 인기를 얻고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기들이 사랑받는 것 모두 (각본은 존재하지만) 리얼리티 쇼만이 줄 수 있는 ‘현실감’ 덕분이다. 이게 어느 정도는 ‘사실’임을 알기 때문에 더 몰입하고 더 격하게 반응한다. 거기에 눈물 나는 사연으로 감동까지 전한다면? 여러분은 티슈를 품에 안고 밤새 몰아볼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테일러콘텐츠 에디터들이 넷플릭스의 수많은 리얼리티 쇼 중 엄선한 다섯 편을 감상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밤을 새서 보거나 몇 번을 다시 돌려본 사람도 있는 건 우리끼리만 알도록 하자.

리듬 + 플로우(Rhythm + Flow) 2019 | 10부작 | 55분

에디터 원희 ★ ★ ★ ★ 힙합계의 차세대 샛별을 마주하라

#어떤 이야기? 그래미상을 거머쥔 거물 래퍼 카디 비, 챈스 더 래퍼, 티아이 세 사람이 모여 차세대 힙합 슈퍼스타를 찾으려 한다. LA에서 처음으로 모여 오디션을 심사한 세 래퍼는 각자가 나고 자랐던 고향으로 향한다. 브롱크스 출신 카디 비는 뉴욕에서, 티아이는 애틀랜타에서, 챈스 더 래퍼는 시카고에 도착해 다양한 참가자 중에서 엄선한 최종 30인을 LA로 불러모은다. 그렇게 모인 오디션 통과자 30명은 그룹 속에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사이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랩 배틀, 자신의 정체성을 녹여내는 뮤직비디오, 기존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는 샘플링과 게스트의 노래에 랩으로 함께하는 피쳐링까지 다양한 경쟁을 거쳐 단 4명만이 결승전에 진출한다.

경연 프로그램이지만, 참가자 간의 숨 막히는 기싸움과 경쟁 구도를 강조하기보다는 각자가 그동안 겪었던 삶이 담긴 진솔한 이야기, 그리고 함께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최종 우승자는 25만 달러라는 큰돈과 함께 스타가 될 기회를 거머쥐게 되는데도, 서로를 보듬고 격려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여느 경연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이러한 분위기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흥미를 돋운다.

참가자 중 그 누구도 평탄한 삶을 보낸 이가 없다. 인종차별과 가난, 마약, 폭력으로 내몰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음악을 향한 꾸준한 열망으로 여기까지 왔다. 비록 실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해 탈락하는 안타까운 참가자들이 속출하지만, 이들의 랩에는 그들이 그동안 겪어왔던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리듬을 타고 마음속 깊게 흘러들어온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 모든 에피소드가 정말 흥미롭게 흘러가지만 역시 가장 감정이 폭발하는 에피소드는 마지막 결승전이다. 매번 경쟁할 때마다 두각을 드러내며 유독 시선을 사로잡던 4명의 참가자가 최종 결승전에서 만난다. 업계 최고의 프로듀서와 최고의 곡을 만들고 각종 무대 장치를 아낌없이 사용해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완벽한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정말 말 그대로 완벽하게 발휘한다.

비록 한 사람만이 우승자가 될 수 있지만, 네 사람 모두 슈퍼스타의 면모를 멋지게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다 보고 난다면 플레이리스트에 당장 네 사람의 음악을 추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어울리는 작품 랩 배틀이라 하면 단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에미넴의 랩 배틀이 담긴 [8 마일], 힙합의 역사와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힙합 에볼루션], 네 명의 아시안 래퍼들의 힙합 이야기를 다룬 [배드 랩]을 추천한다.

퀴어 아이(Queer Eye) 2018~시즌 5 예정 | 총 32부작 | 45분

에디터 혜란 ★★★★★ 놀라운 변신과 감동적 사연까지. 안 울 수가 없다.

#어떤 이야기? [퀴어 아이]의 전신은 2003~2007년 방영된 브라보 [퀴어 아이 (포 더 스트레이트 가이)]다. 게이 다섯 명이 어느 날 당신에게 찾아와 메이크 오버를 선사한다는 것 자체는 지금만큼 당시도 매우 충격적이다. LGBTQ에 다소 무지했던 에디터에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동성애자를 본다는 것이 생소해서 더 소중한 경험이었다.

