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시즌(mid-season) 동안 볼 작품이 없다’라는 말도 이젠 다 옛말이다. 북미 드라마 시즌 중 가을 시즌(9월~이듬해 1월)과 여름 시즌(5월~9월) 사이를 칭하는 미드시즌은 비인기 드라마들의 생사가 갈리는 ‘휴식기’ 혹은 ‘약간의 공백기’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사시사철 신작을 공개하기 시작하고, 전통적인 TV 채널들도 트렌드를 따르기 시작하면서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2주 뒤면 시작될 2019-2020 미드시즌, 수많은 신작과 구작들 중 과연 어떤 작품을 보면 좋을지 소개해본다.

1. 빨간 머리 앤, Anne With an “E”

이미지: 넷플릭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캐나다 드라마 [빨간 머리 앤]이 시즌 3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내년 1월 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세 번째 시즌을 끝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캐나다에서는 올해 9월 22일부터 방영). 종영 이유는 제작사 CBC와 넷플릭스의 계약 종료, 즉 ‘어른들의 사정’이라고. 팬층이 워낙 두터워서 추후 넷플릭스에서 직접 제작을 맡게 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보도는 없다.

2. 베터 콜 사울, Better Call Saul

이미지: AMC

[브레이킹 배드] 스핀오프 시리즈 [베터 콜 사울]이 2년 만에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2월 23일부터 시작되는 다섯 번째 시즌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 비로소 진정한 ‘사울 굿맨(S’all good man!)’으로 타락(?)한 지미 맥길의 앞날이 마냥 평탄하지는 않을 듯하다. 어떻게 아냐고? 티저 예고편에서 차에 탄 채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는 사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Chilling Adventures of Sabrina

이미지: 넷플릭스

‘아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10대 마녀의 이야기,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세 번째 시즌이 다음 달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지난 시즌 결말을 미루어 보아 이번 시즌의 주된 내용은 사브리나의 ‘지옥 탐방’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바가 없어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다. 이미 시즌 4까지 제작이 확정됐는데, 개인적으론 [리버데일]과의 크로스오버가 언젠간 이루어지길 바란다.

4. DC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DC’s Legends of Tomorrow

이미지: The CW

CW 애로우버스의 [DC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가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세계 종말을 막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역사적인 사건들에 개입하는 DC 히어로들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총 열다섯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CW 애로우버스 크로스오버 [크라이시스 온 인피니트 어스] 마지막 에피소드 방영 일주일 뒤인 1월 21일 공개된다.

5.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Sex Education

이미지: 넷플릭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올 1월, 공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4,000만 명이 시청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영국 하이틴 드라마다. 곧바로 시즌 2 제작이 확정된 것은 당연지사. 10대들의 성 고민부터 마약, 음주, 차별 등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면서 시청자와 평단 모두에게 극찬받았던 이 작품의 두 번째 시즌은 내년 1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6. 하이 피델리티, High Fidelity

이미지: Hulu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신작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 2000년작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원제: High Fidelity)과 마찬가지로 닉 혼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나, 차이점이라면 주인공의 성별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다. [더 배트맨]에서 캣우먼을 연기하게 된 조 크라비츠가 시리즈를 이끌 예정이며, 총 10편의 에피소드가 2월 14일 훌루에서 공개된다.

7. 케이티 킨, Katy Keene

이미지: The CW

CW [리버데일]의 스핀오프 시리즈.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케이티 킨과 친구들의 맨해튼 적응기를 그린 작품으로, [리버데일]로부터 5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다. [트루스 오어 데어] 루시 헤일이 주인공 케이티 킨으로 등장하며, [리버데일]에서 조시 맥코이로 분했던 애슐리 머레이가 이번 작품에서 같은 캐릭터로 복귀한다. 2월 6일 공개 예정.

8. 로크 앤 키, Locke & Key

이미지: 넷플릭스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는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아버지가 살해된 후, 새 집으로 이사한 삼 남매가 기이한 열쇠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그린 판타지 공포 드라마다. 원작은 스티븐 킹의 분위기가 풍긴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원작자 조 힐(필명)이 사실 스티븐 킹의 아들이다. [그것] 안드레 무시에티와 [힐 하우스의 유령] 제작진이 참여한 만큼, 상당히 기대가 큰 작품이기도 하다. 2월 7일 공개.

9. 스핀 아웃, Spinning Out

이미지: 넷플릭스

1월 1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의 신작 스포츠 드라마. 끔찍한 부상을 겪은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싱글 스케이팅에서 페어 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해 다시 아이스링크 위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본래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엠마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으나, 일정 문제로 하차하고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합류했다.

10. 스타 트렉: 피카드, Star Trek: Picard

이미지: CBS All Access

제임스 T. 커크와 더불어 [스타 트렉]을 대표하는 선장, 장 뤽 피카드가 돌아온다. 내년 1월 23일 CBS All Access에서 공개 예정인 [스타 트렉: 피카드]는 2002년작 [네메시스]로부터 20년이 지난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피카드의 동료였던 데이터 소령의 사망([네미시스])과 로뮬러스 행성의 파괴([스타트렉: 더 비기닝])가 드라마 시리즈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 밝혀졌으며, [스타 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 시리즈부터 [네메시스]까지 장 뤽 피카드를 연기한 패트릭 스튜어트가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