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2020년 첫 ‘월트 디즈니 컴퍼니’ 타이틀을 걸고 나온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 10주차 주말 박스오피스를 평정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순위이기는 하나,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코코]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애니메이션임을 감안하면 개봉 성적은 아쉬운 편이었다. 벤 애플렉 주연의 스포츠 드라마 [더 웨이 백] 역시 평단과 관객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은 것과 달리 기대에 살짝 못 미치는 성적으로 데뷔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하는 북미 관객들의 경각심이 두 작품의 아쉬운 데뷔에 한몫을 한 모양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세 편의 신작이 톱10 진입을 노릴 예정이다. 2018년 북미에서만 8,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기독교 영화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을 연출한 앤드류 어윈과 존 어윈의 신작 [아이 스틸 빌리브], 작년 총기난사 사건으로 개봉이 밀렸을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의 원색적인 비난을 받으며 이슈가 되었던 [더 헌트], 빈 디젤 주연의 코믹스 원작 [블러드샷]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치열한 순위 쟁탈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의 정상은 누가 차지할지 기대가 된다. [10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90,403,859/$100,393,752]

1.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Onward)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86% / 관객 96%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4,310
주말수익: $39,119,861
북미누적: $39,119,861
전세계누적: $67,119,861
제작비: $100,000,000 – $20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픽사의 22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2020년 첫 배급작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 1위로 10주차 주말 박스오피스를 장식했다. 어릴 적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절반만 소환하는 실수를 저지른 이안과 발리가 완벽한 아빠의 모습을 만나기 위해 모험을 한다는 내용으로, 이들처럼 유년시절 아버지를 잃었던 댄 스캔론 감독의 경험과 고민이 담긴 작품이라고 한다. 명실상부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손꼽히는 픽사의 작품답게 평단과 관객의 평가는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반대로 개봉 성적은 ‘픽사 작품 치고는’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가 개봉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은 3,910만 달러, 이는 현지 예상(4,500~5,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22편의 픽사 영화 중 19위에 해당하는 저조한 성적이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을 시작으로 [뮬란]과 [블랙 위도우]까지 흥행세를 몰아갈 계획이었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입장에서는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믿고 보는 픽사’ 작품이고 평가도 워낙 좋다는 것, 또한 북미 지역은 곧 봄방학이 시작하는 만큼 2주차에 기세를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현지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물론 반대로 코로나19를 향한 북미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기는 하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6,710만 달러, 국내 개봉은 4월로 연기됐다.

2. 인비저블맨 (The Invisible Man) ( ▼ 1 )

로튼토마토: 평단 91% / 관객 88%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3,610
주말수익: $15,132,340 (-46.3%)
북미누적: $52,675,910
전세계누적: $98,275,910
제작비: $7,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1위로 데뷔했던 [인비저블맨]이 일주일만에 정상에서 물러났다. 상대가 디즈니ᆞ픽사 신작인 만큼 1위를 내어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테다. 그러나 [인비저블맨] 입장에선 전혀 아쉬울 게 없다. 첫 주말, 북미에서만 제작비 4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데 이어 2주차에도 1,510만 달러(전주대비 -46.3%)를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모든 영화가 그렇지만, 특히 공포 영화가 2주차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장르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선방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9,820만 달러,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은 ‘양산형 저가 공포영화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유니버설 픽쳐스는 다크 유니버스의 실패로 빛을 보지 못할 뻔한 ‘고전 몬스터 시리즈’를 되살릴 수 있게 됐으니 이 작품의 성공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3. 더 웨이 백 (The Way Back)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87% / 관객 86%
메타스코어: 68
상영관 수: 2,718
주말수익: $8,170,315
북미누적: $8,170,315
전세계누적: $8,810,315
제작비: $21,000,000 – $2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워너브러더스 신작 [더 웨이 백]이 3위로 북미 데뷔했다. 한때 알코올 중독으로 삶이 무너졌던 전직 농구 선수가 모교 농구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배트맨 수트를 내려놓은 벤 애플렉이 주연을 맡았다. 이야기 자체는 다소 평이하다는 반응도 더러 있으나, 관객과 평단 모두 실제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했던 벤 애플렉의 경험을 살린 연기는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연기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 중 한 편인 모양이다. 다만 호평에 비해 첫 주말 성적은 817만 달러로 저조한 게 아쉽다.

4. 수퍼 소닉 (Sonic the Hedgehog) ( ▼ 2 )

로튼토마토: 평단 63% / 관객 93%
메타스코어: 47
상영관 수: 3,717 (-460)
주말수익: $7,704,067 (-52.8%)
북미누적: $140,522,219
전세계누적: $295,322,219
제작비: $85,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역대 게임 원작 영화 북미 흥행 1위’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수퍼 소닉]이 신작들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현재 북미 성적은 1억 4,050만 달러, 1위 타이틀 보유자 [명탐정 피카츄]와 불과 350만 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주중으로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극장가가 침체된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게임 원작 영화 해외 흥행 1위인 [워크래프트]의 3억 9,100만 달러는 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사실 이 기록까지 뛰어넘을 것이라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을뿐더러 이미 북미 1위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고 여겨도 되는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2억 9,530만 달러.