2018년, 넷플릭스로 돌아온 [퀴어 아이]는 포맷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주인공의 삶에 당장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변화를 가져오는 대화와 시도에 집중한다. 멋쟁이 5인방- 바비(디자인), 탠(패션), 카라모(문화), 안토니(음식/와인), 조너선(그루밍) – 모두 유능하고, 개성 강하다. 이들의 솔루션은 매우 현실적이며, 옷장을 채우고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뿐 아니라 주인공들의 삶에 자신감과 행복을 불어넣는다.

[퀴어 아이]를 보면서 한 번도 안 울었던 적이 없다. 주인공들과 멋쟁이 5인방이 울면 나도 눈물이 솟아난다. 보고 또 봐도 눈물 버튼 누르는 지점에선 예외가 없다. 그래도 훌쩍훌쩍 울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와 응원을 한가득 받은 느낌이다. 저만큼 행복하게, 자신감 있게 살아야지 언제나 다짐하게 된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 원래 이성애자 남자들이 우선인 프로그램이지만 여성이 주인공인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캔자스시티에서 2대째 바비큐 가게를 운영하는 존스 자매, 라티노 예술 재단을 운영하는 디애나의 이야기는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다. 모두 다 건실한 사업체나 재단을 운영하는 사업가이지만 그에 걸맞은 자신감이 필요했던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적절한 해법을 찾아는 과정을 다음을 다해 응원한다. 메리 존스가 앞니 임플란트 시술 후 화사한 미소를 보이는 장면은 열 번을 봐도 울지 않을 수 없다(훌쩍).

#어울리는 작품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도전: 협소 주택] 등 주거 생활을 바꾸거나 [대결! 맛있는 패밀리]처럼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집밥 레시피로 대결하는 프로그램 모두 주인공들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다. 소수자를 ‘보이게’ 한다는 점에선 [퀴어 아이]보다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가 더 강력하다.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중반에 즐겨본 [익스트림 메이크오버: 홈 에디션]을 추천한다. 이 프로그램도 리바이벌이 확정되어, 2020년 HGTV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오싹한 만남(Prank Encounters) 2019 | 8부작 | 24분

에디터 영준 ★★★ 귀여운 더스틴의 귀엽지 않은 ‘깜놀’ 몰래카메라

#어떤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게이튼 마타라조가 공포 리얼리티 쇼를 이끈다. 하루짜리 단기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이들이 털이 쭈뼛 서는 기묘한 상황과 마주하는데, 쇼 호스트가 10대라고 방심은 금물! 치밀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에 아르바이트생들은 두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몰래카메라 프로그램과 달리 대상자가 두 명(심지어 서로 모른다!)인 것도 포인트.

#인상 깊은 에피소드 개인적으로 인형을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첫 화 ‘공포의 테디 베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악령이 깃든 인형’은 호러 장르에서 굉장히 흔한 소재지만, 에디터처럼 인형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언제 봐도 신선한 공포를 느끼는, 즉 ‘알고도 당하는’ 이야기다.

이 에피소드의 두 주인공은 테오도라와 버티즈다. 테오도라는 보모로, 버티즈는 기부 물품을 수거하기 위해 오펄이라는 소녀의 집으로 향하는데, 오펄이 하는 이야기가 어째 심상치 않다. 집에 있는 큰 곰인형 자비에가 자신의 언니를 죽였고, 기분을 맞춰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나쁜 일을 저지른다는 것. 두 주인공과 일행은 오펄의 이야기를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인형들이 말하고 움직이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현장을 보고 패닉에 빠진다. 자비에가 말하는 인형 특유의 기계음 섞인 목소리로 “넌 내 엄마가 아냐!”라며 뛰어다니는 장면은 단연 하이라이트. 지금 글을 쓰면서도 팔에 소름이 쫙 돋았는데, 현장에 있던 테오도라와 버티즈가 욕하지 않은 게 신기하다. 나라면 아마 바로 기절했을 텐데…(머쓱)

#어울리는 작품 리얼리티 쇼로는 [리얼 공포체험]이 있다. [오싹한 만남]과 기본적으로 같은 포맷이지만, 한 에피소드에 세 가지 ‘무서운 장난’이 소개된다는 차이가 있다. 공포와 유머를 동시에 느끼기에 좋은 영화 [좀비랜드]와 [새벽의 황당한 저주]도 추천!

