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역시 북미의 [스타워즈] 사랑은 대단하다. 모두의 예상대로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북미 극장가를 점령했다. 성적이나 평가를 보면 과거에 비해 위용이 조금 덜한 것도 같지만, 함께 개봉한 [캣츠]가 엄청난 혹평과 처참한 개봉 성적을 거두며 ‘안 좋은’ 스포트라이트를 모조리 가져갔기에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약점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이외에는 연말연초 시상식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밤쉘]이 확대 상영과 함께 순위가 크게 오른 것을 제외하곤, 비교적 큰 순위 변동이 없었던 12월 넷째 주말이었다. 이번 주 개봉을 앞둔 신작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과 이십세기폭스 신작 애니메이션 [스파이 지니어스]는 주말이 아닌 크리스마스(25일)에 개봉했지만, 아무래도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일 듯하다. [12월 4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243,217,105/$247,769,838]

1.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Episode IX – The Rise of Skywalker) ( New )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평단 56% / 관객 86%
메타스코어: 54
상영관 수: 4,406
주말수익: $177,383,864
북미누적: $177,383,864
전세계누적: $376,150,780
제작비: $250,000,000 – $30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며 극장가를 초토화시켰다.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스카이워커 사가’를 매듭짓는 작품의 1위 데뷔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주말 사흘간 북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억 7,738만 달러, 이로써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올해 모든 개봉작이 북미 1억 달러를 넘기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주말 성적은 ‘시퀄 삼부작’ 중 가장 낮은 데다, 평단의 평가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이후로 가장 안 좋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본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조차도 이 작품보다 평단에게 고평가를 받았다. 다른 시리즈들이 보기엔 배부른 걱정 같겠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스타워즈] 입장에선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지금의 상황이 좋을 리 없다.

흥미로운 것은 관객의 반응이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로튼토마토 평단과 관객 점수는 각각 56%와 86%, 논란의 전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가 91%, 43%를 받은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해석 여부에 따라 ‘전작에서 실망한 팬들이 돌아왔다’, 혹은 ‘돌아왔는 데도 이 정도밖에 못 벌었다’로 볼 수 있을 듯한데, 어느 해석이 맞을지는 시간이 흘러봐야 알 것 같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3억 7,600만 달러, 국내 개봉은 1월 8일이다.

2. 쥬만지: 넥스트 레벨 (Jumanji: The Next Level) ( ↓ 1 )

이미지: 소니 픽쳐스

로튼토마토: 평단 71% / 관객 87%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4,227
주말수익: $26,505,147 (-55.3%)
북미누적: $102,316,512
전세계누적: $313,742,368
제작비: $12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겨울왕국 2]의 4주 연속 1위를 저지했던 [쥬만지: 넥스트 레벨]이 2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2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작품이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은 2,650만 달러,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개봉과 함께 주말 성적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개봉 2주차였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 밀려 2위로 데뷔했음에도 결국 1위를 빼앗고 흥행까지 한 전작 [쥬만지: 새로운 세계]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북미 1억 달러를 넘긴 했지만, 흥행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지표인 ‘2주차 성적’이 워낙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전작의 북미 최종 스코어 4억 달러까지 도달하기엔 힘이 많이 부족하다. 아직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긴 하나, 약 2억 달러 초반대에서 북미 흥행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속편 제작 가능성을 활짝 연 채 이번 작품이 끝났다고 하는데, 시리즈 주연 잭 블랙이 배우 은퇴를 암시한 만큼 상황이 어떻게 풀릴지도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3. 겨울왕국 2 (Frozen II) ( ↓ 1 )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평단 77% / 관객 92%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3,665 (-413)
주말수익: $12,980,927 (-31.9%)
북미누적: $387,214,888
전세계누적: $1,107,116,922
제작비: $15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겨울왕국 2]도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3위를 차지했다. 두 편의 신작 중에서도 [캣츠]가 같은 음악 영화라서 순위와 성적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캣츠]가 워낙 크게 미끄러지는 바람에 안정적인 성적(-31.9%)으로 주말을 마무리하게 됐다. 5주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3억 8,720만 달러로 다음 주면 전작(북미 4억 달러)의 기록을 넘을 예정이며, 전 세계 성적은 전작보다 약 1억 7,000만 달러 뒤쳐져 있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4. 캣츠 (Cats) ( New )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로튼토마토: 평단 17% / 관객 58%
메타스코어: 32
상영관 수: 3,380
주말수익: $6,619,870
북미누적: $6,619,870
전세계누적: $10,719,870
제작비: $9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문제의 그 작품, [캣츠]가 처참한 성적과 함께 4위로 데뷔했다. 톰 후퍼 감독이 [레미제라블] 이후 7년 만에 들고 온 뮤지컬 영화, 직접 본 적은 없어도 노래는 들어본 유명 뮤지컬 원작, 할리우드 올스타급 제작진과 출연진 때문에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물론 이는 충격과 공포의 캐릭터 디자인이 공개되기 전까지 이야기다. 이때 쌓이기 시작한 불안함은 프리미어 시사 이후 ‘신이시여, 내 눈…’이라는 평론가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극으로 치닫았는데, 결국 개봉과 동시에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캣츠]가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은 고작 661만 달러, ‘역대 최악의 개봉 성적(상영관 3,000개 이상 기준) 19위’라는 지표와 시네마스코어 C+, IMDb 평점 2.6점이라는 관객의 반응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뮤지컬 영화가 워낙 인기 있는 장르인 데다 재작년 [위대한 쇼맨]이 4위로 시작해 11주 연속 톱10을 지키며 저력을 보인 선례가 있긴 하지만, 지금 [캣츠]의 상황을 보면 기적을 바라는 것조차 너무 큰 욕심인 듯하다.

