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장장 23주가 걸렸다. 3월 15일 주말을 마지막으로 멈췄던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집계가 재개됐다. 이전에도 캐나다나 북미 일부 지역에서 작은 규모 영화들이 개봉하긴 했지만, 1,000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영화가 상영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박스오피스 집계(톱10)는 아무리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하고, 지금처럼 적은 수의 신작을 가지고 집계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하는 데에도 수주가 걸릴 것이라 전망했다. 당분간은 2,000~3,000개 상영관에서 신작이 개봉하는 ‘확대 상영’의 개념도 1,000개 상영관 수준으로 줄어들 듯하다.

새로운 박스오피스 집계 시스템의 시작은 러셀 크로우 주연 [언힌지드]와 성장드라마 [워즈 온 배스룸 월스]가 알렸다. 두 작품 외에도 3편의 신작이 데뷔했는데, 약 300~400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이들과 달리 [워즈 온 배스룸 월스]는 첫 주말부터 900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데뷔, 개봉 2주차의 [언힌지드]는 상영관을 1,500개 이상 늘리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적더라도 집계가 가능한 수준으로 영화들이 꾸준히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재개봉 영화를 제외한 순위입니다)

1. 언힌지드 (Unhinged) ( ▲ 1 )

이미지: Solstice Studios

로튼토마토: 평단 48% / 관객 76%
메타스코어: 41
상영관 수: 1,823 (+1,524)
주말수익: $4,000,761 (+565.6%)
북미누적: $5,002,362
전세계누적: $13,002,362
제작비: $33,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2위로 데뷔한 러셀 크로우 주연 범죄 스릴러 [언힌지드]가 상영관을 대폭 늘리며 1위에 올랐다. 영화는 한 여성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운전사에게 무례하게 행동한 이후, 그에게 보복운전뿐 아니라 친구와 가족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직면한다는 내용을 그린다. 호불호가 다소 갈린 평단과 달리 관객의 지지를 받으며 주말 간 1,823개 상영관에서 400만 달러를 북미 성적표에 더했는데,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를 “성공적인 도전”이었다 평가했으며 제작사 측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고. 물론 예전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라 말할 수도 있겠으나, 그동안 코로나19로 움츠러들다 못해 문까지 닫았던 북미 극장가를 생각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언힌지드]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300만 달러, 국내에서는 10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2. 더 스폰지밥 무비: 스폰지 온 더 런 (The SpongeBob Movie: Sponge on the Run) ( ▼ 1 )

이미지: Paramount Animations

로튼토마토: 평단 N/A / 관객 74%
메타스코어: N/A
상영관 수: 326 (+26)
주말수익: $550,000 (-36.5%)
북미누적: $1,415,824
전세계누적: $1,415,824
제작비: $6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1위로 데뷔했던 [더 스폰지밥 무비: 스폰지 온 더 런]이 2위를 차지했다. [언힌지드]가 이번 주 상영관을 1,000개 이상 늘리며 1위에 오른 만큼, 상대적으로 상영관을 적게 늘린 이 작품이 자연스럽게 한 계단 밑으로 내려왔다. [네모바지 스폰지밥] 시리즈의 세 번째 극장판인 영화는 납치된 핑핑이를 구할 나선 스폰지밥과 뚱이의 여정을 담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루다 결국 북미 극장 상영을 포기한 작품 성적이 어떻게 집계됐는지 의아할 수도 있는데, 이는 캐나다 극장 수익이다(북미 박스오피스에 포함). 주말 간 55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누적 스코어는 141만 달러, 국내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내년 즈음 공개될 예정이다.

3. 워즈 온 배스룸 월스 (Words on Bathroom Walls) ( NEW )

이미지: Roadside Attractions

로튼토마토: 평단 85% / 관객 93%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924
주말수익: $419,173
북미누적: $419,173
전세계누적: $419,173
제작비: $9,3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동명 소설 원작의 성장드라마, [워즈 온 배스룸 월스]가 3위로 북미 박스오피스에 이름을 올렸다. 찰리 플러머와 테일러 러셀이 두 주인공을 연기한 [워즈 온 배스룸 월스]는 조현병 판정을 받은 이후 좌절했던 10대 소년 아담이 새 학교에서 만난 마야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며 요리사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내용이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두 배우의 연기는 물론이고,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섬세하게 다루었다는 게 평단과 관객의 공통된 의견이다. 영화가 주말 사흘간 924개 상영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약 42만 달러.

