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화관 대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일러콘텐츠은 매주 수요일에 발행하던 신작 리뷰 코너를 당분간 넷플릭스 신작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어서 빨리 혼란스러운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며, 최근 일주일 사이에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 후기를 소개한다.

타이거테일(Tigertail) – 조용하지만 힘차게 넘실대는 감정의 파도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혜란: ★★☆ [마스터 오브 제로] 작가로 주목받은 앨런 양은 가족의 이야기를 영화 연출 데뷔작으로 선택했다. 대만에서 태어나 아메리칸드림을 꿈꿨던 그의 아버지의 사연을 극화한 [타이거테일]은 한 남자가 일생 동안 품은 회한을 그린다. 가난하지만 희망이 가득했던 과거와 그때보단 살기 나아졌지만 주위 사람을 모두 잃은 현재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재의 외롭고 쓸쓸한 순간은 정적인 화면으로 담아내고, 과거의 순간은 따스한 색감과 기억에 남을 만한 음악으로 표현했다. 앨런 양의 말대로 왕가위, 허우샤우시엔, 에드워드 양 등 홍콩과 대만 영화의 영향도 느껴진다. 이야기 후반이 다소 서둘러 전개되는 느낌은 있지만, 영화 전체의 정서는 끝까지 유지한다. 할리우드 내외에서 활약하는 대만, 중국, 홍콩계 배우들이 참여했는데, 미국 영화와 TV 드라마에서 조연급으로 활약한 티지 마와 대만 배우 리홍치의 연기가 돋보인다.

러브 웨딩 리피트(Love. Wedding. Repeat) – 19금 유머만 남발하는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현정: ★★ 동생의 결혼식에서 최악의 전 여자친구와 3년 전 아쉽게 놓쳤던 여성과 한 테이블에 앉게 된다면? [미 비포 유]의 샘 클래플린과 [엑스맨] 시리즈의 올리비아 문이 이 난감하면서도 설레는 상황의 주인공을 맡고, 여기에 타임 루프라는 감칠맛을 더했다. 설정과 주연 배우만 본다면 어느 정도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즐거움이 기대되는데, 아쉽게도 [러브 웨딩 리피트]는 그 친숙한 재미조차 살리지 못한다. 불쾌함을 유발하는 저속한 19금 유머에 치중하며, 눈살 찌푸리는 상황만 늘어놓기 바쁘다. 공감하기 힘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난잡하게 이어지면서 배우들의 매력도 사그라든다.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했지만, 설레는 순간이 1도 없는 따분한 영화로 남아 실망스럽다. 

더 서클: 프랑스(The Circle France) – 할머니들이 완전히 게임을 뒤집어 놓으셨다. 진짜 최고의 할머니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영준: ★★ 상대의 실체를 알 수 없는 가상 세계에서 펼쳐지는 리얼리티 쇼. 발각되지만 않는다면 사칭도 가능한 공간에서 참가자들은 10만 유로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심리전과 생존 경쟁을 펼친다. 제한된 리소스를 가지고 프로필 뒤에 숨은 ‘진짜’ 모습을 추리하는 과정은 흥미롭다. 승자가 탈락자를 결정하는 방식은 고전적이지만, 이만큼 생존자들의 분열 혹은 화합을 조장하는 포맷도 없으니 좋다. 그러나 참가자가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전형적인 ㅇㅇㅇ’ 이미지에 맞는 사람을 모집했거나 연기를 하라고 시킨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참가자들은 예상 가능하거나 과장된 행동을 반복하니 프로그램이 지루해진다. 20대 청년을 연기하고 ‘요즘 트렌드’에 적응하느라 고전하면서도 즐거워하는 두 할머니(조 & 모니크)가 등장할 때만큼은 진심을 다해 웃을 수 있지만, 두 사람의 매력만 가지고 [더 서클: 프랑스]를 추천하기엔 아쉬움이 많다.

비어 브라더스(Brews Brothers) – 김빠진 맥주가 된 19금 개그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홍선: ★★☆ 남보다 못한 형제가 맥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뭉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트콤. [비어 브라더스]의 장단점은 제목처럼 맥주와 비슷하다. 빌헬름과 애덤이 양조장에서 자신만의 제조 비법을 가지고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유쾌하고 막 뽑아낸 맥주처럼 시원하다. 으르렁거리는 공동 대표를 두고 발등에 떨어진 문제를 해결하려는 직원들의 모습은 양조장 버전 [오피스]를 보는 재미도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이야기와 웃음은 김빠진 맥주처럼 밍밍해진다. 양조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시도하지만, 결국엔 화장실 개그와 섹드립으로 귀결한다. 갈수록 불쾌한 기분만 드는 표현에 집착해 입맛까지 날아가 버린다. 톡톡 튀는 캐릭터들도 중반이 넘어갈수록 공식처럼 반복되니 이야기도 뻔해진다.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음담패설을 벗어나지 못해 아쉽다.

LA 오리지널(LA Originals) – 두 레전드를 통해 보는 치카노 문화와 LA 힙합의 역사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 유명 타투이스트 미스터 카툰과 포토그래퍼 에스테반을 비추는 다큐멘터리 영화. 멕시코계인 두 사람은 치카노 문화를 기반으로 그림과 카메라를 LA 힙합씬에 밀접하게 녹여내면서 길거리 문화와 힙합을 예술로 승화시킨 선구자가 되었다. 밑바닥에서 시작한 두 사람이 어떻게 선구자가 되었는지, 포토그래퍼 에스테반이 직접 감독을 맡아 그들의 삶을 되짚는다.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 거칠지만 생생하게 순간을 담아내는 에스테반, 유려한 그림 솜씨로 타투이스트가 되어 힙합씬에서 타투를 대중화시킨 미스터 카툰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 외에도 전설급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힙합 아티스트부터 예술가, 배우, 운동선수들이 등장해 LA 힙합 역사의 흐름을 보여준다. 치카노 문화와 흑인 문화를 아우르는 웨스트코스트의 정통 힙합에 관심이 많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