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튼 토마토는 많은 이들에게 ‘영화 선택의 지표’가 되는 사이트다.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상이한 경우가 많기는 하나, 일단 비평가들에게 ‘썩은 토마토’를 받으면 괜히 불안함이 커진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평단의 의견일 뿐이다. 설령 이들의 시선이 맞았다 한들, 아무리 영화가 졸작이어도 장점이 하나쯤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평단에게 ‘썩토’를 받은 2019년 개봉작 중, 로튼 토마토 관리자들이 왠지 모를 매력과 장점을 느낀 작품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47미터 2

이미지: TCO(주)더콘텐츠온, (주)제이엔씨미디어그룹

로튼토마토: 평단 42% / 관객 68% 
북미 흥행: $22,260,900
전 세계 흥행: $46,783,103
제작비: $12,000,000

2017년작 [47미터]의 속편. 다이빙 도중 예기치 못한 사고로 동굴에 갇힌 네 소녀가 굶주린 상어 떼와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제작비 4배 가까운 수익으로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전작이 500만 달러로 6,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걸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전작에 비해 긴장감은 떨어질지 몰라도 상어의 비중이 커져 보는 재미만큼은 확실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인데, 로튼 토마토 역시 “아쉬움이 많지만 기대 이상의 ‘B급 재미(schlocky delight)’를 선사한 작품”이라며 3편이 나와도 즐겁게 볼 의향이 있다는 평을 남겼다.

캣츠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로튼토마토: 평단 21% / 관객 53%
북미 흥행: $27,166,770
전 세계 흥행: $73,695,985
제작비: $95,000,000

작년 개봉작 중 [엑스맨: 다크 피닉스]와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적자를 본 [캣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으려는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동명 뮤지컬이 원작이다. 유명한 원작을 등에 업었지만, 안타깝게도 [캣츠]는 인간과 고양이(혹은 바퀴벌레)를 뒤섞은 괴상한 비주얼로 인해 관객과 평단 가리지 않고 조롱에 가까운 혹평을 받고 말았다. 그나마 참을 수 있는 이유가 제니퍼 허드슨과 프란체스카 헤이워드의 퍼포먼스나 노래는 괜찮았기 때문이라고. 로튼 토마토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 게 [캣츠]의 매력이라 평가했는데, “너무 괴상해서 다른 의미로 즐거웠다”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이스케이프 룸

이미지: 소니 픽쳐스

로튼토마토: 평단 51% / 관객 51%
북미 흥행: $57,005,601
전 세계 흥행: $155,712,077
제작비: $9,000,000

방탈출 게임을 모티브로 한 공포 스릴러. 10,000 달러가 걸린 게임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직면하게 된 이들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쏘우]와 [큐브], [헝거 게임], [메이즈 러너]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서바이벌 장르의 클리셰를 전부 모아놓은 작품이라는 혹평도 있지만,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빠른 전개 덕에 ‘적당한 팝콘 무비’라는 의견도 많다. 로튼 토마토는 앞서 언급된 단점들과 더불어 ‘덜 잔인해서’ 아쉽다면서도, 해당 장르 마니아가 아닌 입문자가 즐기기에 부담 없는 매력적인 작품이라 평했다. 제작비 900만 달러를 들여 전 세계 성적 1억 5,500만 달러를 훌쩍 넘기며 속편 제작이 확정됐다(올해 개봉 예정).

글래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평단 37% / 관객 68%
북미 흥행: $ 111,048,468
전 세계 흥행: $246,999,039
제작비: $20,000,000

19년이 지나서야 완성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이스트레일 177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의 주역인 데이빗 던과 미스터 글래스, 케빈 웬델 크럼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기존 슈퍼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시선과 배우들(특히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에 대해선 모두가 입을 모아 호평했으나, 철학적 야심에 비해 깊이가 얕은 내용이나 맥 빠지는 후반부 전개에 아쉬움을 표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영화’인 셈이다. 로튼 토마토는 단점을 인정하는 한편, M. 나이트 샤말란이 반전의 귀재답게 ‘일평생 보지 못할 것 같았던 시리즈를 완성시킨 엄청난 반전’을 선보였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라스트 크리스마스

이미지: 유니버설 픽쳐스

로튼토마토: 평단 46% / 관객 81%
북미 흥행: $ 35,150,750
전 세계 흥행: $121,550,750
제작비: $25,000,000