4. 컷 스로트 시티 (Cut Throat City) ( NEW )

이미지: Well Go USA Entertainment

로튼토마토: 평단 69% / 관객 N/A
메타스코어: 67
상영관 수: 389
주말수익: $243,379
북미누적: $246,144
전세계누적: $246,144
제작비: $8,9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우탱클랜’의 프로듀서이자 영화감독, RZA의 신작 [컷 스로트 시티]가 주말 성적 24만 달러와 함께 4위로 데뷔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생계가 어려워져 범죄를 저지르게 된 네 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하이스트 영화로, 샤메익 무어를 비롯한 주연 4인방 외에도 웨슬리 스나입스, 에이사 곤살레스, 에단 호크 등이 출연해 존재감을 빛냈다. 관객들의 반응은 알 수 없으나, 평단은 “스토리텔링의 아쉬움을 덮는 영화의 거친 에너지가 매력적”이라며 RZA의 연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호평했다. 참고로 [컷 스로트 시티]는 [철권을 가진 사나이]와 [러브 비츠 라임스] 이후 RZA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5. 반도 (Peninsula) ( – )

이미지: (주)NEW

로튼토마토: 평단 52% / 관객 71%
메타스코어: 50
상영관 수: 151 (+106)
주말수익: $213,415 (+169.4%)
북미누적: $549,417
전세계누적: $31,924,487
제작비: $16,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부산행] 속편 [반도]가 21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주말을 마무리했다. 지난 7일 첫 선을 보일 당시 캐나다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북미 상영 3주차에 상영관을 100개 이상 늘리며 꾸준히 성적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현재 북미 성적은 약 55만 달러, 코로나19 여파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한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상영되지 못하고 있는 게 아쉽다. 전작은 지난 2016년 북미 개봉 당시 평균 20개 극장에서 총 200만 달러 수익을 올린 바 있다.

6. 택스 콜렉터 (The Tax Collector) ( ▼ 3 )

이미지: RLJE Films

로튼토마토: 평단 19% / 관객 70%
메타스코어: 22
상영관 수: 121 (-17)
주말수익: $123,177 (-32.4%)
북미누적: $814,713
전세계누적: $814,713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수어사이드 스쿼드] 데이비드 에이어 연출, 샤이아 라보프와 바비 소토 주연의 액션 스릴러 [택스 콜렉터]가 6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LA 갱단에 몸을 담은 두 친구가 라이벌 세력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렸으며, 샤이아 라보프가 배역을 위해 가슴에 실제 문신을 한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단과 달리 관객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는데, 입소문을 잘 타서인지 VOD 시장(극장 상영과 동시 서비스)에서만 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대여한 작품이 바로 [택스 콜렉터]라고. 개봉 3주차까지의 북미 누적 성적은 약 81만 달러다.

7. 더 렌탈 (The Rental) ( ▼ 3 )

이미지: IFC Films

로튼토마토: 평단 75% / 관객 47%
메타스코어: 63
상영관 수: 105 (-39)
주말수익: $93,373 (-0.3%)
북미누적: $1,510,327
전세계누적: $1,931,607
제작비: N/A
상영기간: 5주 (31일)

데이브 프랑코의 연출 데뷔작 [더 렌탈]이 7위로 세 계단 내려왔다. 바닷가 근처 한적한 렌트 하우스로 휴가를 떠난 두 커플이 집주인에게 감시를 당하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공포 스릴러로, 개봉 5주차 주말 9만 3,3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영화는 7월 말 극장 상영과 VOD 서비스를 동시에 시작, 이때 당시 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트롤: 월드 투어] 이후 두 번째로 박스오피스와 VOD 차트를 석권한 작품이 됐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성적은 각각 151만 달러와 193만 달러.

8. 툴사 (Tulsa) ( NEW )

이미지: Pryor Entertainment

로튼토마토: 평단 N/A / 관객 N/A
메타스코어: N/A
상영관 수: 191
주말수익: $78,230
북미누적: $78,230
전세계누적: $78,230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3일)

신작 기독교 영화 [툴사]가 8위로 데뷔했다. 실화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영화는 모든 희망을 잃고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던 남성에게 어느 날 존재조차 몰랐던 9살 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191개 극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7만 8,000달러, 아쉽게도 박스오피스 성적 외에 평단과 관객의 반응은 찾아볼 수가 없다.

9. 테슬라 (Tesla) ( NEW )

이미지: IFC Films

로튼토마토: 평단 60% / 관객 29%
메타스코어: 68
상영관 수: 108
주말수익: $42,165
북미누적: $42,165
전세계누적: $42,165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3일)

에단 호크 주연 전기 영화 [테슬라]가 9위로 첫 선을 보였다. 다양한 전기로 알려진 니콜라 테슬라의 삶에 현대적인 각색이 더해진 작품으로, 개봉 첫 주말 108개 상영관에서 약 4만 2,000달러를 벌어들였다. 평단은 에단 호크의 연기가 “영화의 아쉬움을 감내할 수 있게 만든다”라며 나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관객의 평가는 이보다 냉정했다. 8월 21일 개봉(제한 상영)과 동시에 VOD 서비스를 함께 시작했다.