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가운데로 들어선 지금쯤이면 모든 게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의 영화제와 컨벤션 등은 줄줄이 취소되거나 규모를 대폭 줄여 진행된다. 베니스 영화제는 이전보다 규모를 줄여 조용하게 개최하며, 토론토 영화제는 대부분을 온라인 이벤트로 전환했다. 9월 말 열릴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은 미국 내 주요 시상식 최초로 화상으로 연결된 가상 이벤트로 진행된다. 온라인으로 옮겨간 행사가 얼마만큼 화제를 만들 수 있을까? 지난 주말 사상 최초로 가상 이벤트가 된 샌디에이고 코믹콘이 이전만큼 주목받지 못한 걸 보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조용히 치러졌어도 주목할 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본다.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의 ‘포드 v 페라리’가 나올 수 있었지만… – 조셉 코신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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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데이먼과 크리스찬 베일이 없는 [포드 v 페라리]가 나올 수 있었다면? 영화는 맷 데이먼, 크리스찬 베일, 제임스 맨골드 감독으로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여러 감독과 배우들이 합류와 하차를 거듭했다.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도 합류를 고민했는데, 출연이 최종 불발된 이유가 최근 밝혀졌다. [탑 건: 매버릭] 개봉을 앞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2013년 즈음 [포드 v 페라리] 연출을 맡았는데, 당시 피트와 크루즈의 출연이 성사 직전까지 갔었다. “당시 제작을 확정했다고 말할 순 없었지만, 두 사람이 테이블 리드에 와서 대본을 함께 읽었던 적은 있었다.”라는 것이다. 그러면 왜 확정 직전에 취소된 걸까? 어마어마한 이름값에서부터 짐작했겠지만, 예산 때문이다. 감독은 “당시 예산을 필요한 만큼 확보하지 못했다. 내가 하차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만약 코신스키의 비전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우리는 톰 크루즈가 캐롤 셸비를, 브래드 피트가 켄 마일스를 연기하는 걸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출처: Collider

‘이탈리안 잡’ 때 남성 동료들보다 6주 더 훈련했다 – 샤를리즈 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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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즈 테론은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액션 스타이지만, 그가 지금의 명성을 얻기까지 뼈를 깎는 노력과 훈련만큼 불공평한 대우를 버티는 참을성도 필요했다. 테론은 코믹콘@홈의 패널 행사에서 “액션 영화와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팽배했던” [이탈리안 잡] 촬영을 회상했다. 그는 “당시 남자 배우들은 많고 여자는 나 혼자였다. 제작 준비 스케줄을 똑똑히 기억하는데, 내게 하드 트레이닝을 6주나 더 잡아놨었다.”라고 밝혔다. 불공평한 대접은 오히려 의욕에 불을 붙였다. 테론은 남자 동료들보다 운전을 더 잘하는 것을 목표로 훈련했고, 그 결과 [이탈리안 잡]에서 고강도의 차량 액션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 이후엔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 [이온 플럭스], [매드 맥스], [아토믹 블론드], 최근 공개된 [올드 가드]를 거치며 명실상부한 액션 배우로 자리잡았다.

출처: Indiewire

‘데어데블’ 제작사가 의도적으로 아시아인 캐릭터를 배제했다 – 피터 신코다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데어데블]에서 헬스 키친과 뉴욕을 놓고 여러 범죄 조직이 경쟁을 벌이는데, 그중에는 노부의 일본 야쿠자, 마담 가오의 삼합회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악당에 비해 캐릭터 깊이가 얕고 도구적으로 이용되었다. 노부를 연기한 배우 피터 신코다는 이를 제작자의 의도적인 배제 때문이라 본다. 신코다는 코믹콘@홈 패널 행사에서 전 마블 텔레비전 스튜디오 사장 제프 로브가 노부와 가오의 스토리를 빼라고 작가진에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작가들은 노부와 가오가 어떻게 뉴욕에서 범죄 조직을 이끌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스토리를 몇 달 동안 준비했다. 하지만 로브가 아시아인은 아무도 신경 안 쓴다며 “[블레이드]에서 웨슬리 스나입스가 아시아인 200명을 죽여도 아무 말 없었다. 노부와 가오의 이야기는 아무도 관심 없다.”라고 말하며 스토리 폐기를 지시했고, 작가들은 어쩔 수 없이 지시에 따랐다. 신코다의 폭로에 대해 마블이나 제프 로브는 아직 대응하지 않았다.

출처: The Wrap

난 ‘리버데일’의 다양성 쿼터를 채우려고 고용된 것 같다 – 버나뎃 벡

이미지: The CW

[리버데일]에 출연 중인 버나뎃 벡이 자신이 시리즈의 “다양성 쿼터를 채우려 고용된 것 같다.”라며 자신이 받은 대우를 폭로했다. 벡은 시즌 3부터 ‘피치스 앤 크림’ 역을 연기하는데, 자신의 캐릭터는 “악역/안타고니스트라고 고려하지도 못할 만큼 캐릭터가 개발되거나 스토리가 부여되지 않았다.”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 감독이 촬영 전 연출 지시를 내리는 걸 깜빡하는 경우도 있었다. 감독이 세트장에서 퇴장하면 자신이 그를 쫓아가 지시를 받아야 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벡은 “사람을 투명인간처럼 취급하고는 ‘우리도 다양성 요소를 채웠다’라며 스스로를 칭찬해선 안 된다.”라며 비판했다. 벡의 주장은 [리버데일] 동료 배우인 바네사 모건이 “캐릭터의 깊이라곤 없는 백인 주인공의 비백인 사이드킥을 연기하는 건 지쳤다. 우리는 그저 광고용이다.”라고 비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출처: Elle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