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은 북미를 넘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이라 불린다.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작품상을 거머쥔 영화들은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라는 궁금증을 가진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아 일시적으로 성적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 10년간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중, ‘오스카 버프’를 톡톡히 누리며 기분 좋게 흥행을 이어간 작품들을 소개한다.

1. 기생충 (2019)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평단 99%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96
제작비: $11,400,000
북미성적: $53,369,749
전세계성적: $257,090,666
수상직후주말: $5,682,466 (+245.3%)
수상기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근 10년간 작품상 수상으로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 상영관 수를 941개 늘려 총 2,001곳에서 주말 동안 568만 달러를 더하며 최종 스코어 5,336만 달러(전주 대비 245%)로 북미 흥행을 마무리했다. 이는 [디 워]가 13년간 지켜오던 ‘한국영화 북미 흥행 1위’ 기록을 새로이 쓰는 동시에 ‘외국어 영화 북미 흥행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국어 영화 흥행 3위 [영웅]과의 격차는 34만 달러,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노릴 수 있던 자리여서 괜히 아쉽다.

2. 문라이트 (2016)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로튼토마토: 평단 98% / 관객 7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99
제작비: $1,500,000
북미성적: $27,854,932
전세계성적: $65,336,603
수상직후주말: $2,300,940 (+227.2%)
수상기록: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수상 번복’이라는 역대급 사고가 터졌던 제89회 아카데미의 주인공 [문라이트]. 70-80년대에 태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년의 성장담을 그린 이 작품 또한 최우수작품상 트로피를 거머쥔 이후 227%가 넘는 주말 성적 상승을 체감했다. 979곳이 늘어난 1,564개 상영관에서 23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와 전 세계 최종 성적은 각각 2,785만 달러와 6,533만 달러. 이는 제작비 150만 달러의 40배가 넘는 수익인데, 역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중 가장 적은 제작비로 제작된 작품이 바로 [문라이트]라고.

3. 스포트라이트 (2015)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평단 97% / 관객 9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93
제작비: $20,000,000
북미성적: $45,055,776
전세계성적: $98,690,254
수상직후주말: $1,766,212 (+140%)
수상기록: 작품상, 각본상

[스포트라이트]는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 보스톤 글로브 기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다뤄 제88회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쥔 작품이다. 수상 직후 주말 간 542개 늘어난 상영관 1,227 군데서 176만 달러 수익을 올렸으며, 최종 스코어 북미 4,505만 달러, 전 세계 9,869만 달러로 흥행을 매듭지었다. 어찌 보면 본인들에게 민감한 내용을 다룬 것임에도 교황청과 다수의 가톨릭 교회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당시 교회에서 감추기에 급급했던 것을 잘 드러냈다”라며 호평한 것을 보면, 상당한 수작임이 분명하다.

4. 버드맨 (2014)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91% / 관객 7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7
제작비: $18,000,000
북미성적: $42,340,598
전세계성적: $103,215,094
수상직후주말: $1,923,460 (+119.2%)
수상기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제87회 작품상 수상작 [버드맨]은 한물간 ‘왕년의 슈퍼스타’가 브로드웨이 연극 무대를 연출하며 재기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806개 늘어난 1,213개 상영관에서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은 192만 달러, 전주 대비 119.2% 증가한 주말 성적을 기록했다. 최종 스코어는 북미와 전 세계 각각 4,234만 달러와 1억 320만 달러, 제작비의 6배에 가까운 수익이다. 여담이지만 마이클 키튼은 [버드맨]에 이어 이듬해 [스포트라이트]까지 2년 연속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에 출연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5. 노예 12년 (2013)

이미지: 판씨네마(주)

로튼토마토: 평단 95%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96
제작비: $20,000,000
북미성적: $56,671,993
전세계성적: $187,733,202
수상직후주말: $2,110,812 (+116.3%)
수상기록: 작품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제86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노예 12년]은 자유인으로 살던 솔로몬 노섭이 납치되어 12년을 노예로 지내다 탈출한 실제 이야기를 다룬다. 동명 회고록을 바탕으로 하는 이 작품은 아카데미에서 최고의 영예를 누린 이후 1,065개 상영관에서 211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 누적 5,667만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성적까지 합친 최종 스코어는 1억 8,773만 달러, 영화가 인종차별과 노예제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괜찮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6. 그린 북 (2018)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로튼토마토: 평단 78% / 관객 9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9
제작비: $23,000,000
북미성적: $85,080,171
전세계성적: $327,909,440
수상직후주말: $4,573,320 (+114.9%)
수상기록: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그린 북]은 천재 재즈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백인 운전사 토니 발레롱가의 우정을 다룬다. 인종차별이란 주제를 너무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그렸다 평가받으며, 작품상을 수상한 직후 주말 성적은 이전보다 114.9% 증가한 457만 달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8,508만 달러와 3억 2,790만 달러다. 흥행과 비평에 성공했지만, [그린 북]이 ‘작품상 수상작으로 적합한가’를 두곤 의견이 갈렸다. 돈 셜리의 유족들은 영화가 왜곡에 가깝다며 불편함을 드러냈고, [로마]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등 작품상 후보들이 워낙 쟁쟁했기 때문이다.

7.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2017)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92% / 관객 7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7
제작비: $20,000,000
북미성적: $63,859,435
전세계성적: $195,333,312
수상직후주말: $2,347,664 (+58.7%)
수상기록: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미술상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사회적 약자들의 순수하고 차별 없는 사랑을 기예르모 델 토로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차지했다. 수상 이후 1,552개 상영관에서 벌어들인 주말 성적은 234만 달러, 이전 주말보다 58.7% 증가한 금액이다. 북미와 전 세계 최종 성적은 각각 6,385만 달러와 1억 9,533만 달러로, 전 세계 스코어 기준 제작비 10배 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8. 아티스트 (2011)

이미지: 영화사 진진

로튼토마토: 평단 95%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9
제작비: $15,000,000
북미성적: $44,671,682
전세계성적: $133,432,856
수상직후주말: $3,625,571 (+24.8%)
수상기록: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의상상, 음악상

유성 영화의 등장으로 서서히 잊히는 배우들의 예술가적 갈등과 사랑을 그린 [아티스트]는 제84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다. 오스카를 거머쥔 다음 주말에 약 24.8%의 성적 증가를 체감하며 362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북미 최종 4,467만 달러와 전 세계 1억 3,343만 달러로 기분 좋게 흥행을 마무리했다. 관객들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흑백, 무성영화임을 감안하면 꽤나 준수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아티스트]는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날개] 이후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무성영화다.

9. 아르고 (2012)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96%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6
제작비: $44,500,000
북미성적: $136,025,503
전세계성적: $232,325,503
수상직후주말: $2,103,342 (+15.1%)
수상기록: 작품상, 각색상, 편집상

1979년 이란 인질 사태 당시 피신한 인질 6명을 구출하기 위해 펼쳐진 비밀 작전을 모티브로 한 [아르고]는 제85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다. 오스카를 거머쥐기 전 주말보다 15.1% 증가한 210만 달러를 북미 성적에 더하며 북미 누적 1억 3,600만 달러를 기록, 해외에서도 9,000만 달러 가까이 벌어들여 흥행에 성공했다. 전 세계 최종 스코어는 2억 3,230만 달러. 상당한 호평을 받은 작품이지만, 실제 사건 당시 작전 수행에 크게 기여한 캐나다 정부의 공로를 CIA에 넘겨주었다는 비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