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USA Network

영화 [본] 시리즈 팬들에게 트레드스톤은 익숙한 명칭이다. ‘제이슨 본’이라는 인간병기를 탄생시킨 게 CIA 휘하의 트레드스톤 프로젝트였으니 말이다. 최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공개된 [트레드스톤]은 일반인을 정부 암살자로 개조하려 했던 바로 그 비밀 프로젝트의 기원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트레드스톤]이 스핀오프나 리부트 드라마가 아닌 영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국내에서는 한효주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소식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이종혁도 출연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같은 세계관에 속한 작품인 만큼 [트레드스톤]은 [본] 시리즈와 유사한 점도 많지만, 반대로 스토리텔링이나 설정에 있어 드라마만의 매력도 갖추고 있다. 두 작품 사이의 공통점과 차별점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공통점 1 – 등장인물 모두 인체 실험의 산물

이미지: USA Network

주인공 격인 존 랜돌프 벤틀리를 비롯한 [트레드스톤]의 등장인물들과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은 세뇌를 통해 암살자로 개조당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벤틀리는 1970년대 KGB의 ‘매미 프로토콜(Cicada Protocol)’, 나머지는 이후 제이슨 본을 탄생시킨 CIA ‘트레드스톤 프로젝트’로 인해 과거의 기억 없이 임무만을 생각하는 기계로 변모한다. 두 실험의 피실험자 모두 매미라 불리는 것으로 보아 둘이 시기와 주최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실험임을 알 수 있는데, 오랜 시간 유충으로 지내다가 비로소 성체가 되는 매미의 삶을 생각하면 제법 잘(?) 지어진 명칭이다.

공통점 2 – ‘블랙브라이어 작전’과의 연결고리

이미지: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드라마와 영화가 같은 세계관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요소가 바로 ‘블랙브라이어’다. 물론 트레드스톤 프로젝트만으로도 충분히 이어지기는 하지만, [트레드스톤]에서 블랙브라이어 조직과 작전을 언급함으로 인해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더욱 강해진다. 블랙브라이어는 트레드스톤이 폐기된 이후 CIA에서 새로이 창설한 단체 및 프로젝트다. 물론 이들 또한 제이슨 본의 폭로로 실체가 드러났는데, 드라마 2화 [드러난 음모]에서 한 요원이 블랙브라이어 폭로 사건 당시 뉴욕 현장에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제이슨 본의 행동을 두 눈으로 지켜본 셈이다. 비록 맷 데이먼/제이슨 본이 [트레드스톤]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러한 언급만으로도 그가 먼발치에서 지켜본다는 느낌이다.

공통점 3 – 끊이지 않는 액션

이미지: USA Network

[본] 시리즈가 그토록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007] 제임스 본드의 안티테제 격인 제이슨 본이란 캐릭터와 스토리도 매력적이지만, 액션을 빼놓고는 [본] 시리즈를 논할 수 없다. ‘수건 격투’로 대표되는 [본 얼티메이텀] 속 액션 시퀀스는 장르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고,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장면으로 꼽힌다. 이러한 [본] 시리즈의 스턴트를 담당했던 버스터 리브스가 바로 [트레드스톤]의 액션 촬영감독이다. 액션만큼은 기대해도 좋다는 뜻이다. 5분 단위로 이어지는 맨손 격투와 총격전, 추격전은 [본] 시리즈의 액션을 계승하는 동시에 이를 선보이는 대상들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특히 한효주의 액션은 정말 기대 이상이니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한번 찾아보도록 하자.

공통점 4 – 세계적인 스케일

이미지: USA Network

에스피오나지, 즉 첩보 장르는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제 맛이다. [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트레드스톤]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목표를 위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닐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국적도 전부 다르다. [본]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트레드스톤] 총괄 제작자 벤 스미스에 의하면 제작 당시 극중 인물들의 주요활동 무대인 프랑스와 러시아, 독일 등에서 동시에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고. 물론 북한에서의 촬영은 불가능했겠지만 말이다.

차이점 1 – 트레드스톤 작전 완전 폐기 ↔ 암암리에 잔존

이미지: USA Network

영화와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트레드스톤 작전의 유효함이다. 영화에서 트레드스톤은 분명 중단된 프로젝트였다. 제이슨 본이 처음이자 마지막 ‘애셋’이었고, 그의 탈출과 폭로로 아예 중단이 됐다. 암암리에 준비하던 블랙브라이어도 본에 의해 폭로당했다. 그러나 드라마 시리즈에서는 여전히 트레드스톤의 잔재가 남아있고, 러시아까지 개입하면서 더 이상 CIA가 감당 못할 게 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프로젝트가 폐기된 것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한 CIA 임원이 “우리 예상을 한참 벗어났기 때문”이라며 고개를 저었을까?

차이점 2 – 제이슨 본의 이야기 ↔ 매미’들’의 이야기

이미지: USA Network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다양성에서 오는 재미’는 필연적으로 호흡이 길 수밖에 없는 TV 시리즈에게 특히 중요한 요소다. 모든 사건의 발단인 벤틀리가 [트레드스톤]의 진 주인공이기는 하나, 드라마는 그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세계 각국에 있는 요원들에게도 같은 시간과 정성을 할애한다. ‘제이슨 본’과 ‘그를 쫓는 CIA’의 이야기만을 다루는 [본] 시리즈와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북한에 사는 피아노 교사, 미국의 석유 굴착기사, 인도 식당 종업원까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난 매미로 탈피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진 주인공과 거의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차이점 3 – 하나의 타임라인 ↔ 두개의 타임라인

이미지: USA Network

제이슨 본만의 이야기이기에 하나의 시간대만 걷는 [본] 시리즈와 달리, [트레드스톤]은 벤틀리가 활동하는 1970년대와 다른 요원들이 활약하는 현재를 오간다. 평균 40분 분량의 에피소드에서 거의 5~10분 간격으로 시간대가 바뀌다 보니 헷갈릴 법도 한데, 의외로 그런 지점은 없다. 타임라인이 바뀔 때마다 친절하게 ‘누구. 연도. 장소’를 명시하기도 하고, 둘 사이에 적어도 수십년의 시간차가 존재하기에 장비와 풍경만 훑어보더라도 어느 시기의 이야기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속도감까지 느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차이점 4 – 악역은 CIA 뿐 ↔ 다양한 악의 무리들

이미지: USA Network

CIA만이 트레드스톤에 개입한 것이 아니기에 드라마에는 다양한 악역들이 등장한다. 남한 장군, 러시아 재벌, 전직 요원까지 저마다의 욕망을 실현하려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 도망치는 제이슨 본과 추격하는 ‘악의 무리’ CIA 이야기가 대부분인 영화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물론 둘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도 보는 재미가 확실했지만, 만약 10부작에 달하는 드라마에서도 주적이 CIA 하나였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