5. 콜 오브 더 와일드 (The Call of the Wild) ( ▼ 2 )

로튼토마토: 평단 61% / 관객 89%
메타스코어: 47
상영관 수: 3,914 (+49)
주말수익: $6,762,405 (-49.4%)
북미누적: $57,246,143
전세계누적: $99,346,143
제작비: $135,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사흘간 676만 달러를 북미 성적표에 더한 [콜 오브 더 와일드]가 5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관객의 호평에 힘입어 상영관도 늘리면서 북미 성적을 5,720만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역시나 1억 3,500만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도대체 무엇을 했길래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나 싶었는데, 극중 강아지 ‘벅’뿐 아니라 광활한 자연의 전경 대부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했다고. 상대적으로 저렴했을 로케이션 촬영을 두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9,930만 달러.

6. 엠마 (Emma) ( ▲ 7 )

로튼토마토: 평단 84% / 관객 74%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1,565 (+1,468)
주말수익: $4,805,785 (+314.4%)
북미누적: $6,697,850
전세계누적: $20,697,850
제작비: N/A
상영기간: 3주 (17일)

포커스 피쳐스 신작 [엠마]가 확대 상영과 함께 6위에 올랐다. 마을 사람들의 중매에 나서며 자신의 진실된 사랑까지도 찾게 되는 엠마 우드하우스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기네스 펠트로 주연 영화를 비롯해 각종 TV 시리즈로 영상화된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엠마]에 대한 현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사진작가와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터이기도 한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이 솜씨를 발휘한 비주얼과 의상이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더 위치], [글래스] 등 공포 영화에서 주로 활약했던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연기력에도 극찬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669만 달러와 2,069만 달러, 국내에서는 지난 27일 개봉했다.

7. 나쁜 녀석들: 포에버 (Bad Boys for Life) ( ▼ 2 )

로튼토마토: 평단 77% / 관객 96%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2,159 (-813)
주말수익: $3,022,087 (-30.5%)
북미누적: $202,000,190
전세계누적: $415,000,190
제작비: $90,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2020년 첫 북미 2억 달러 영화로 등극한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7위다. 세 편의 신작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다음 주말 10위 혹은 톱10 밖으로 물러날 가능성도 있지만, 이 작품이 다수의 ‘최초’ 타이틀과 함께 흥행에 성공한 만큼 소니 픽쳐스에서는 기쁜 마음으로 다음 라인업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 [나쁜 녀석들: 포에버] 이후 7월 10일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까지 마땅한 신작이 없다고 말했는데, 톰 행크스 주연의 전쟁영화 [그레이하운드]가 6월 개봉 예정이다. 북미가 사랑하는 배우와 장르의 만남이라,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8.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Birds of Prey: And the Fantabulous Emancipation of One Harley Quinn) ( ▼ 2 )

로튼토마토: 평단 78% / 관객 78%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173 (-951)
주말수익: $2,137,794 (-47.9%)
북미누적: $82,538,376
전세계누적: $195,738,376
제작비: $84,5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5주차에 접어든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 8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 현재 북미 성적은 8,250만 달러로 제작비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전 세계 수익 2억 달러도 아직까지 넘지 못한 상황이다. 사실상 북미나 해외나 DCEU 영화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둔 작품으로 남게 된 셈이다. 물론 코로나19의 영향을 부정할 순 없겠으나, DCEU 최고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라는 할리 퀸이 주인공임에도 성적이 이렇다는 건 분명 워너브러더스에게 큰 고민거리다.

9. 임프랙티컬 조커스: 더 무비 (Impractical Jokers: The Movie) ( ▼ 2 )

로튼토마토: 평단 25% / 관객 77%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1,775 (-125)
주말수익: $1,845,000 (-48.8%)
북미누적: $9,697,091
전세계누적: $9,697,091
제작비: $3,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9위는 사흘간 184만 달러를 벌어들인 [임프랙티컬 조커스: 더 무비]다. 몰래카메라 상황극 등으로 일반인들에게 장난치는 네 친구의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의 북미 성적은 969만 달러, 제작비 3배 이상을 벌어들인 만큼, 속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참고로 넷플릭스에서 [장난의 정석]이란 제목으로 시즌 4까지 서비스 중이니,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다면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10.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히어로즈 라이징 (My Hero Academia: Heroes Rising) ( ▼ 6 )

로튼토마토: 평단 89% / 관객 98%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1,198 (+2)
주말수익: $1,704,205 (-71.1%)
북미누적: $12,899,612
전세계누적: $28,003,727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2일)

지난주 4위에 이름을 올렸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히어로즈 라이징]이 10위로 내려왔다. 개봉 12일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1,280만 달러, 이는 575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전작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의 북미 최고 흥행 기록을 넘기엔 어려워 보이나, 그동안 여러 극장판을 북미에 들여왔음에도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 외에는 딱히 인상적인 작품이 없던 배급사 FUNimation에겐 새로운 흥행 카드 하나가 생긴 것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