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나온 가장 핫한 “말”을 꼽으라면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다. 목요일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조롱’했다. 정확히는 영화가 아니라 “수많은 미국 영화를 제치고 무역 분쟁이 잦은 한국에서 온 영화에 상을 준” 아카데미를 비난했다. 물론 트럼프의 발언은 이해한다. [기생충] 북미 배급사 네온의 반응대로 “자막을 읽기 귀찮으니” 영화를 볼 생각도 안 했을 테니 말이다. 각 나라의 문화 상품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 전파되고 넷플릭스 등 전 세계 대상 서비스가 다국적 콘텐츠를 만드는 2020년에 (그 의도가 어떻든) “미국 최고”라는 발언을 들으니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든다. 이번 주 글엔 트럼프의 말만큼은 아니지만 주목받거나 주목해야 할 발언을 모았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프랑스에선 ‘섹시’한 영화가 아니다 – 셀린 시아마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지난 1월 16일 개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오늘(2/25)까지 누적 관객수 13만 9천 8백 명 이상을 기록했다. 두 여성의 짧지만 뜨거운 사랑은 한국뿐 아니라 개봉한 여러 지역에서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발렌타인 데이에 어울리는 영화로 마케팅될 만큼 섹시한 영화로 평가받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 곳도 있다. 바로 프랑스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가디언 지와 한 인터뷰에서 영화를 홍보하러 전 세계를 돌면서 관객들에게서 느낀 긴장감, 짜릿함 등을 풀어놓았지만, “프랑스에서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섹시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은 “(프랑스에선) 노출이 없으면 에로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프랑스의 미지근한 반응은 영화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페미니스트적 영화’라는 개념 자체를 모른다. ‘남성적 시선’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라며, 프랑스 영화계, 나아가 프랑스 전체의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를 비판했다.

출처: The Guardian

문신에 대해 거짓말한 이유? 사생활을 침해당한 게 싫었다 – 벤 애플렉

이미지: 넷플릭스

2016년 벤 애플렉의 파파라치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해변에서 상반신을 노출하고 운동을 하는데, 불사조 문신이 그의 등 대부분을 덮었기 때문이다. 애플렉은 사진이 돌고 난 후 연예 매체 ‘엑스트라’에 “영화를 위해 새긴 가짜 문신”이라 설명했지만, 이후 문신은 진짜임이 밝혀졌다. 애플렉은 최근 뉴욕타임스와 가진 심층인터뷰에서 당시 거짓말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누군가 나를 염탐해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라며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사생활이 침해되었다 느꼈다고 고백했다. 당시 자신의 문신을 물어본 엑스트라 측을 골려주고 싶어서 가짜 문신이라 대답했지만, “그때 거짓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당신들이 알 바 아니다’라고 해야 했다.”라며 당시 발언을 후회했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과거 발언이 영화제에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 – 제레미 아이언스

이미지: Pandemic Film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올해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장이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었다. 그는 “남성들이 여성의 신체를 접촉한 것은 여성들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 말했고, 교회가 낙태를 죄로 규정한 것을 옹호했으며,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면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이 결혼할 것이라 말했다. 자신의 말이 다시 문제가 되자 아이언스는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발언이 “영화제에 누가 되어선 안 된다”라며 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미 자신의 발언을 몇 번이나 사과했지만 다시 주목받은 것에 유감을 표하며 “나는 여성권의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위험하고 위협적인 위협에서 여성을 지키는 전 지구적 운동을 진심을 다해 지지한다. 또한 동성 결혼의 법제화를 지지하며 이 같은 움직임이 더 많은 사회에 퍼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낙태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입장을 확실하게 밝혔다.

출처: Variety

아트하우스 영화는 넷플릭스에 더 잘 맞다 – 데이비드 코스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 몇 년간 아트하우스 영화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작년에도 [언컷 젬스], [애틀랜틱스], [내 몸이 사라졌다] 등 다양한 형태와 언어의 영화를 전 세계에 배급했다. 넷플릭스 해외 영화부문 부사장 데이비드 코스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열린 포럼에서 넷플릭스의 영화 배급 전략은 “1억 7천만 명의 사용자만큼 다양한 취향”에 기반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알고리즘’ 기반 취향이 주류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히트작’이라 불릴 만한 작품들도 전체 시청점유율에 비교하면 아주 작은 부분만 차지한다.”라며 사용자 행동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았다. 코스는 “전 지구적 수준에서 아트하우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수가 상당히 많”고, “금요일 밤에 극장에 가려는 사람보다 집에서 아트하우스 영화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스트리밍 서비스가 비주류 영화에게는 극장보다 더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Deadline

쿠바인이 마릴린 먼로를 연기할 기회잖아요. 간절히 원했죠 – 아나 드 아르마스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아나 드 아르마스는 [블레이드 러너 2049]와 [나이브스 아웃]을 거치며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4월 개봉할 [007 노 타임 투 다이]에도 출연하며, 최근 촬영을 마친 [블론디]에선 세기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를 연기한다. 아르마스는 최근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블론디] 캐스팅 과정을 소회했다. “감독 오디션은 한 번 봤는데 앤드류가 ‘당신이 마릴린’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오디션 과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했어요. 제작자, 투자자들 말이에요. 연기를 하려면 항상 누군가를 설득해야 했어요.” 이미 감독의 선택까지 받았는데 오디션을 다시 본 이유는 무엇일까? 아르마스는 “마릴린 먼로를 연기하는 것, 게다가 쿠바인이 하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고, “내가 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배역을 간절히 원했다고 말했다. 아르마스의 변신을 볼 수 있는 [블론디]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출처: Vanity 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