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마침내 베일을 벗은 [수퍼 소닉]이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을 제치고 7주차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전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게임 원작 영화 오프닝 1위’와 ‘역대 프레지던트 데이 주말 개봉작 오프닝 4위’라는 우수한 기록으로 데뷔하면서 파라마운트와 원작 팬 모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게 됐다. [수퍼 소닉]의 산뜻한 출발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기생충]의 놀라운 행보다. 북미 상영이 어느덧 4개월을 훌쩍 넘었지만, 기세를 탄 [기생충]의 본격적인 북미 흥행은 이제부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어 괜한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7주차 신작 [판타지 아일랜드]와 [더 포토그래프], [다운힐]은 각각 3위와 4위, 10위로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두 편의 신작이 상위권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해리슨 포드 주연의 동물 모험 영화 [콜 오브 더 와일드]와 STX 신작 공포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가 [수퍼 소닉]의 질주를 저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수퍼 소닉]이 이들을 뿌리치고 독주체재를 굳힐지 사뭇 기대가 된다.
[7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40,013,866/$155,932,237]

1. 수퍼 소닉 (Sonic the Hedgehog)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63% / 관객 94%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4,167
주말수익: $58,018,348
북미누적: $70,002,074
전세계누적: $113,002,074
제작비: $8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파라마운트 신작 [수퍼 소닉]이 ‘게임 원작 영화’ 역사를 새로 쓰며 1위로 데뷔했다.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은 5,800만 달러, 이는 [명탐정 피카츄]를 뛰어넘은 게임 원작 영화 최고 개봉 성적(3일 기준)이며, 월요일까지 포함한 프레지던트 데이 연휴 개봉작으로는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개봉 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동명 게임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수퍼 소닉]은 본래 작년 11월 5일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3월 캐릭터 디자인으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유출, 원작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유발하는 소닉의 모습에 팬뿐 아니라 원작자까지 충격에 빠졌다. 다음달 해당 디자인을 사용한 예고편까지 공개되자 엄청난 원성이 이어졌고 결국 제프 파울러 감독이 “디자인을 수정할 것”이라며 개봉 연기를 발표, 11월 수정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야 팬들의 분노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여전히 ‘개봉일이 연기가 된 작품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우려는 남아있었다.

성적과 관객 반응을 보면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디자인 수정과 개봉일 연기는 [수퍼 소닉]에 큰 도움이 됐다. 스토리는 다소 유치하지만 향수를 자극하는 각종 팬서비스와 짐 캐리의 퍼포먼스가 만족스러웠다는 호평까지 이어지면서 장기 흥행의 발판도 마련된 상황이다. 긴급 소방수로 투입되었던 [플레잉 위드 파이어]를 제외하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와 [제미니 맨], [라이크 어 보스], [더 리듬 섹션]까지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던 파라마운트 입장에서는 [수퍼 소닉]의 성공이 무엇보다도 반가울 듯하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억 1,300만 달러.

2.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Birds of Prey: And the Fantabulous Emancipation of One Harley Quinn) ( ↓ 1 )

로튼토마토: 평단 79% / 관객 79%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4,236
주말수익: $17,172,686 (-48%)
북미누적: $61,859,171
전세계누적: $145,459,1712
제작비: $84,5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 일주일 만에 2위로 내려왔다. 지난주에도 DCEU에서 가장 저조한 데뷔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해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번에는 [수퍼 소닉]에게 불의의 일격까지 맞으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혹여나 기대했던 ‘2주차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DCEU 첫 북미 1억 달러 실패작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상영 열흘 간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 벌어들인 금액은 6,200만 달러. 8,450만 달러 제작비가 ‘히어로 영화 치고’ 적은 편이라 그나마 다행(?)이고 R등급이라는 진입장벽도 있었기에 흥행이 어려웠다고 위안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전작 [조커]나 건넛집 [데드풀]의 흥행이나 DCEU에서의 할리 퀸의 엄청난 입지를 생각하면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의 지금 행보는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흥행에 성공했지만 혹평을 면치 못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호평에도 흥행은 어려워 보이는 이 작품 이후 마고 로비/할리 퀸의 출연작은 제임스 건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인데, 과연 그 작품의 운명은 어찌될지 궁금하다. 현재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의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억 4,545만 달러.

3. 판타지 아일랜드 (Fantasy Island)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8% / 관객 47%
메타스코어: 22
상영관 수: 2,784
주말수익: $12,310,420
북미누적: $13,754,518
전세계누적: $21,354,518
제작비: $7,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3위는 소니 픽쳐스/블룸하우스 신작 공포 [판타지 아일랜드]다. 70년대 방영된 동명 TV 시리즈(국내명: 꿈꾸는 낙원)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환상의 섬에 초대된 이들이 끔찍한 사건과 마주한다는 내용을 그린다. ‘저예산 고수익’ 명가 블룸하우스 작품답게 첫 주말에만 제작비의 2배 가까운 1,231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나, 반대로 평가는 상당히 좋지 못하다. 물론 공포 영화 특성상 흥행에는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주연배우 루시 헤일과 제프 와드로우 감독은 이전에도 블룸하우스와 함께 작품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2018년 가장 높은 수익률(제작비 대비 26배)을 자랑했던 공포 영화 [트루스 오어 데어]다. 아쉽게도 [판타지 아일랜드]에 그런 저력은 없을 듯하다.