5.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 ↓ 2 )

이미지: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평단 97% / 관객 92%
메타스코어: 82
상영관 수: 2,535 (-878)
주말수익: $6,503,186 (-28.8%)
북미누적: $89,952,095
전세계누적: $185,952,095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4주 (26일)

라이언 존슨의 ‘후더닛(whodunnit)’ 추리물 [나이브스 아웃]이 5위로 내려왔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8,995만 달러와 1억 8,500만 달러, 상당히 알찬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빠르면 2주, 늦어도 3주 내에는 북미 1억 달러 돌파까지도 가능한 상황. 뿐만 아니라 골든 글로브 작품상과 남/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만큼, [나이브스 아웃]이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볼 수 있다.

6. 밤쉘 (Bombshell) ( ↑ 13 )

이미지: Lionsgate

로튼토마토: 평단 67% / 관객 82%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1,480 (+1,476)
주말수익: $5,109,146 (+1,500.8%)
북미누적: $5,518,427
전세계누적: $5,518,427
제작비: $32,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19위로 데뷔한 라이온스게이트 신작 [밤쉘]이 확대 상영과 함께 6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폭스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였던 로저 에일스의 성추문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2주차까지 북미 성적 55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골든 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등 각종 시상식의 여우주연/조연상 후보에 오른 만큼, 샤를리즈 테론과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7. 리처드 주얼 (Richard Jewell) ( ↓ 3 )

이미지: Warner Bros.

로튼토마토: 평단 73% / 관객 96%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2,502
주말수익: $2,583,372 (-45.1%)
북미누적: $9,561,031
전세계누적: $9,561,031
제작비: $4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리처드 주얼]이 세 계단 아래로 내려왔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 각종 시상식 소식에도 지난주 ‘역대 최악의 개봉 성적(상영관 2,500개 이상 기준)’ 부문 38위에 앉은 영화는 2주차에도 별다른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상위권에서 물러날 채비 중이다. [조커]로 누구보다 풍성했던 가을을 경험한 워너브러더스는 이후 [리처드 주얼]까지 라인업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현재 북미 성적은 956만 달러.

8. 퀸 & 슬림 (Queen & Slim) ( ↓ 1 )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로튼토마토: 평단 83% / 관객 92%
메타스코어: 75
상영관 수: 1,078 (-482)
주말수익: $1,847,230 (-48.5%)
북미누적: $36,595,995
전세계누적: $36,595,995
제작비: $17,000,000 – $20,000,000
상영기간: 4주 (26일)

8위는 주말 간 184만 달러를 벌어들인 [퀸 & 슬림]이 차지했다. 개봉 4주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3,659만 달러, 대중적인 작품이 아님에도 [블랙 크리스마스]와 [캣츠]의 연이은 흥행 참패에 사실상 [퀸 & 슬림]이 유니버설 픽쳐스의 연말을 홀로 이끈다고 볼 수 있다.

9. 포드 V 페라리 (Ford v Ferrari) ( ↓ 3 )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평단 92% / 관객 98%
메타스코어: 81
상영관 수: 1,433 (-1,462)
주말수익: $1,846,348 (-54.8%)
북미누적: $102,007,956
전세계누적: $193,079,837
제작비: $97,6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마침내 ‘마의 북미 1억 달러’를 넘긴 [포드 v 페라리]가 9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같은 식구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이 개봉하면서 상영관과 주말 성적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할 만큼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자리를 내주게 됐다. 6주차까지의 전 세계 흥행 성적은 약 1억 9,300만 달러.

10. 블랙 크리스마스 (Black Christmas) ( ↓ 5 )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로튼토마토: 평단 39% / 관객 30%
메타스코어: 50
상영관 수: 2,625
주말수익: $1,838,015 (-56.7%)
북미누적: $7,286,665
전세계누적: $13,686,665
제작비: $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5위였던 유니버설/블룸하우스 공포 신작 [블랙 크리스마스]가 10위로 내려왔다. 2주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728만 달러, 인기 있는 원작과 공포 영화 보기에 안성맞춤인 ‘13일의 금요일 개봉’이라는 이점에도 영화 퀄리티가 좋지 못해서인지 관객에게 철저히 외면받는 중이다. 그나마 제작비라도 건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