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최근 방영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제 반영된 2화에서는 주인공 5인방의 의사로서 활약과 마흔 줄에 접어든 인생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그려내 공감을 자아냈다. 병원에 있는 여러 사람들의 소소한 모습들도 더해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의학 드라마는 대부분 일정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현장감 넘치는 수술 장면이 전하는 몰입감과 환자들의 애달픈 사연이 눈물샘을 자극했고, 어려움 속에서도 환자를 살리겠다는 의사들의 고군분투는 언제나 응원하게 했다. 무엇보다 어떤 장르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진지하게 다뤄 진한 감동에 빠져들게 된다. 이처럼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았던 의학 드라마는 어떤 작품들이 있었을까? 아직도 화자 되는 대표적인 다섯 작품을 소개한다.

굿 닥터(2013)

이미지:KBS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전문의들의 노력과 사랑을 담은 메디컬 드라마.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천재의사 박시온이 성원대학병원 소아외과 레지던트로 오면서 제목 그대로 ‘좋은 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주인공 박시온 역을 맡은 주원의 연기가 눈부셨다. 구부정한 어깨와 독특한 말투 속에서도 환자를 생각하는 인물의 뚝심이 매 에피소드마다 마음을 울렸다. 2013년 KBS에서 20부작으로 방영되어 20%가 넘는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았고, 미국 ABC와 일본 후지TV에서도 리메이크되어 화제를 낳았다. 

골든 타임(2012)

이미지: MBC

환자의 목숨을 일촉즉발로 다투는 외상외과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화부터 리얼한 응급실 상황과 치열한 수술 장면으로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다. 스토리에 방해되는 러브라인 없이 마지막까지 의료진에 중심을 두어 호평을 받았다. 위급한 환자는 쏟아지지만 다 감당하지 못하는 열악한 외상의료체계의 현실을 반영해 묵직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이선균, 황정음은 많은 일을 겪으며 의사로 성장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의사 최인혁 역을 맡은 이성민의 연기가 인상 깊다. 병원의 이익보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배우 이성민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작품이라고 해도 다름없다. 

낭만닥터 김사부(2016, 2020)

이미지: SBS

지방의 돌담병원 속 괴짜 천재 ‘김사부’와 젊은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목숨이 위급한 환자가 돌담병원에 오지만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때 김사부가 등장해 속 풀리는 대사와 정확한 의술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때때로 부조리한 사회 모습을 꼬집고, 환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한석규가 김사부 역을 맡아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의사로 후배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한석규는 2016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6년 시즌 1의 성공에 힘입어 얼마 전 시즌 2가 방영됐다. 시즌 1 못지않은 반응을 얻으며, 시리즈화에 성공했고 시즌 3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뉴 하트(2007)

이미지: MBC

폐, 혈관, 심장처럼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의술을 행하는 흉부외과를 배경으로 의사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외과의 꽃이라고 불리지만 저조한 전공의 지원율과 일반인들에게 낯선 흉부외과를 좀 더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기획했다고 한다. 드라마를 위해 병원 세트를 통째로 지었을 만큼 사실적인 묘사가 화제가 됐다. 다양한 장비와 촬영 기법으로 실감 나는 수술 장면을 담아 호평을 받았으며, 두 주인공 지성과 김민정의 연기도 돋보였다. 각자의 핸디캡을 이겨내며 점점 성장하는 모습과 그 속에서 피어난 러브 라인은 드라마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하얀거탑(2007)

이미지: MBC

동명의 일본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 대학 병원을 배경으로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진 천재의사 장준혁의 성공과 몰락을 담아냈다. 대부분 메디컬 드라마가 진료와 수술을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하얀거탑]은 대학병원 내 권력 암투를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뤘다. 그렇다고 해서 수술 장면의 비중이 작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위기에 처한 장준혁이 천재적인 수술 실력을 발휘해 전세를 뒤집는 스토리가 장르적 쾌감을 전했다. 한편으론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는 씁쓸함도 남는다. 병원 내 권력 암투를 다룬 드라마답게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가 돋보였는데, 장준혁 역을 맡은 김명민은 실력에 대한 자부심과 욕망 가득한 캐릭터를 강력한 카리스마로 그려냈다. 이선균 역시 장준혁과 대립하는 의사 최도영 역을 맡아 부드럽지만 소신 있는 모습으로 이야기의 재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