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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극장 체인 AMC는 앞으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로 미 전역 극장이 폐쇄된 후 스튜디오가 영화 배급 모델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극장과 스튜디오의 의견이 충돌한 것인데,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나절 만에 양측이 험악한 관계가 될 것이라는 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가 된 걸까?

이미지: 유니버설픽처스인터내셔널 코리아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코로나19로 미 전역의 극장이 폐쇄되자 발빠르게 VOD 최초 공개를 추진했다. 4월 10일 개봉 예정이었던 [트롤: 월드 투어]는 극장 상영을 뛰어넘고 VOD로 최초 공개됐으며, 소비자는 VOD 대여 서비스에서 19.99달러를 내고 영화를 안방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유니버설에 따르면 [트롤: 월드 투어]는 공개 3주 만에 1억 달러 수익을 돌파했다. 아마 [트롤: 월드 투어]가 극장 개봉을 했다면 이정도 화제를 일으키진 못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에 고무된 유니버설은 앞으로 극장 개봉과 VOD 공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NBC유니버설 CEO 제프 쉘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트롤: 월드 투어]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며 프리미엄 VOD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극장이 정상화되는 대로, 우리는 영화를 두 가지 형태로 공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발언하며 동시 공개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 시사했다.

극장 측은 이에 즉각 반발했다. 미국극장주협회는 성명을 통해 “유니버설이 [트롤: 월드 투어]의 성공에 고무되었을지 몰라도 이를 할리우드의 ‘뉴 노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극장주협회 CEO 존 피티안은 전례없는 특수 상황에서 얻은 성공을 극장 상영을 뛰어넘겠다는 결정의 근거로 삼아선 안 되며, 극장이 제공하는 경험은 집에서 VOD로 보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1위 극장 체인 AMC는 한발 더 나서 유니버설 스튜디오 영화의 극장 상영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AMC 극장 CEO 아담 애론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CEO 도나 랭글리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미국, 유럽, 중동의 AMC 극장 지점 1천 곳에서 오늘부터 유니버설 스튜디오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아론은 “이번 정책은 오늘부터 시행하며, 극장이 다시 열려도 유지될 것”이라 밝히며, 결정이 그저 일시적 리액션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아론은 상영 금지 정책은 유니버설뿐 아니라 “현행 영화 배급 및 유통 형태를 버리거나 바꾸려는 모든 업체에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 [아르테미스 파울], 워너 [스쿠비!] 등도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또는 VOD 대여 형태로 공개했지만, ” 유니버설은 전체 상영 체계를 바꾸는 것을 숙고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 적용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유니버설은 극장주협회와 AMC에 바로 대응했다. 유니버설은 “극장 경험을 절대적으로 믿으며, 그에 반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라고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도, 앞으로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되면 영화를 극장과 프리미엄 VOD 형태로 동시에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극장주협회와 AMC가 힘을 합쳐 스튜디오의 입장을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게 만드는 데 실망했다.”라고 비판했다.

유니버설과 AMC의 충돌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미국 영화계는 영화의 극장 상영 후 최소 90일은 2차 매체 유통을 하지 않기로 합의되어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의 오리지널 영화가 극장 상영을 타진하고 동시 공개 타이틀이 많아지면서 배급 주도권을 놓고 스튜디오와 극장주 간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메이즈 스튜디오가 동시 공개를 추진하면 대형 영화를 상영하며 수익을 얻는 극장은 생존에 위협을 느낄 것이다.

이번 일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AMC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굴복해 유니버설의 영화를 다시 상영하기로 방침을 바꿀 수 있다. 스튜디오가 영화를 극장 상영용과 스트리밍 서비스 또는 VOD 출시용으로 구분, 제작하는 관행이 일종의 “경향”이 되고, 영화의 흥행과 매출에서 극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코로나19가 조성한 특수한 상황은 변화에 속도를 더했을 뿐이다. 한편 유니버설이 앞으로 개봉할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블록버스터 영화 때문에 미리 AMC와 극장주협회에 백기를 들 수 있겠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커지고 극장의 영향력이 작아지는 흐름을 완전히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출처

  1. AMC Theatres Won’t Play Universal Movies in Wake of ‘Trolls World Tour’ Dispute (Variety, 2020-04-28)
  2. Universal Responds To AMC: Studio Believes In Theatrical, But Expects To Release Movies Directly To Theatres & PVOD When “Outlet Makes Sense” (Deadline, 2020-04-28)
  3. Theater Owners Accuse Universal Of “Destructive Tendency” And Not Involving Circuits In ‘Trolls World Tour’ PVOD Decision (Deadline, 2020-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