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봄동

이미지: tvN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외출 한 번 하기도 망설여지는 요즘, 5년 만에 돌아온 ‘손이 차유(차승원·유해진·손호준)’ 가족이 브라운관에 함박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5월 1일부터 방영된 tvN [삼시세끼 어촌편5]의 첫 에피소드는 평균 9.3%, 최고 11.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가구 시청률 1위(전국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에 올랐다. 배경만 만재도에서 죽굴도로 바뀌었을 뿐 출연진의 기본 일과는 그대로지만, 뭘 해도 유쾌하고 따뜻한 3인방의 가족 케미가 긴장과 우울의 나날을 보내던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가 됐음은 분명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굴러가는 세끼하우스


세끼 가족의 새로운 집, 죽굴도는 낯선 이름만큼 만만치 않은 환경을 갖췄다. 어제까지 화창했다던 하늘이 이들의 입주 첫 날부터 비를 주룩주룩 뿌린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주민이 극히 적고(3가구) 여객선도 오지 않는 죽굴도에는 만재도의 ‘만재 슈퍼’ 같은 편의시설이 없어 자급자족이 어느 때보다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스페인 하숙을 통해 더 높은 차원의 살림 솜씨를 보여준 차승원과 유해진에게 이는 문젯거리조차 되지 않았다. 제한된 재료로 일품 밥상을 잇따라 차리는가 하면(차승원), 휴식기 동안 선박 조종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직접 배를 몰아 바다 관광 가이드까지 하는(유해진) 만능 부부(?)의 재빠른 적응력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했다. 올해 37세가 된 막내 손호준 역시 변함없는 성실함과 맛깔나는 리액션으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가족의 기를 살려주는 고마운 ‘동백이’ 공효진


빠듯한 살림에도 그럭저럭 꾸려지던 세끼하우스는 새 게스트 공효진의 방문을 받으며 진짜 위기에 봉착했다. 식사 메뉴판에 생선튀김을 호기롭게 적었지만 정작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면 낚시고 통발이고 모두 허탕을 쳤다. 남은 음식이라곤 바위 틈에서 채취한 거북손, 우렁 등 해물과 구워 먹고 남은 고구마 및 감자가 전부. 열악한 상황에 연신 민망해하는 세끼 식구들 앞에서 사려 깊은 ‘공블리’는 아쉬운 내색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먹을 것을 사올 걸 그랬다며 미안해했다. 게다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설거지와 청소를 도맡고 식재료 손질도 돕는 싹싹함까지! 마치 처음부터 한 가족이었던 듯 세끼하우스에 스며든 공효진 앞에서 ‘손이 차유’ 팀이 낚시에 대한 열의를 다시 불태우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처럼 ‘고정 멤버’와 ‘게스트’라는 각자의 위치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가족애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그로 인해 공동체 생활의 순기능이 최선의 모습으로 표현되니, ‘어촌편’이 [삼시세끼]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게 아닐까.

낚시 못해도 오래오래 보고 싶은 세끼 라이프


하늘이 세끼 가족의 우애를 어여삐 여긴 걸까? 지난 22일 방영된 [삼시세끼 어촌편5]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유해진이 통발로 돌문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비록 손호준은 잠시 자리를 비우고 공효진은 일상으로 돌아간 뒤였지만, 연이은 낚시 실패의 실망과 아쉬움을 보상받기 충분했다. 유해진은 거대 돌문어를 잡자 의기양양하게 허세를 부렸고, 차승원 또한 뜻하지 않은 월척에 기쁨을 표했다. 어쨌든 참바다 씨의 낚시가 성공해도, 성공하지 않아도 차줌마는 초연히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호주니는 그런 부모(?)를 영리하게 도와드릴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늘 그랬듯 사랑과 존중이 넘치는 이들 세 식구를 응원하고 공감할 것이다.

에디터 봄동: 책, 영화, TV, 음악 속 환상에 푹 빠져 사는 몽상가. 생각을 표현할 때 말보다는 글이 편한 내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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