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선언서가 발표된 1776년 7월 4일을 기념하는 독립기념일은 북미에서 메모리얼 데이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기념일이다. 영화계에서 손꼽히는 ‘여름 대목’이라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대형 블록버스터를 비롯한 기대작을 대거 공개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역대 6월 말, 7월 개봉작 중 독립기념일에 높은 흥행성적을 거둔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선정기준: 7월 3일~5일 사흘간 성적이 높은 작품, 동일 시리즈 제외)

1. 슈퍼배드 2 (2013)

이미지: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일일성적: $24,546,980
3일성적: $90,034,770
북미최종: $368,065,385
전세계최종: $970,766,005
제작비: $76,000,000

유니버설 픽쳐스/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슈퍼배드]의 속편.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악당 그루와 미니언들의 활약상을 그린 [슈퍼배드 2]은 독립기념일을 포함한 사흘간 9,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북미와 전 세계 최종 스코어는 각각 3억 6,800만 달러와 9억 7,070만 달러. 여담이지만 전작과 달리 [슈퍼배드 2]는 우여곡절 끝에 중국 개봉에 성공했는데, 항간에는 미니언들이 전(前) 국가주석 장쩌민을 닮아 중국에서 상영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물론 중국 측에선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이라며 일축했다.

2. 스파이더맨 2 (2004)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일일성적: $21,955,628
3일성적: $83,365,022
북미최종: $373,585,825
전세계최종: $788,976,453
제작비: $200,000,000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2] 또한 독립기념일 시즌에 재미를 톡톡히 본 영화 중 하나다. ‘명작 슈퍼 히어로 영화’하면 항상 언급되는 이 작품은 독립기념일 전후로 8,33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북미 최종 3억 7,300만 달러로 전작 못지않은 성공을 이뤘다. 해외 극장가에서도 4억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려 전 세계 누적 스코어 7억 8,890만 달러로 흥행을 마무리했다. 흥행과 비평 모두를 사로잡은 성공에 힘입어 제작된 [스파이더맨 3]은 시리즈 통틀어 가장 흥행한 영화가 됐지만, 제작사의 지나친 압박으로 샘 레이미가 하차하면서 이후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3. 트랜스포머 (2007)

이미지: CJ엔터테인먼트

일일성적: $29,073,898
3일성적: $76,102,003
북미최종: $319,246,193
전세계최종: $709,709,780
제작비: $150,000,000

역시 박스오피스 성적을 논할 땐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빠지면 섭섭하다. [트랜스포머]가 7,610만 달러로 해당 랭킹 3위에 올랐다. 독립기념일 당일만 따지면 가장 높은 성적을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스핀오프 [범블비]와 함께 시리즈 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당시 보기 힘들었던 화려한 CG와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이라 쓰고 폭발이라 읽는다)으로 올드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 사로잡으면서 7월 4일 하루에만 2,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북미와 전 세계 최종 스코어는 각각 3억 1,920만 달러와 7억 970만 달러.

4. 핸콕 (2008)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일일성적: $18,527,967
3일성적: $61,361,538
북미최종: $227,946,274
전세계최종: $629,443,428
제작비: $150,000,000

윌 스미스 주연의 2008년작 [핸콕]은 평소 막 나가고 까칠했던 초능력자가 내면의 성장을 거쳐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그린 액션 코미디다. 실컷 뿌려놓은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끝났다는 평이 상당히 많지만, 혹평하는 이들도 영화의 호쾌한 액션과 몰입감 넘치는 초중반부 만큼은 칭찬하는 편. 독립기념일을 포함한 3일 동안 6,130만 달러 이상을 더한 북미 성적은 2억 2,79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6억 2,940만 달러로 흥행하면서 속편 논의가 진지하게 오가는 듯했지만… 2012년 감독의 마지막 발언 이후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속편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5. 이클립스 (2010)

이미지: (주)NEW

일일성적: $13,258,246
3일성적: $55,483,926
북미최종: $300,531,751
전세계최종: $698,491,347
제작비: $68,000,000

5위는 인간 소녀와 뱀파이어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이클립스]다.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작품성을 떠나 엄청난 팬덤을 거느린 영화 프랜차이즈답게, [이클립스]는 평단의 혹평 속에도 북미 3억 달러, 전 세계 성적 6억 9,840만 달러로 제작비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참고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무려 4,468개 상영관에서 공개됐는데, 이는 중소규모 스튜디오 사상 가장 많은 상영관이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4,474개)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엄청난 팬덤’의 규모를 알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독립기념일 당일 성적은 약 1,320만 달러, 삼일 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5,540만 달러를 넘는다.

6. 맨 인 블랙 2 (2002)

이미지: 콜롬비아

일일성적: $16,493,214
3일성적: $54,914,493
북미최종: $193,735,288
전세계최종: $445,135,288
제작비: $140,000,000

[맨 인 블랙]의 흥행에 힘입어 6년 만에 공개된 [맨 인 블랙 2]가 약 5,490만 달러로 6위를 차지했다. 흥행과 비평 모두를 잡은 전작과 달리 박한 평가를 받았지만, 전작과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거두며 3편 제작의 기틀을 마련했다. 북미와 전 세계 성적은 각각 1억 9,370만 달러와 4억 4,450만 달러. 전작 [맨 인 블랙] 또한 차트에 있어야 하지만, 중복되는 작품이라 제외했다. [핸콕]과 [인디펜던스 데이]에 이어 [맨 인 블랙] 시리즈까지, 윌 스미스를 ‘독립기념일의 사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7. 인디펜던스 데이 (1996)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일일성적: $17,343,388
3일성적: $52,495,403
북미최종: $306,169,268
전세계최종: $817,400,891
제작비: $75,000,000

영화 제목부터가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다. 7월 3일부터 5일까지 5,240만 달러 수익을 올린 [인디펜던스 데이]는 지구를 침략하려는 정체불명의 외계인들로부터 인류를 지키려는 이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SF 재난 액션 영화다. 스토리가 단순하다는 단점에도 UFO 공격에 파괴당하는 백악관의 모습 등 시대를 앞선 듯한 CG와 시각효과가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도 ‘외계 침공 영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작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세계 랜드마크 파괴’ 기질은 이때부터 시작된 모양이다. 북미 3억 610만, 전 세계 8억 1,740만 달러로 흥행 대박을 친 것은 덤.

8. 우주 전쟁 (2005)

이미지: UIP코리아

일일성적: $12,183,228
3일성적: $40,412,205
북미최종: $234,280,354
전세계최종: $603,873,119
제작비: $132,000,000

약 4,04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 전쟁]이 대미를 장식했다. 감독과 주연배우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성적이 더 높아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데, 일각에선 화끈한 액션이 가미된 SF 전쟁 영화를 기대한 관객들이 재난 영화에 가까운 영화 내용에 실망해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제작비 4배 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 스티븐 스필버그 특유의 연출 기법과 CG, 시각효과에 대해선 호불호 없이 모두가 칭찬하는 편이다. 북미와 전 세계 최종 성적은 각각 2억 3,420만 달러와 6억 380만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