빅 드림: 꿈의 정원 프로젝트(Big Dreams, Small Spaces) 2014~2017 | 17부작 | 59분

에디터 현정 ★★★☆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 노동의 기쁨

#어떤 이야기? [빅 드림: 꿈의 정원 프로젝트]란 제목 그대로 꿈꿔왔던 정원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드닝 전문가 몬티 돈이 정원 프로젝트를 계획한 사람들을 찾아가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몬티 돈의 박력에 감탄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기에 자극적인 재미를 기대하면 안 된다. 그래도 꾸준히 보게 되는 매력이 있는데, 도시의 삶에서 쉽게 찾기 힘든 정원 문화다. 생각해보면 풀과 나무, 꽃이 가득한 정원을 가져본 적이 없다. 마당이 있더라도 콘크리트 바닥에 정말 소박한 화단 정도만 있었고, 그나마도 아파트로 이사하고 나서는 베란다에 있는 화분이 전부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비록 그 과정에서 육체적인 고단함은 필수지만, 완성된 정원이 건넬 행복과 기쁨에 비하면,,, 그쯤이야.

정원 문화에 무심했던 에디터에겐 신선한 경험이었는데,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몬티 돈이 알려주는 정원 가꾸기 상식도 자연스레 얻을 수 있으니 더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 에디터에겐 모든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지만,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시즌 1 마지막 에피소드에 나온 노르웨이풍 정원이다. 북유럽의 협곡을 소인국의 세계처럼 축소해서 완성했는데, 동화를 보는 것 마냥 근사하고 멋지다. 개인적으로 피규어를 세워놓고 사진 찍기 좋겠다는 생각도(ㅎㅎ).

두 번째는 공동의 정원을 시도한 사람들이다. 앞마당을 개방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동 텃밭이 되도록 가꾸는 사람(202)과 담장을 허물고 서로의 작은 마당을 합쳐 더 넓은 정원을 만들려는 사이좋은 이웃(204)이 부럽기도 놀랍기도 했다.

#어울리는 작품 프로그램에 소개된 사람들은 정원의 규모에 상관없이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추구한다. 그런 점에서 도시의 삶을 미루고 고향으로 돌아가 자급자족하는 혜원의 사계절을 담은 [리틀 포레스트]가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스눕 독의 풋볼클럽(Coach Snoop) 2016 | 8부작 | 29분

에디터 홍선 ★ ★ ★ 풋볼이라는 이름의 희망

#어떤 이야기? 범죄가 난무하는 불우한 환경 속에 유년 시절을 보낸 스눕 독은 아이들은 그렇게 살지 않고 건강하게 커 갈 수 있도록 자신의 이름을 건 풋볼 팀을 만든다. 어려움 속에서도 풋볼을 통해 꿈을 잃지 않은 아이들은 전국대회 우승을 향해 오늘도 파이팅을 외친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 에피소드 6 롤모델이 필요해 – [스눕 독의 풋볼 클럽]의 최종 목표는 전국대회 우승이 아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풋볼클럽에서 함께하는 동안은 좌절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러기 위해서 올바른 멘토가 필요하다. 풋볼 클럽에서는 스눕 독이 그 역할을 대신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풋볼 클럽 활동 이후 아이들을 책임 질 부모의 모습이다. 에피소드 6은 어려운 환경 속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아이만큼은 자신처럼 되지 않기 위해 격려하고 가르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부모의 다짐을 보며 풋불이 쏘아 올린 작은 희망을 바라본다.

#어울리는 작품 더 배터드 바스터즈 오브 베이스볼 ( The Battered Bastards of Baseball ) – 커트 러셀의 아버지이자 배우로 유명한 ‘빙 러셀’이 만든 독립 야구단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실력은 부족하지만 열정만큼은 메이저리거인 선수들을 통해 [스눕 독의 풋볼 클럽]처럼 승리보다 더 값진 가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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