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365일]이 ‘폴란드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며 해외에서 여러모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국내에선 아직 서비스 전이다).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속편 제작 발표가 된 것만 봐도 영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반면 극장에서 상영되는 성인용 작품은 관객 연령층이 제한되는 만큼, 사실 ‘큰’ 흥행을 바라기엔 힘든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으른’들의 화끈한 사랑을 담은 영화 중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은 무엇일까?
(선정기준: 속편, NC-17등급 제외)

1.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2015)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로튼토마토: 평단 25% / 관객 41%
메타스코어: 46
북미최종: $166,167,230
전세계최종: $569,651,467
제작비: $40,000,000

평범한 대학 졸업반 학생과 20대 백만장자의 찐(?)하고 은밀한 사랑을 그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작품성을 떠나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원작 소설 덕에 박스오피스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제작비 4,000만 달러로 북미 1억 6,600만 달러, 전 세계 5억 6,9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니 말 다했다. 다만 화제성이나 흥행 성적과 달리 평은 상당히 좋지 못한데, “기대한 것에 비해 야하지 않다”나 “BDSM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준다”며 많은 이들이 혹평을 가했다. 그나마 OST와 다코다 존슨의 연기에 대한 호평은 있는 편. 골든 라즈베리 어워드 시상식에서 최악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커플상 후보에 올라 감독상을 제외한 5개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예(?)도 안았다.

2. 위험한 정사 (1987)

이미지: 유아이피-씨아이씨영화및비디오배급(유)

로튼토마토: 평단 75% / 관객 72%
메타스코어: 67
북미최종: $156,645,693
전세계최종: $320,145,693
제작비: $14,000,000

애드리안 라인 연출, 마이클 더글라스, 글렌 클로즈 주연의 [위험한 정사]는 하룻밤을 함께했던 여성의 광기 어린 집착으로 평화롭던 삶이 공포로 뒤덮이는 한 남성의 이야기다. 북미 개봉 당시 8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1억 5,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 박스오피스에서도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최종 성적 3억 2,010만 달러로 흥행을 마무리했다. 1,400만 달러 제작비로 25배 가까운 수익을 낸 셈이다. 게다가 심리 스릴러로서 상당히 준수한 평가를 받으면서 제60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도 올랐는데, 아쉽게도 수상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마이클 더글라스는 이 작품이 아닌 [월 스트리트]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3. 원초적 본능 (1992)

이미지: (주)동아수출공사

로튼토마토: 평단 52% / 관객 63%
메타스코어: 41
북미최종: $117,727,224
전세계최종: $352,927,224
제작비: $49,000,000

샤론 스톤에게 ‘당대 최고의 섹스 심벌’ 이미지를 심어준 [원초적 본능]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소설작가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드는 형사(마이클 더글라스)의 이야기를 담은 에로틱 스릴러다. 지금이야 할리우드 주류 영화계에 파격적인 성적 묘사를 도입한 작품이라 호평받고 있지만, 당시에는 지나치게 외설적이라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샤론 스톤이 연기한 캐서린 트라멜이 동성애자, 특히 레즈비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일부 시민단체에서 반발하기도 했다. 상당히 호불호가 갈렸음에도 다리 꼬기 장면 등이 워낙 인상적이었던지라 북미 1억 1,770만 달러, 전 세계 3억 5,290만 달러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제6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과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4. 은밀한 유혹 (1993)

이미지: 유아이피-씨아이씨

로튼토마토: 평단 35% / 관객 47%
메타스코어: 35
북미최종: $106,614,059
전세계최종: $266,614,059
제작비: $38,000,000

차트에 오른 두 번째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작품은 1993년작 [은밀한 유혹]이다. 모든 것을 잃은 부부(우디 해럴슨 & 데미 무어)에게 억만장자(로버트 레드포드)가 부인와의 하룻밤을 보내는 조건으로 100만 달러를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제작비 3,800만 달러로 북미 1억 660만 달러, 전 세계 2억 6,6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여성을 물물교환의 대상으로 묘사했다는 부분에서 신랄한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듬해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감독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악의 작품상과 남우조연상(우디 해럴슨), 각본상을 수상했다.

5. 폭로 (1994)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59% / 관객 41%
메타스코어: 58
북미최종: $83,015,089
전세계최종: $214,015,089
제작비: $55,000,000

『쥬라기 공원』으로 유명한 마이클 크라이튼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에로틱 스릴러 [폭로]는 과거 연인이었던 회사 상사(데미 무어)에게 성희롱을 당한 뒤 도리어 가해자로 몰린 주인공(마이클 더글라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에 대한 평은 ‘그저 베드신만 나열한 저속한 영화’ 또는 ‘끔찍한 원작을 초월한 웰메이드 스릴러’로 다소 갈리는 편인데, 데미 무어의 팜므파탈적인 매력과 마이클 더글라스의 퍼포먼스만큼은 호불호 없이 모두가 높이 평가했다. 5,500만 달러 제작비를 생각하면 북미에서 벌어들인 8,300만 달러가 아쉬운 성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해외 극장가에서 약 1억 3,000만 달러를 더하면서 총 성적 2억 1,400만 달러로 흥행에 성공했다.

6. 사랑의 파도 (1989)

이미지: 유니버설 픽쳐스

로튼토마토: 평단 76% / 관객 66%
메타스코어: 66
북미최종: $58,571,513
전세계최종: $110,879,513
제작비: $19,000,000

알 파치노, 엘렌 바킨 주연의 스릴러 [사랑의 파도]는 독신 남성만을 노리는 의문의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경찰,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의문의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평단으로부터 꽤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누아르 장르의 매력을 살리는 동시에 형사와 살인 용의자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잘 풀어냈다는 부분에서 많은 이들이 호평했다. 엘렌 바킨의 매력적인 섹스어필과 알 파치노의 멋진 퍼포먼스에 대한 칭찬은 덤. 특히 알 파치노는 이 작품 이전에 슬럼프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부진했으나,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00만 달러 제작비가 들어간 이 작품의 북미와 전 세계 성적은 각각 5,850만 달러와 1억 1,080만 달러.

7. 아이즈 와이드 셧 (1999)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75% / 관객 73%
메타스코어: 68
북미최종: $55,691,208
전세계최종: $162,238,658
제작비: $65,000,000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은 비밀 섹스 파티에 발을 들인 부부가 마주하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큐브릭이 소설 『꿈의 노벨레』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당시 부부였던 니콜 키드먼과 톰 크루즈가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된 데 이어, 큐브릭 감독의 인간 심리에 대한 탐구가 인상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며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스탠리 큐브릭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북미에서 흥행은 실패했다. 이는 스탠리 큐브릭 필모그래피 중 유일한 북미 흥행 실패작이라고. 그러나 해외에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총 성적 1억 6,200만 달러로 적자는 면할 수 있었다.

8. 언페이스풀 (2002)

이미지: 에이라인

로튼토마토: 평단 50% / 관객 68%
메타스코어: 63
북미최종: $52,775,765
전세계최종: $119,137,784
제작비: $50,000,000

애드리안 라인의 [언페이스풀]은 1969년작 프랑스 영화 [부정한 여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남편(리차드 기어)와 함께 부러울 것이 없던 삶을 살던 코니(다이안 레인)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매력적인 프랑스 남자(올리비에 마르티네즈)에게 치료를 받으며 그에게 빠져든다는 내용이며, 북미에서 제작비를 살짝 웃도는 5,270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억 1,910만 달러, 제작비를 고려하면 딱 본전 정도라 할 수 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나, 다이안 레인의 연기에 대해선 모두가 엄지를 치켜들었고, 그 결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