4. 더 포토그래프 (The Photograph)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74% / 관객 82%
메타스코어: 63
상영관 수: 2,516
주말수익: $12,181,865
북미누적: $13,250,025
전세계누적: $13,300,025
제작비: $16,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유니버설 픽쳐스 신작 로맨스 [더 포토그래프]가 4위로 데뷔했다. 역시 발렌타인 데이에 로맨스 영화 한 편쯤 개봉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영화는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딸이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몰랐던 어머니의 과거를 알게 되고, 오늘날 본인의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을 그린다. [더 포토그래프]에 대한 평단과 관객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하이틴 로맨스 [에브리씽, 에브리씽]으로 성공을 맛봤던 스텔라 메기 감독이 그린 ‘어른들의 사랑’이 몹시 섬세하며, 대세 배우 라케이스 스탠필드와 잇사 레이의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게 대세 여론이다.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은 1,218만 달러, 조금만 더 입소문을 탄다면 장기 흥행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듯하다.

5. 나쁜 녀석들: 포에버 (Bad Boys for Life) ( ↓ 3 )

로튼토마토: 평단 77% / 관객 96%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3,185 (-345)
주말수익: $11,530,904 (-4%)
북미누적: $183,124,103
전세계누적: $370,124,103
제작비: $9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개봉 한달차에 접어든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5위로 세 계단 내려왔다. 주말 성적은 전주대비 고작 4% 감소한 1,153만 달러, [쥬만지: 넥스트 레벨]에 이어 톱10 작품 중 가장 안정적인 감소치를 보여주었다. 지난주까지 북미 2억 달러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사실상 확정이라 봐도 되는 상황까지 왔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3억 7,012만 달러.

6. 1917 (1917) ( ↓3 )

로튼토마토: 평단 89% / 관객 88%
메타스코어: 78
상영관 수: 2,084 (-1,464)
주말수익: $8,085,155 (-12.5%)
북미누적: $145,760,369
전세계누적: $325,660,369
제작비: $90,000,000 – $100,000,000
상영기간: 8주 (54일)

아카데미 3관왕 [1917]이 6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상영관이 1,400개 이상 줄었음에도 주말 성적은 약 12%만 감소한 808만 달러인 점을 보면 여전히 이 작품이 북미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원체 잘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도 흥행에 한몫하겠지만, 역시 ‘전쟁 영화’에 대한 북미 관객의 선호도는 대단하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1억 4,576만 달러와 3억 2,566만 달러.

※ 아카데미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수상

7. 기생충 (Parasite) ( ↑ 4 )

로튼토마토: 평단 99% / 관객 91%
메타스코어: 96
상영관 수: 2,001 (+941)
주말수익: $5,682,466 (+245.3%)
북미누적: $44,334,442
전세계누적: $190,310,262
제작비: $11,000,000
상영기간: 19주 (129일)

역시 ‘아카데미 4관왕’의 힘은 대단했다. [기생충]이 7위를 차지하며 북미 상영 19주 만에 처음으로 톱10에 올랐다.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였던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 연속 일일 박스오피스 4위에 앉기도 했는데, 이는 한국영화 최초의 북미 박스오피스 톱5 진출이다. 현재 북미 누적 4,433만 달러로 북미 개봉한 역대 비영어권 영화 중 흥행 4위(1위 [와호장룡])에 앉아있으며, 현지에서는 최소 5,000만 달러선도 무리 없이 돌파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

8. 쥬만지: 넥스트 레벨 (Jumanji: The Next Level) ( ↓ 3 )

로튼토마토: 평단 71% / 관객 87%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2,729
주말수익: $5,547,484 (-0.2%)
북미누적: $306,817,974
전세계누적: $779,817,974
제작비: $125,000,000
상영기간: 10주 (66일)

[쥬만지: 넥스트 레벨]이 개봉 10주차에야 비로소 톱5 밑으로 내려오며 8위에 앉았다. 지난 주말 대비 불과 0.2% 감소한 554만 달러를 더해 북미 3억 달러를 넘는 데 성공했으며, 전 세계 누적 성적도 약 7억 8,000만 달러로 빠르면 2주 내에 8억 달러까지도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9. 닥터 두리틀 (Dolittle) ( ↓ 5 )

로튼토마토: 평단 15% / 관객 76%
메타스코어: 26
상영관 수: 2,869 (-593)
주말수익: $4,862,520 (-25.6%)
북미누적: $71,576,610
전세계누적: $183,276,610
제작비: $175,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주말 간 486만 달러를 북미 성적에 더한 [닥터 두리틀]이 9위에 앉았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7,157만 달러와 1억 8,327만 달러, 5주차만에 가까스로 순 제작비는 회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순’ 제작비 회수일 뿐, 각종 홍보 비용 지출까지 생각하면 적자는 불가피하다. 중국 개봉이 불발된 게 정말 안타깝지만, 설령 중국에서 개봉했다 한들 본전치기라도 가능했을지는 솔직히 미지수다.

10. 다운힐 (Downhill)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39% / 관객 12%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2,301
주말수익: $4,622,018
북미누적: $5,104,881
전세계누적: $5,117,212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3일)

7주차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를 꿰찬 작품은 서치라이트 픽쳐스 신작 [다운힐]이다.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수상작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알프스 산맥으로 스키 여행을 떠난 가족이 갑작스러운 눈사태를 직면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며 나름(?)의 기대를 받기도 했지만, 원작과 달리 [다운힐]을 향한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2,300여 상영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462만 달러, 평단과 관객의 평가도 워낙 좋지 않아 다음 주말이면 톱10 차트에서 볼 일은 없을 듯하다. 참고로 본래 일정상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이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7개월 연기되면서 그 자리를 [다운힐]이 대신한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