‘삼룡이 엄마’ 에밀리아 클라크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헨리 골딩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Wham!의 슈퍼 히트곡Last Christmas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되는 일 하나 없이 무료한 삶을 살던 케이트가 우연히 만난 남자 탐의 매력에 빠져든다는 내용이다. 평단의 박한 평가와 달리 관객들은 꽤나 만족한 반응을 보였다. 개봉 시기도 그렇고 극중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한 모양이다. 물론 ‘결말이 뻔하다’라거나 ‘기대와는 다른 영화라서 당황스러웠다’는 반응은 관객이나 평단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로튼 토마토가 꼽은 [라스트 크리스마스]의 매력은? 바로 두 배우를 비롯한 양자경, 엠마 톰슨의 퍼포먼스와 길티 플레저를 충족하는 당도 충만한 연말의 느낌이라고.

세레니티

이미지: Aviron Pictures

로튼토마토: 평단 20% / 관객 29%
북미 흥행: $ 8,547,045
전 세계 흥행: $14,454,622
제작비: $25,000,000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어느 날 찾아온 전처가 한 부탁에 평화로웠던 삶이 무너지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관람한 이들이 입을 모아 “안 보면 제일 좋지만, 그래도 보고 싶다면 시놉시스 이외의 정보는 절대 검색하지 말고 보라”는 조언(?)을 한다고. 그래야만 영화 끝나고 밀려오는 온갖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혹독한 평가를 받은 작품이지만, 그래도 장점이 하나 정돈 있지 않을까? 로튼 토마토는 이 작품의 매력으로 배우들의 퍼포먼스와 실소를 자아내는 독창적인 스토리를 꼽았다. 후자가 매력이 맞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공포의 묘지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평단 58% / 관객 33%
북미 흥행: $ 54,724,696
전 세계 흥행: $113,118,226
제작비: $21,000,000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포 스릴러.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린 딸을 되살리기 위해 마력이 깃든 애완동물 공동묘지에 묻은 뒤 한 가족이 기묘한 일들을 겪는다는 이야기다. 원작이 워낙 사랑받은 만큼 이미 한 차례 영화화가 됐는데, 1989년작의 경우 호불호가 다소 갈리지만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장면이 다수 있다. 2019년작 [공포의 묘지]는 원작의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줬는데, 이 과정에서 소설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죽음과 비탄’이라는 주제가 다소 가벼워졌다는 아쉬움을 샀다. 다소 느린 호흡을 단점으로 꼽는 이들도 있는데, 로튼 토마토는 오히려 장점으로 여기며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이 매력적’이라고 적었다.

블랙 크리스마스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로튼토마토: 평단 38% / 관객 31%
북미 흥행: $ 10,429,730
전 세계 흥행: $18,529,730
제작비: $5,000,000

올리비아 핫세 주연의 1974년작을 리메이크한 슬래셔 영화. 기숙사에 남아있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연쇄살인마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한다는 내용으로, 원작은 흥행과 평가 모두를 거머쥐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평이한 슬래셔 영화였다는 2006년작 리메이크와 달리, 2019년판 [블랙 크리스마스]는 트라우마를 겪었던 여성이 스스로 고난을 극복한다는 ‘여성 서사’를 따른다는 차별점이 있다. 이에 ‘정치성향을 지나치게 내세운다’며 반발하는 시각도 있지만, 로튼 토마토는 퀄리티와 재미를 떠나 시대상에 맞춘 변화는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42% / 관객 83%
북미 흥행: $ 110,500,138
전 세계 흥행: $386,600,138
제작비: $170,000,000

워너브러더스 ‘몬스터버스’의 세 번째 작품. 지구를 초토화하려는 테러 세력이 깨운 고대 괴수들과 고질라가 맞붙는다는 내용이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앞서 소개한 [라스트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평단과 관객의 온도차가 상당히 큰 편이다. 공통적으로 인간 캐릭터와 스토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하고 고질라나 킹 기도라, 모스라 등 괴수들의 비주얼과 스케일이 남다른 액션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괴수 장르 마니아 관객들에겐 단점보다 장점이 더 부각된 모양이다. 로튼 토마토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서 괴수의 매력뿐 아니라 여러모로 민폐가 된 인간 캐릭터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는 다소 마이너한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