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넷플릭스

몇 년 전, 벤 애플렉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히어로를 연기했다. 자신이 단독 주연을 맡을 슈퍼히어로의 다음 이야기를 직접 썼고, 연출도 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모든 것을 버렸고, [더 배트맨]의 메가폰은 맷 리브스에게, 주인공의 망토는 자신보다 젊은 로버트 패틴슨에게 넘겼다. 배트맨이 그의 손에서 점점 빠져나갈 때 그의 가정도 위기를 맞았다. 애플렉은 아내 제니퍼 가너와 이혼했다. 이혼 확정 전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가족들의 응원 아래 재활 치료를 받았다.

2017년 말 [저스티스 리그] 이후 영화는 [트리플 프런티어] 단 한 편만 출연했던 그는 2020년에 영화 네 편을 선보인다. 앤 해서웨이, 윌렘 대포와 함께 출연한 [마지막 게임]이 오늘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고, 알코올 중독자 농구 코치를 연기한 [더 웨이 백]이 3월 초 개봉된다. 에로틱 스릴러 [딥 워터], 그리고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지막 결투]는 하반기 공개될 예정이다. 긴 슬럼프를 이겨낸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 글은 뉴욕타임스의 프로필 기사의 일부를 소개한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Ben Affleck Tried to Drink Away the Pain. Now He’s Trying Honesty. (The New York Times, 2020-02-18)

알코올 중독이 결혼 생활을 파괴했다

벤 애플렉은 자신이 “술을 적당히 마시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2015, 2016년부터 음주 습관이 바뀌었다. 그는 “결혼 생활이 위기를 겪으면서 술을 더 마시기 시작했다. 그게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내 인생의 가장 큰 후회는 이혼이다.”라고 말했고, 이혼엔 여전히 죄책감은 느끼지만, 수치스러움은 극복했다고 밝혔다. “지금 내 실패나 알코올 중독 재발에 집착하며 나 자신을 탓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나는 실수도 많이 저질렀고, 후회할 일도 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추스르고, 실수에서 배우고, 더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며 배트맨에 흥미를 잃었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애플렉이 [저스티스 리그]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홍보할 당시 영상을 봤다면 애플렉의 표정이 밝지 않은 게 눈에 보인다 (그의 표정을 클로즈업한 ‘새드 애플렉’이라는 밈이 유행했다). 그는 처음 배트맨이 되었을 땐 의욕에 차 있었지만, 영화 두 편, 특히 [저스티스 리그] 촬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배트맨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다. 그렇지만 [더 배트맨]을 맷 리브스와 로버트 패틴슨에게 넘겨주기 전 그는 이미 각본을 완성한 상태였다. 애플렉은 “몇몇 사람에게 [더 배트맨] 대본을 보여줬다. 그들은 ‘각본은 좋다. 그렇지만 네가 지금까지 겪은 걸 또 겪는다면 아마 죽을 때까지 술을 마실 것이다.’라고 말했다.”라고 회상했다.

중독을 인정한 후, 연예계 동료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

애플렉은 자신의 집안에 알코올 중독과 정신질환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19살이 될 때까지 거의 매일 술에 취해 살았다. 할머니와 삼촌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고모는 헤로인에 중독됐다. 동생 케이시 애플렉 또한 음주 문제가 있어 6년 이상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애플렉은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너와 별거를 선언하고 2017년 재활 치료를 받았지만, 1년 후 유니세프 파티에서 술을 입에 댔다. 그가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은 타블로이드지를 통해 전 세계에 퍼졌다.

애플렉은 알코올 중독이 재발한 것이 “당연히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했다. 그 장면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아이들이 보지 않길 바랐다. 젠과 나는 그 일을 솔직하게 말하는 데 최선을 다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음주와 약물 중독 치료를 받은 동료 배우들이 자신의 치료를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등의 문신은 진짜다

엘렌 쇼에서 등 문신에 대해 인터뷰한 밴 에플렉 | 출처: Youtube TheEllenShow

2015년 [리브 바이 나이트] 촬영 당시 애플렉의 등에 새겨진 거대한 불사조 문신이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런데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된 후, 애플렉은 연예매체 엑스트라와의 인터뷰에서 “문신은 영화 때문에 한 가짜다.”라고 말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애플렉은 문신은 진짜라고 인정했다. 당시 “누군가 나를 염탐해서 그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에 분노했기 때문”이라 말하면서, 그때 “가짜다.”라는 답 대신 “당신관 상관없는 일이다.”라고 말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더 웨이 백’을 촬영하면서 완전히 무너진 적이 있다

‘The Way Back’ 트레일러 | 출처: Youtube Warner Bros. Pictures

애플렉은 [어카운턴트]로 만난 게빈 오코너 감독과 [더 웨이 백]을 함께 했다. 25만 달러의 중급 예산으로 찍은 70년대 배경의 스포츠 드라마로,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의 커리어, 가정, 땅을 모두 잃은 농구 코치 ‘잭’의 이야기다. 오코너는 “촬영을 준비하면서 애플렉에게 어려웠던 건 농구였다.”라며, “알코올 중독자의 어둡고 싶은 마음을 파고들 준비는 이미 되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애플렉이 연기한 ‘잭’의 삶은 그의 실제 삶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는데, 특히 영화 후반부, 잭이 그의 전 부인에게 일말의 주저 없이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장면은 가상의 인물과 실제 인물의 삶이 완전히 겹쳐질 것이다. 오코너는 애플렉이 그 장면을 찍은 후 완전히 무너졌고, “마치 수문이 열린 것처럼” 놀랍고 강력하며 애플렉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 장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