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극장가에서 배우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 것과 달리, 스타 배우들이 가세한 안방극장은 뜨거웠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지는 못했다. 방송사마다 여러 신작들을 선보였지만, 시청자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한 작품은 아쉽게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중 공백기를 뚫고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배우와 실망스러운 반응을 얻은 배우들을 살펴본다.

박서준 – 이태원 클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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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2015)], [쌈, 마이웨이(2017)],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에서 상대 배우와 찰떡같은 호흡으로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던 박서준. 2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그의 진가가 빛났다. 전작들과 달리 묵직한 분위기의 작품임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은 우직한 매력의 인물을 또렷이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거기에 원작 웹툰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비주얼까지 더해 박새로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박서준은 [이태원 클라쓰] 차기작으로 이병헌 감독의 [드림(가제)]에서 아이유와 호흡을 맞춘다. 

김혜수 – 하이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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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2016)]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혜수의 행보는 성공적이었다.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돌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추구하는 정금자는 이제껏 TV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다. 그의 독특한 개성은 김혜수의 능청스럽고 호쾌한 연기를 만나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상대 배우 주지훈과는 농밀한 감정선을 주고받으며 ‘으른 멜로’의 신세계를 열었다. 김혜수는 [하이에나] 이후 미스터리 영화 [내가 죽던 날]로 찾아올 예정이다.

김희애 – 부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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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고 식상한 불륜 드라마도 김희애가 하면 우아한 품격이 더해진다. [내 남자의 여자(2007)], [아내의 자격(2012)], [밀회(2014)]에 이어 또 한 번 불륜을 다룬 [부부의 세계]를 선택한 김희애는 4년 만의 복귀가 무색하지 않게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강렬한 이야기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세밀한 감정 연기로 이끌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희애가 없었으면 [부부의 세계]가 그만큼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었을지 생각이 들 정도다. 지난 6월 5일 열린 백상예술대상은 지선우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 김희애에게 TV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안겼다.

최강희 – 굿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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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5년 차 배우 최강희는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2년 만에 복귀한 코믹 첩보 액션극 [굿캐스팅]에서 강단 있는 성격의 비밀 요원 백찬미 역을 맡아 쏟아지는 장대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맨몸 액션을 아낌없이 구사하는 등 매회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며 후련함을 선사한다. 그뿐 아니라 이상엽과의 로맨스도 그만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더해 풋풋하게 설레는 감정을 끌어낸다. 두 자릿수 시청률로 시작했던 첫 방송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월화극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같은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꾀한 그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민호 – 더 킹 : 영원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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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스타 이민호는 제대 후 3년 만의 복귀작으로 김은숙 작가의 [더 킹 : 영원의 군주]를 선택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으며 쓸쓸히 퇴장했다. 시대착오적인 대사와 개연성 없는 전개는 둘째치고, 대한제국의 백마 탄 황제 이곤을 연기한 이민호에 대한 쓴소리도 쏟아졌다. 전작들과 비슷한 패턴의 연기는 식상했고, 상대 배우 김고은과의 호흡은 설레지 않았다. 김은숙 작가와 이민호의 만남으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걸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다.

정해인 – 반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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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멜로에 강한 정해인은 [봄밤] 이후 1년 만에 짝사랑을 소재로 한 [반의반]으로 컴백했지만, 조기종영이라는 굴욕적인 퇴장을 맞봤다. [밥 잘 사주는 누나(2017)], [봄밤(2018)]을 연속으로 성공시켰던 그였기에 더 아쉬운 결과다. 아무리 정해인이라 해도 AI라는 생소한 소재, 공감하기 힘든 인물 관계, 지루한 전개를 어찌할 수 없었다. [반의반]은 시청자의 관심을 받는데 실패, 매회 자체 최조 시청률을 기록하며 결국 16부에서 12부로 조기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