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눈, 비의 콜라보레이션에 일주일을 시달리고 나니, 다른 때보다 한산한 극장가가 눈에 들어온다. 이때쯤엔 비수기를 채우거나 아카데미 특수를 노린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인지 예상만큼 뜨겁지 않다. 할리우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끝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주목할 만한 말은 끊임없이 나온다. 오스카의 여파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고, 관객을 만나길 기다리는 작품들도 많기 때문이다. 오늘 글은 오랜만에 마블 영화 관련 내용으로 문을 연다.

‘이터널스’ 키스신 촬영 때 다들 울었다 – 하즈 슬레이만

이미지: Marvel Studios/Disney

11월 공개될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 마블 최초 동성 간 키스 장면이 등장한다. 배우 하즈 슬레이만은 최근 NewNowNext와의 인터뷰에서 [이터널스]에서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의 남편 역으로 헨리와 키스 장면을 찍었다고 밝혔다. 슬레이만은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키스였다.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울었다.”라며 회상했으며, 헨리가 정말 훌륭한 배우이고 파스토스 역에 아름다움을 불어넣었다며 극찬했다. 이터널스의 “똑똑한 발명가” 파스토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2년, 영화 25편 만에 처음으로 등장한 ‘오픈리 게이’ 슈퍼히어로다. 하지만 파스토스 외에 다른 캐릭터들도 영화에서 LGBTQ임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테사 톰슨이 연기한 ‘발키리’ 또한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퀴어임이 암시되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도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기회가 있다면 발키리의 성 정체성을 탐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출처: NewNowNext

‘나탈리 포트먼’ 식의 여권 신장 활동은 매우 불쾌하다 – 로즈 맥고완

나는 노력해 왔고, 계속 노력할 것이다 – 나탈리 포트먼

이미지: 나탈리 포트먼 인스타그램 / ABC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나탈리 포트먼의 드레스, 정확히는 망토가 화제가 되었다. 디올이 특별히 제작한 망토에는 그레타 거윅, 룰루 왕, 로린 스카파리아, 마리엘 헬러 등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지명을 받지 못한 여성 감독들의 이름이 수놓아져 있었다. 포트먼은 인터뷰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올해 훌륭한 작품을 내놓았지만 인정받지 못한 감독들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두가 “패션을 통한 입장 표명”을 반기지 않았고, 그중 배우 로즈 맥고완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맥고완은 “주류 미디어가 반길 만한” 포트먼의 가짜 저항이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쾌하고 기분 나쁜 행위”라고 말했다. 맥고완은 포트먼이 20년 넘게 배우로 일하면서 여성 감독과 일한 건 단 두 번이고, 그의 제작사가 만든 여성 감독 작품은 자신의 것뿐임을 지적했다. 맥고완은 포트먼뿐 아니라 다른 “A급 여성 배우”들이 여성을 위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기꾼’이라 비난하며, 변화를 위해 진짜로 나서 싸우라고 요구했다.

포트먼은 며칠 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맥고완의 자신이 망토를 입은 것이 “용감하다”란 평가를 받는 게 잘못됐다는 의견에 동의했으며, 지금까지 여성 감독과 일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 감독이 프로젝트를 맡게 하려 도왔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적이 많았으며, 영화를 만들고 나서도 영화제 출품이나 배급 등 작품을 알리는 과정에 수많은 장애물이 있음도 지적했다. 자신은 지금까지 노력해 왔고, 앞으로 노력할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한편 맥고완의 비판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포트먼이 오랫동안 할리우드의 여성 창작자를 위해 일해왔다고 변호했다. [토르: 다크 월드] 때 그가 패티 젠킨스 감독을 강력 추천했고, 젠킨스가 중도 하차하면서 포트먼도 마블 측과 갈등을 빚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주연작인 [제인 갓 어 건]에 린 램지 감독을 강력 추천했지만, 램지 또한 창작적 의견 차이를 이유로 하차하면서 작품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 외에도 여성 감독 영화 여러 편에 출연을 확정했지만, 프로젝트가 중도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맥고완은 이후 “할리우드의 침묵이 아니라 개인의 행동을 비판한 것을 후회한다.”라며 원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출처: Facebook, The Guardian, Twitter

내가 유대인인 걸 알았다면 반발이 덜했을 거예요 – 타이카 와이티티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은 소년의 눈으로 끔찍한 전쟁과 인권 탄압을 바라보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제2차 세계 대전이란 비극을 지나치게 밝고 가볍게 그렸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에 대해 감독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평론가들이 그가 유대계인 줄 알았다면 비판이 덜했을 것이란 멘트에 동의했다. 그는 특별히 유대계 언론이 많이 참여한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기 전에 감독이 유대계인 줄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란 반응이 많이 나왔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차라리 포스터에 “걱정 마세요, 감독이 유대인임.”이나 “어떤 심정일지 알아요, 그냥 보세요.”라고 적을까 아주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참고로 뉴질랜드 출신의 타이카 와이티티는 마오리 계와 유대계 혼혈이며, 본명은 “타이카 데이비드 코헨”이다.

출처: Variety

8년 만에 본 오디션, 재앙 수준이었어요 – 맥컬리 컬킨

이미지: 맥컬리 컬킨 트위터

혜[나 홀로 집에]의 주인공, 맥컬리 컬킨이 최근 봤던 끔찍한(?) 오디션 경험을 털어놓았다.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컬킨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오디션을 봤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의 오디션이 “재앙 수준”이었고 “나라도 날 고용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인정했다. 정확히 어떤 역에 지원했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원래 오디션에 강한 타입이 아니었고, 게다가 8년 만에 본 것이라 서툴렀다고 덧붙였다. 컬킨은 [나홀로 집에], [리치 리치] 등에 출연하며 아역배우로 활발히 활동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엔 예전만큼 영화에, 특히 히트작에 출연할 기회를 많이 잡진 못했다. 그렇지만 컬킨은 “한 번쯤 말에 다시 올라타 즐겁게 놀아보고 싶다.”라며 연기 복귀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출처: Esqu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