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극장 개봉작 1편과 지난주 공개된 넷플릭스 및 왓챠 신작 4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DELIVER US FROM EVIL) – 어차피 다 아는 이야기라면 더 멋지게, 처절하게!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에디터 혜란: ★★★ 액션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이며 전부다.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는 문구 그대로 쫓고 쫓기는 두 남자의 여정이 영화를 채운다. 국경을 넘나들며 벌이는 ‘쌈박질’이 멋진 영화로 기억에 남는다면 그건 강렬한 스타일 덕분이다. 특히 홍경표 촬영 감독이 만들어낸 화면은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다. 일본, 인천, 태국을 오가며 바뀌는 컬러 팔레트, 리얼 액션의 매력을 살리면서 속도감과 타격감까지 구현하는 카메라워크 등이 감탄을 자아낸다. 현지 분위기를 잘 살린 프로덕션 디자인, 몸을 던진 액션 연기를 보여준 황정민과 이정재, 추격전의 긴장감을 살린 음악 등도 기억에 남는다. 두 시간의 신나는 질주 후 상영관을 나서면 두 사람이 왜 싸웠는지는 생각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 추격전 자체가 이벤트이자 영화이므로,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순간의 느낌에 집중하면 된다.

엄브렐러 아카데미(The Umbrella Academy) 시즌 2 – 훨씬 매력적으로 돌아온 능력자 가족의 세상 구하기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 흥미진진한 능력이 가득한 초능력 히어로 가족이 이전보다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청한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해도 걱정 없다. 시즌 2 시작 전, 멤버들이 한 명씩 등장해 이전 줄거리를 친절하고 간략하게 설명하는 영상이 나온다. 시즌 2는 전 시즌에서 시공간을 넘어온 멤버들이 1963년을 기준으로 제각기 다른 연도의 댈러스 골목길에 떨어지면서 시작한다. 세계의 종말은 또다시 10일 앞으로 다가오고, 파이브는 흩어진 가족들을 모아 다시 한 번 세계를 구하려 한다. 전 시즌보다 주인공들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60년대 배경 안에서 각자가 겪는 사건들이 고유의 특색이 있어 인물의 서사를 더욱 풍부하게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능력이 빛나는 액션씬에 분위기를 살리는 음악까지 더해지니, 한 번 재생하면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달리게 될 것이다.

키딩(Kidding) – 짐이 캐리하고 미셸이 공들인 ‘어른이 드라마’
이미지: 왓챠

에디터 영준: ★★★★ 괜히 뚝딱이 아빠와 김영만 선생님이 생각난다.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 제프는 30년째 ‘피클스 아저씨’로 아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브라운관 밖의 삶은 희망적이지 않다. 끔찍한 교통사고로 최근 아들을 잃었고, 그 여파로 아내와 별거를 시작했다. [키딩]은 불행 속에도 누구보다 밝은 표정을 지어야 하는 제프가 상처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드라마는 ‘실제 나’와 ‘타인이 보는 나’ 사이에서의 방황, 상실의 아픔 등 누구나 공감하는 사연을 미셸 공드리의 독특한 영상미와 짐 캐리의 퍼포먼스로 풀어내는데, 두 사람의 마법은 16년 전 [이터널 선샤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슴을 울린다. 요새 삶이 조금 퍽퍽하게 느껴진다면 [키딩]을 보자. 제프가 눈앞의 시련에 무너지는 모습에선 동질감과 눈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끝끝내 극복하는 과정은 위로뿐 아니라 조금이지만 ‘어른이’에서 ‘어른’으로 한 발 나아갈 힘을 선사할 테니 말이다. 도대체 왜 시즌 2에서 끝난 건가요…

헤이터(The Hater) – 소셜미디어 시대의 섬뜩한 초상화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현정: ★★★ [문신을 한 신부님]의 얀 코마사 감독과 마테우시 파체비치 각본가가 다시 만나 혐오와 차별이 일상을 파고드는 시대의 섬뜩한 단면을 비춘다. 스토킹 범죄 스릴러에서 시작한 영화는 차갑고 냉소적인 톤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위선적인 정치와 이익만 추구하는 자본주의가 부추기는 선동적인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포착한다. 법대 중퇴생 토메크가 자신을 무시한 짝사랑하는 친구 가비와 그의 가족들에게 잘 보이고자 비윤리적인 마케팅 회사에 입사하고 점차 인간성을 잃어가는 모습은 극단적으로 보이긴 해도 현실에서 마냥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서늘한 잔상을 드리운다. 사회가 낳은 괴물로 변해버린 토메크의 이야기는 얀 코마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수어사이드 룸]의 스핀오프 영화로 출발했다. 

겟 이븐(Get Even) – 범인 찾기보다 더 힘든 내 고민 해결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홍선: ★★★ 막장 없이 추리의 재미를 더해 10대들의 고민을 다루는 드라마가 나왔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학교 내의 부도덕한 이들을 고발하는 사총사, 일명 DGM. 다음 타깃이 된 학생이 살해되고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드라마는 두 가지 전개를 흥미롭게 교차하면서 흘러간다. 사총사들은 DGM의 누명을 벗고자 추리를 펼치면서도 학교생활을 하면서 겪는 저마다의 고민과도 부딪힌다. 멤버들의 개인 문제가 DGM이 추격하는 범인의 정체와 맞물리면서 빚어지는 갈등이 상당한 몰입감을 자아내는 동시에, 틴에이지 드라마의 매력도 함께 발산한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주인공들의 고민이 주로 연애 문제에만 치우쳐서 흥미가 반감된다. 또한 생각보다 범인의 정체가 쉽게 밝혀져 촘촘히 쌓아 올린 미스터리에 못 미치는 깜짝쇼에 그친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