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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사랑스러운 웃음이 가득한 가운데 가슴 설레는 로맨스 듬뿍!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의 해피 엔딩은 늘 예정되어 있지만, 행복한 사랑의 결실을 맞이하기까지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예측불허인 점이 매력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언제, 어떻게 튈지 모르는 로맨스의 불꽃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가깝고도 먼 북한에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윤세리는 재벌가의 막내딸이지만 혼자 힘으로 회사를 성공적으로 일구어낸 능력자다. 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뭐든지 성공시키는 승승장구 인생을 살았지만,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맞닥뜨린 돌풍에 휘말려 어딘가로 추락하고 만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곳은 놀랍게도 북한이었고, 총정치국장 아들로 만만치 않은 능력자인 군 장교 리정혁을 우연히 만나 도움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려 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감정이 싹튼다.

거의 모든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이 북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배우가 작품 내내 북한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점이 특징이며, 북한을 다룬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념적인 대립 등을 무겁게 다루기보다는 공간적인 의미로서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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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은 연출과 각본의 시너지로 흡인력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은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마녀의 연애],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풋풋하고도 사랑스러운 로맨스를 그려냈으며, 영국의 동명 드라마 리메이크작인 [라이프 온 마스]를 통해 완성도 높은 서사를 담아내며 그 역량을 뽐냈다.

각본은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의 각본가인 박지은 작가가 맡았다. 이번에도 이전 작품들과 비슷하게, 완벽한 모습으로 다른 세계의 삶을 살던 두 주인공이 만나면서 서로 허당끼 넘치는 반전미를 선보인다. 때론 낯간지러운 대사가 쏟아지지만, 이것이 바로 로맨틱 코미디의 묘미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유치함조차 사랑스러움으로 승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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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조화다. 특히 손예진과 현빈은 이 작품 직전에 영화 [협상]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었는데, 범죄 장르에 두 사람이 대치하는 역할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절로 뿜어져 나오는 케미스트리에 ‘범죄 영화가 아니라 로맨스 영화였다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그런데 그 염원이 드라마에서 이루어져 시청자도 설레게 하는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니 절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두 배우가 로맨틱한 케미를 발산할 때, 곁에서 코믹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인물들도 여럿 등장한다. 북한군 사택 마을 사람들의 티키타카도 웃음을 유발하고, 리정혁의 중대원들도 각각 확실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기생충]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장혜진, 박명훈이 남매로 등장해 개그감을 뽐내기도 한다. 배우들의 톡톡한 연기가 어우러져 적재적소에 알맞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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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6부작 중 이제 막 절반이 넘어가도록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윤세리를 남한으로 돌려보내려는 리정혁의 계획은 그를 무너뜨리려는 조철강에 의해 번번이 막히고 큰 상처도 입는다. 하지만 리정혁은 늘 그보다 한 수 앞을 예상하고 행동해 조철강을 따돌리기에 성공하고, 마침내 처음 만난 곳 근처의 군사분계선에 다다른 두 사람은 가슴 아픈 이별을 앞두고 있다.

윤세리는 이번에야말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간다 해도 그의 독주를 막기 위한 가족의 계략에 이미 사망했다고 알려진 상태다. 이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로맨스를 완성하기 위해 다시는 만날 수 없어야 마땅한 리정혁과 재회해야만 한다. 과연, 앞으로 남은 에피소드에서 윤세리와 리정혁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게 될까? 은근하게 스며드는 기대감이 매력인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번 주말에도 또다시 본방사수에 도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